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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resh] Open Class – 머릿속의 생각을 군더더기 없이 글로 쓰는 방법

2015.12.07


일생생활 속에서 우리는 매일 글을 씁니다. 보편적 기준마저 변해가는 세상에서 ‘글쓰기’에 대한 니즈가 여전히 큰 이유입니다. 특히 간결하게 핵심을 잘 전달하는 것도 하나의 능력이 되는 직장인에게 글쓰기는 한 번쯤 고민해 본 영역일 것입니다. 평생 글 쓰는 일을 업으로 삼은 언론기자라면 해답을 줄 수 있지 않을까요? ‘더 스쿠프’의 인터뷰 대기자이자 중앙일보, 이코노미스트 등을 거치며 글로 세상과 소통해온 이필재 기자의 노하우를 들어봅니다.





한 음절의 차이, 언어감각 벼리기


이필재 기자는 칼을 벼리듯 언어감각을 벼리는 연습에 앞서 몇 가지 사례로 강연을 시작했습니다. 1986년 김일성 사망 오보 사건. 김일성 사망에 대한 특종이 오보로 판명 났고 바로 다음 날, 두 신문의 헤드라인이 매우 대조적입니다. 중앙일보가 덧붙인 ‘설’과 조선일보가 끼워 넣은 ‘었’. 조선일보는 ‘김일성 살아있다’가 아닌 ‘김일성 살아있었다’라는 제목으로 전날의 오보를 희석하려는 듯한 헤드라인을 썼고, ‘사망’이 아닌 ‘사망설’이라고 보도했던 중앙일보는 ‘설’(設) 한 글자로 오보를 면했습니다.




 

위 경우와 유사한 예를 들어, 신문 사설 속에서 “성장 드라이브 정책은 그늘을 남겼다.”라는 문장을 ‘남긴다’로 수정하면 어떻게 달라질까요? 이 한 음절의 시제 차이로 비판 어조는 유지하면서 부담스러운 정부 비판의 날이 한결 무뎌졌습니다.



초고는 50% 줄일 수 있다


“초고는 50% 줄일 수 있다. 글쓰기 실력은 불필요한 것을 거둬내는 능력과 비례한다.” 소위 ‘글 빨’ 좋은 사람들의 말입니다. 이필재 기자는 글에 담긴 정보나 글쓴이의 의도를 해치지 않고도 군더더기를 없애는 법에 대해 실제 예문들과 함께 쉽게 설명했습니다.


미국의 시골 길을 가다가 ‘Fresh Eggs For Sale’이라는 광고 간판을 발견했을 때, 세 단어 중 가장 우선적으로 들어낼 수 있는 단어가 무엇일까요? 물론 정답은 없습니다. 그러나 문장의 가장 큰 목적을 생각한다면 중요도는 For Sale < Fresh < Egg 순서일 것입니다. 간판 자체가 ‘판매’ 목적임을 모두 암묵적으로 알기에 ‘For Sale’부터 생략 가능한 것이죠. 글쓰기의 비결은 모든 표현에서 가장 분명한 요소만 남기는 것에 있었습니다.



군더더기 없이 글 쓰는 10가지 실전 법칙


- 시제 선택에서 실패하지 말라

‘기다리고 있습니다’ → ‘기다립니다’ / ‘전달 드리려고 합니다’ → ‘전달 드립니다’

현재시제는 막강하고도 생생한 표현이다. ‘하려 한다’, ‘하겠습니다’ 보다는 현재를 사용해 더 진전된 상황을 말해보자. 프로포즈 할 때 ‘사랑합니다’가 아닌 ‘사랑하겠습니다’라고 하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 잘 쓴 글은 예외 없이 리듬을 탄다

‘덕분에’ → ‘덕에’ / ‘얼마 지나지 않아’ → ‘얼마 안 돼’ / ‘나누고자’ → ‘나누려’

작성한 글을 웅얼웅얼 읽어보면 리듬상 더하고 빼야 할 것이 파악된다.


- 불필요한 영어식 표현 5종 세트를 경계하라 (Can, Have, Must, -ing, in)

‘지금 가고 있는 길’ → ‘지금 가는 길’ / ‘마무리할 수 있었다’ → ‘마무리했다’

언제부터인가 영어 문법에서 비롯된 ‘~하고 있는’, ‘할 수 있었다’, ‘해야 할’, ‘~에 있어서’ 등 굳이 돌려 말하는 표현이 남용되는 경향이 있다.


- 어순을 점검하면 문장이 개선된다

‘동료에게 새로 배운 기능을 설명하고, 얼마나 시간이 단축될지 직접 SAS를 실행시키는 모습’

‘새로 배운 기능을 동료에게 설명하고, 시간이 얼마나 단축될지 SAS를 직접 실행시키는 모습’

위 두 문장 중 어떤 것이 더 매끄러운가? 아마 후자일 것이다.


- 반복 대신 변주를 시도하라

‘위대한 기업으로 발돋움한 기업의 공통점’

읽는 이는 같은 단어가 반복되는 것을 싫어한다. ‘기업’을 두 번 사용하는 대신 ‘회사’ 등 유사어로 바꿔보면 어떨까?


- 가장 적절한 단어를 고민하고 선택하라

일물일어설(一物一語設)! 세상에는 똑같은 나뭇잎도, 똑같은 모래알도 없다는 뜻이다. 내용 전달에 있어서 가장 최적화된 단어는 단 한 가지라는 생각으로 글을 여러 번 검토할 것.


- 문장이 길어지면 스텝이 꼬인다

내용을 고려해 적절한 문장 및 문단 나누기를 하면 훨씬 잘 읽히고 효용성 있는 글이 된다. 정답은 없지만 내용에 따라 끊고 묶고 하다 보면 더 나은 쪽이 뭔지 감이 올 것이다.


-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표현은 빼라

‘개인적으로 안타깝습니다’ / ‘약 40여 분’

개인의 감정에 굳이 ‘개인적으로’라는 말을 추가할 필요는 없다. ‘약 40여 분’은 좋게 말해 동어반복, 직설적으로 말해 모순이다. ‘약’과 ‘여’는 서로 충돌한다.


- 첫인상이 9할이다

특히 이메일에서 제목을 우습게 보면 안 된다. 업무상 메일을 쓸 때도 그 내용을 연상할 수 있도록 제목을 고심할 것. 예를 들어 인사말도 흔한 ‘안녕하세요’보다 ‘많이 바쁘시죠?’처럼 글쓴이의 진심이나 감정이입이 돋보이면 좋다.





좋은 글쓰기? 잘 읽히는 글쓰기부터


좋은 글쓰기는 단시간에 이룰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콘텐츠는 글쓰기 영역이라기보다 독서, 사고, 토론이 필요한 내공의 영역이니까요. “글재주는 손재주가 아니에요. 좋은 글은 손끝에서 나오지 않아요. 우리의 1차적 목표는 잘 읽히는 글쓰기입니다.”


”군더더기 없는 글은 피트니스 센터에서 지방을 거둬내고 근육을 단련하듯, 운동량에 비례합니다.” 이필재 기자는 잘 읽히는 글쓰기는 의외로 쉽게 이룰 수 있는 경지라고 말합니다. 70여 개의 노하우가 정리된 그의 블로그(http://blog.joins.com/jelpj)의 ‘실전 글쓰기’ 폴더를 참고한다면 군더더기 없이 글쓰기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