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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뮤직] 감성이 흐르는 한여름밤 현대카드 MUSIC 팝업스토어

2012.08.08

 

친구와의 약속이 있어 들른 홍대, 우연히도 제 귀를, 제 발걸음을 멈춘 곳이 있었습니다. 그 곳엔 감성 한 귀퉁이를 촉촉히 만져주는 음악이 있었습니다. 원래 약속장소는 아니었지만 친구에게 현대카드 MUSIC 팝업스토어로 오라고, 메시지를 띄웁니다. 홍대야 원래 음악이 흐르는 거리, 인디 뮤지션의 발전소 같은 곳으로 유명하지만 이렇게 직접 공연을 마주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행운이었습니다. 2번의 공연이 예정돼 있다고 합니다. 오늘 이 곳에서 데뷔 무대를 꾸미는 The Vale이라는 그룹과 평소 좋아하던 뮤지션들의 콜라보레이션, 스웨덴과 한국을 대표하는 라쎄 린드 & 연진의 쇼케이스 무대입니다. 공연이 시작할 때쯤 친구가 왔습니다. 우리는 이 곳에서 기대치 않았던 소중한 시간들을 선물로 받게 되리라는 미소로 서로를 반겼습니다.

 

 

마음을 두드리는 목소리, The Vale

 

 

나지막하고 아름답게. The Vale의 목소리는 마음을 두드리는 소리 그 자체였습니다. 더위에 지친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듯 깊이 있는 음색의 보컬과 차분한 베이스, 여유로운 드럼이 조화를 이루는 곡, ‘Song 5’가 그들의 데뷔 무대 첫 곡이었는데요. 음과 박자를 이끄는 보컬과 드럼, 베이스의 조화가 마치 100회쯤 공연을 마친 기성 밴드의 것인듯 첫 무대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완성도 높았으며, 듣기에 참 좋았습니다. 7곡의 노래를 선보이면서도 관객들과 호흡하며, 편안하게 무대를 즐기는 모습이, 그들의 음악에 행복했습니다.

 

 

보컬이름이 ‘마타’라고 했는데요, 들려준 7곡 중에서 그녀가 작곡한 곡이 무려 6곡이라고 합니다. 6곡 중에는 ‘Song 5’, ‘Song 6’처럼 아직 이름이란 겉옷을 챙겨 입지 못했을 뿐, 밴드의 색깔을 드러내는 곡들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인상적인 곡은 현대카드 MUSIC 팝업스토어 공연을 위해 그들이 발빠르게 준비했다고 설명한 첫 번째 싱글 ‘Wasted Night’이었는데요. 다른 곡들의 매력을 이 한 곡에 압축해 놓은 듯 낮게 깔리는 베이스의 음색과 저음과 고음을 넘나드는 보컬이 무척이나 인상적인 곡이었습니다.

 

 

 

사랑을 노래하는 뮤지션, 라쎄 린드 & 연진

 

 

The Vale에 이어 등장한 뮤지션은 특별했습니다. 올 여름 놓치지 말아야 할 특별한 콜라보레이션. 한국과의 사랑에 빠진 ‘신촌 자취생’, 라쎄 린드와 달콤한 사랑을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 연진의 만남은 그 자체만으로도 놀랍고, 독보적이자 로맨틱했습니다. 우연이지만 저는 라쎄 린드의 오랜 팬입니다. 그의 음악은 ‘감성적’이라는 표현만으로는 부족한, 담아 내는 감정의 깊이와 색채가 깊고도 다채로운, 그런 것입니다. 매니아층을 넘어 이미 국내 드라마, 영화의 OST로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선 그와 사랑의 속삭임처럼 달콤하고 포근한 미성으로 노래하는 ‘라이너스의 담요’의 연진이 부르는 러브송은 기대 이상의 경험이었는데요. 2012년 여름, 짧았던 첫사랑처럼 우리 곁에 머물 두 뮤지션의 놀라운 앙상블은 지금 생각해도 아련하고, 서정적입니다.

 

 

이번 공연은 라쎄 린드 & 연진의 쇼케이스 무대로 두 명으로서 대중 앞에 처음 서는 무대였습니다. 오프닝 곡은 보컬 연진과 소란의 베이시스트 서면호, 로로스의 도재명, 기타리스트 이영훈 등 막강한 실력파 뮤지션으로 이루어진 세션 멤버 ‘연진의 그이들’의 무대로, 라이너스의 담요 대표곡 ‘Picnic’으로 시작되었습니다.

 

‘I can take you around the world~’

 

이 부분만으로도 충분히 소풍가고 싶을만큼 감각적인 보컬과 멜로디, 경쾌한 리듬에 저와 친구, 그리고 관객 모두 흥이 올랐는데요. ‘Picnic’에 이어 달콤한 사랑노래 ‘Cheek to Cheek’,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가글을 하고 싶다는 소박하지만 원대한(?) 소망을 담은 ‘Gargle’ 등 커버곡과 라이너스의 담요 대표넘버들로 구성된 알찬 무대가 공연장을 가득 채우며 분위기는 한껏 고조됐습니다. 연진의 ‘연애 하세요~’라는 한 마디가 잠시 저의 마음을 아프게 했지만, 그래도 분위기를 돋우는 데는 최고였습니다. 그리고 연진의, 아쉬운, 마지막, 무대.

 

연진의 마지막 무대는 라쎄 린드와 함께 ‘Like You All’이란 곡을 불렀는데요. 연진과 라쎄 린드가 만들어 내는 화음이 지금도 귓가에 맴돌고 있습니다.

 

 

연진이 돋운 분위기를 라쎄 린드가 그대로 이어받았습니다. 라쎄 린드의 첫 곡은 연진의 마지막 무대처럼 서로 함께했는데요. ‘The World Keeps Spinning’이라는 노래였습니다. 이 노래는 라쎄 린드 작곡, 연진이 피처링에 참여한 곡으로, 원곡은 빠른 리듬의 댄스곡이지만 오늘은 특별히 미디엄 템포의 어쿠스틱 버전으로 준비했다는 라쎄 린드의 사려 깊은 오프닝 멘트에 현대카드 MUSIC 팝업스토어를 가득 메운 관객들은 박수로 화답했습니다. 발을 구르거나 어쿠스틱 기타의 몸통을 젬베처럼 두드리며 박자를 맞추던 그는 노래 한 곡 한 곡이 끝날 때마다 관객 한 명 한 명과 시선을 맞추고 편안하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건네곤 했습니다. (제겐 아무 말도 묻지 않더군요;;)

 

특히, 국내 드라마 OST에 삽입된 대표곡 ‘C’mon Through’와 ‘I Could Give You Love’가 연이어 연주되자 공연 분위기는 글로 쓸 수 없을만큼 정점에 달했는데요. 관객들은 박자에 맞춰 가볍게 몸을 흔들기도,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는 등 음악에, 분위기에 한껏 취한 모습이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였구요. 다음에 노래방에서 다시 만나자는 지키지 못할 약속을 남기고 무대를 마친 라쎄 린드는 공연이 끝난 뒤에도 아쉬움에 자리를 뜨지 못하는 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기념 사진을 촬영하는 등 폭풍 매너와 팬 서비스를 보여줬습니다. 덕분에 저도 한 컷, 추억으로 남겨둘 수 있었구요.

 

 

아직도 The Vale라쎄 린드 & 연진의 음율이 더위에 지친 마음을 보슬비처럼 적셔주는 듯합니다. 공연이 끝난 후, 귓가에 맴도는 그들의 음악을 기억하고자 현대카드 MUSIC에서 직접 음원을 구매해서 듣고 있습니다. 우연이었지만 필연이었던 음악과의 낯선 조우가 2012년 여름을 꾸준히 기억하게 만들 수 있겠죠? 다음에도 우연히 현대카드 MUSIC 팝업스토어 들르면, 이런 음악선물을 받을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