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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건축가 프로그램] 우리가 기억해야 할 젊은 건축가들

2014.08.14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의 최종 우승팀은 ‘문지방’ 한 팀으로 결정되었지만 우리가 기억해야 할 건축가들이 한팀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비록 최종 우승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인 후보 네 팀의 아이디어 또한 뛰어났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 뉴욕현대미술관(MoMA)과 함께하는 컬처프로젝트 15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의 주최가 결정된 후, 심사위원단의 추천을 통해 전도유망한 26팀의 젊은 건축가들로 이루어진 1차 후보군이 결정되었고, 그 중 다섯 팀이 최종 후보군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우승팀인 문지방을 비롯한 김세진, 네임리스 건축(나은중, 유소래), 이용주, AnLstudio(신민재, 안기현, 이민수)가 바로 그 주인공들입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또 다른 젊은 건축가들을 소개합니다.



김세진 <유연한 상상(Pliable Imagination)>


“건축이 변화를 수용하는 장치라는 도전적인 방식을 택할 때 비로소 건축은 새로운 가능성과 가치를 만들어 낼 시작점에 서게 된다.” - 김세진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과 가치를 발견하는 건축가 김세진은 지난 2011년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어번폴리 현상설계 공모에서 최우수상을 수상(정세훈 공동설계)하기도 했습니다. 김세진은 가느다랗게 삐죽이 솟아 있는 빨간 기둥들과 바닥에 놓인 하얀 박스의 대비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작품 <유연한 상상>을 통해 관람객들의 새로운 상상을 유도합니다. 


피뢰침처럼 바닥에 꽂혀 있는 기둥들은 마치 이 공간 안에 떠다니는 사람들의 온갖 상상들을 흡수해 땅으로 수렴하려는 듯 보이는데, 이러한 상상들이 더욱 유연할 수 있는 것은 이 기둥이 탄력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관람객들은 <유연한 상상> 안에서 패브릭을 활용해 원하는 공간을 만들고 화이트 박스를 이동하여 앉거나 기둥을 움직이는 등의 자유로운 행동과 사고를 할 수 있습니다. <유연한 상상>은 건축물이 건축가의 설계에서 확장되어 그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통해 새롭게 구성되고 변모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네임리스 건축 <공기중에서(In the Air)>


“우리는 근본적인 아이디어와 일상 사이의 완고한 경계를 수정할 건축의 새로운 가능성을 믿는다. 이는 표면적으로 모순되는 몇 가지 경계의 해석을 통해 가능하다.” – 네임리스 건축



 


네임리스 건축의 나은중과 유소래는 뉴욕에서 함께 건축사무소를 열고 활동하다 서울로 반경을 넓혀 다양한 작업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011년 디자인 어워드 미건축부문을 수상하고 같은 해 뉴욕건축연맹의 ‘제30회 젊은 건축가상’을 석권했던 이들은 설치, 사진, 비디오 등의 분야에까지 폭 넓은 관심을 가지며 건축과 예술, 문화적 사회현상들을 탐구합니다.


<공기중에서>는 공기 중에 떠다니는 자연의 기운과 장소, 그리고 사람들 간의 관계를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12개의 나무와 12개의 그네가 연결된 구조물은 어느 한쪽의 움직임도 고스란히 반대편까지 전달되도록 유기적으로 설계되었습니다. 관람객들은 그네를 타며 구조물의 진동을 느끼고 나무를 만지며 상호작용합니다. 나무는 뿌리를 내리지 않고 공중에 붕 떠있는 모습인데 중력을 거스르는 나무를 통해 자연과 인공의 경계는 더욱 모호하고 흐릿해집니다. <공기중에서>는 건축과 예술의 희미한 경계를 통해 새로운 경계의 해석과 가능성을 열어 보이고 있습니다.



이용주 <하이드롤로직 하우스(Hydrologic House)>


“환경적 예리함과 비판적 디지털 윤리는 우리 작업에 있어 중요한 가치들이다. 우리는 디지털 건축가로서 물리적 결과의 지연을 가져오는 디지털과 환경의 구분이 아닌 이들 사이의 가교역할을 하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라고 느낀다.” - 이용주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디자인그룹 E/B Office의 공동대표인 이용주는 디지털 건축가로서 정보와 디지털 툴을 이용한 모든 삶의 환경을 다룹니다. 가구, 인테리어, 건축, 공공예술, 마스터 플랜을 아우르는 그의 작업들은 광범위한 디자인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는데 2013년에는 세계적인 건축사이트 아키타이저(Architizer)가 주최하는 A+ Awards의 파이널리스트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하이드롤로직 하우스>는 디지털과 환경을 구분 짓지 않고 하나로 결합시키는 그의 작품 성향을 그대로 반영합니다. 하우스의 외관은 한국의 전통창호를 닮은 구조물을 배열한 형태이며 내부에는 관람객들이 자유롭게 쉴 수 있고 공연이나 파티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 공간에는 강수량 센서를 연결시킨 인터랙티브 안개 발생기를 통해 미스트가 분사되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습니다. <하이드롤로직 하우스> 자체가 자연현상의 흐름을 감지하는 일종의 장치가 되는 셈입니다. 



AnLstudio <언보이딕 보이드(Unvoidic Void)>


“젊은 건축가의 역할은 자신의 제한된 시각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융합의 조건들 간의 균형을 맞추고 작업과정의 경계를 없애며 혼합을 추구하는 것이다.” - AnLstudio

  

 



AnLstudio는 건축(Architecture)과 열망(Lust)에 대한 창의적인 사고를 반영하는 스튜디오로 인천대교 전망대 ‘오션 스코프(Ocean Scope)’로 2010년 레드닷 어워드의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를 수상한 바 있습니다. 건축가 안기현이민수가 뉴욕에서 공동 설립하였으며 (AnLstudio라는 이름은 그들의 이니셜인 A와 L을 뜻하기도 함) 2012년부터 신민재가 합류하여 보다 혁신적인 건축물과 작품세계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언보이딕 보이드>는 각각의 유닛들이 모여 거대한 벌집 모양의 집합체를 구성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집합체를 이루고 있는 유닛들은 매우 투명하기 때문에 공간을 가득 채우면서도 비워 있는 듯한 느낌을 주며, 구조물의 경계를 불분명하게 하여 관람객들로 하여금 공간의 전체적인 형태를 파악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듭니다. <언보이딕 보이드>는 이러한 낯선 공간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탄생시키고자 했습니다.   



최종 후보군의 작품들은 2014년 10월 5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제7전시실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 최종 발표를 위해 제작한 모형을 비롯해 도면, 스케치, 영상 등의 다양한 자료들이 소개되어 있으니 젊은 건축가들의 실험적인 면면을 직접 확인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