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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resh] Open Class - 시대를 초월하는 도발적인 이름, 셰익스피어

2016.03.22


영국이 낳은 최고의 극작가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올해는 그의 서거 400주년입니다. 영국 퀸 메리 대학의 폴 헤리티지(Paul Heritage) 교수는 셰익스피어의 연극을 통해 인권과 관련된 다양한 예술 프로젝트를 펼쳐 왔습니다. 


 

현대카드 기업문화 Open Class 시대를 초월하는 도발적인 이름, 셰익스피어 현장스케치 이미지



“셰익스피어의 놀라운 점은 그가 시대를 초월해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셰익스피어에겐 도발적인 메시지와 힘이 있습니다.” 오늘 오픈클래스에서는 여전히 우리를 도발하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세계를 폴 헤리티지 교수의 안내로 들여다봅니다.



불가능한 만남을 잇는 매개체


폴 헤리티지 교수는 브라질에서 열렸던 셰익스피어 포럼의 한 장면을 보여주었습니다. 리우데자네이루의 한 슬럼가에서 연극단과 함께 공연한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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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릿이 죽은 아버지의 유령을 만나고, 집안의 원수였던 로미오와 줄리엣이 사랑을 나누듯이 셰익스피어는 불가능한 만남을 가능하게 만듭니다. 현실에서도 마찬가지죠. 저는 브라질의 빈민촌이나 감옥을 방문해 그곳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셰익스피어의 연극을 만들었습니다. 몸으로 극의 의미를 직접 표현하며 변화를 체험하는 것입니다.”    


특히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햄릿>에서는 산 자와 죽은 자 사이의 대화를 통해 삶과 죽음을 가로지르는 만남이 이루어집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 또한 마찬가지로 그가 눈 감은 지 400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그의 작품은 오늘날에도 브라질을 비롯한 각국에서 상연되며 관객들을 만납니다. 폴 헤리티지 교수는 “셰익스피어가 죽은 후 남은 것은 무엇인가, 연극이 끝나면 어떤 경험이 남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여기 이 스케치를 보실까요? 셰익스피어의 연극이 올랐던 극장의 모습입니다. 커브형 원형극장에 관객 3천 명이 빼곡히 들어 앉을 수 있는 구조죠. 그때 런던의 인구가 20만 명이었는데 그 중 1%에 달하는 사람들이 그의 연극을 보러 왔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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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을 집중시키는 도발적인 연극


폴 헤리티지 교수는 시작부터 셰익스피어의 연극이 얼마나 도발적이었는지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그가 제시한 당시 지도에 따르면 런던 내 극장 대다수가 템즈 강 남쪽에 밀집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정부가 있는 시내 중심부에서 떨어져 자유로운 발언과 창작활동을 보장받기 위해서입니다.


“영화 <셰익스피어 인 러브>를 보신 분들은 짐작하시겠지만 당시의 극장은 굉장히 혼잡한 분위기였습니다. 개들을 풀어 놓고 싸움을 시키고, 상인들이 나와 오렌지를 팔기도 하고, 남녀가 서로를 희롱하는 시끌시끌한 현장이었습니다. 시각적인 효과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관객의 이목을 끌 수 있는 청각적인 요소가 필요했습니다. 그 장치가 바로 ‘O’입니다.”


셰익스피어의 연극이 시작할 때 무대에 등장한 배우가 처음으로 내뱉는 말은 “오!”였습니다. 알파벳 ‘O’의 발음이 원형 극장을 울리며 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것입니다. 폴 헤리티지 교수는 ’O’가 원형극장의 형태와 세계를 상징하는 코드로 해석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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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O’로 시작된 대사는 일정한 운율을 가지며 계속됩니다. 셰익스피어는 대사를 구성할 때 총 10개의 음절을 약·강이 5번 반복되도록 배치합니다. 이것을 ‘약강 5보격(Iambic pentameter)’이라고 합니다.”


 To be or not to be – that is the question.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햄릿>의 제3막에 등장하는 유명한 대사입니다. 폴 헤리티지 교수는 셰익스피어의 대사가 배우들의 연기를 돕는다고 설명했습니다. 

To be, or, not to be, 세 가지 강세가 들어가 있는 완벽한 문장입니다. 배우가 대사를 치는 것만으로도 관객을 끌어당길 수 있죠. 셰익스피어는 시에서 쓰이는 테크닉을 통해 텍스트에 강약과 쉼표를 불어넣었습니다.”   



여전히 살아 숨 쉬는 영감의 원천


폴 헤리티지 교수는 셰익스피어의 연극에서 배우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관객의 역할이라 강조합니다. 셰익스피어의 연극을 보는 관객들은 조용하지 않았고, 어둠 속에 묻혀 있지 않았습니다. 극장 안은 무대와 관객석 모두 동등하게 밝혀져 있었습니다.


셰익스피어의 연극에서 관객은 방관자가 아닌 목격자입니다. 무엇인가 사건을 ‘목격한다’는 것은 내가 본 것에 책임을 진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브라질의 슬럼가에서 행했던 연극에서 배우와 관객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았습니다. 마약, 갱, 폭력이 난무하는 마을이지만 연극에 참여하고 관람하는 이들 모두 극을 통해 감정을 표출했죠. 앞서 말했듯이, 셰익스피어를 통해 불가능해 보였던 만남이 우리 시대에 이루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폴 헤리티지 교수는 셰익스피어가 여전히 우리 곁에 살아 숨 쉬고 있으며, 현재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 속에서 그의 메시지를 발견할 수 있을 거라 말했습니다. “원문이 어떤 언어로 번역되는가는 중요치 않습니다. 셰익스피어는 여러분의 언어가 되어야 합니다. 셰익스피어를 어떻게 삶에 투영시킬 것인가를 생각해 보십시오. 분명 영감의 원천이 되어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