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글 보기

[코메디 프랑세즈] 관객을 사로잡았던 현대카드 Culture Project 04 코메디 프랑세즈 <상상병 환자>의 명장면 & 명대사

2011.10.16


현대카드 Culture Project 04 코메디 프랑세즈 <상상병 환자>의 화려한 막이 2011년 10월 14일부터 16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올랐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극장으로 세계 3대 극단으로 손꼽히는 코메디 프랑세즈의 명성으로 해오름극장은 첫 공연부터 관람객으로 붐볐습니다. 공연이 끝난 후에는 멈추지 않는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로 다섯 차례에 걸쳐 커튼콜이 이어졌습니다.


1막 – 비판적인 대사와 속물적인 캐릭터로 웃음을 이끌다

<상상병 환자>의 1막을 여는 아르강의 독백은 그가 왜 건강염려증이라는 병에 걸렸는지를 짐작하게 해줍니다. 그건 바로 ‘죽음’의 대한 두려움 때문인데 몰리에르는 이 부분을 확대해 ‘죽음’을 1막의 발달로 삼으며 3막의 클라이맥스에도 등장시켜 갈등을 해결하는 중요한 핵심으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아르강] 가엾은 환자를 이처럼 혼자만 내버려 둘 수가 있나? 아이구! 참 가련도 해라. 맙소사 날 여기서 죽게 내버려 두려고 그러는구나!

이어 아르강은 딸 안젤리크을 불러 의사 다아프뤼스의 아들 토마스 디아프뤼스랑 결혼시키겠다는 계획을 발표합니다. 여기서 1막의 명장면이라 할 수 있는 하녀 뜨와네트와 아르강의 다투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이 장면에서 재치있는 뜨와네트와 속물적인 아르강의 성격이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뜨와네트] 따님은요. 디아프뤼스건 그 아들 토마스 디아프뤼스건 세상 어느 구석에 처박혀 있는 디아프뤼스던, 아가씨께선 결혼하지 않겠다고 말하실 거예요.
[아르강] 내겐 중요해. 디아프뤼스는 자기 아들에게 전 재산을 상속시킬 거고, 게다가 이 결혼이 더욱 유리한 건 퓌르공 선생은 부인도 자식도 없거든. 그러니 그의 재산은 전부 그에게 줄거라구. 퓌르공 씨에겐 8천 리브르나 되는 연금이 있거든.
[뜨와네트] 그렇게 부자가 되려면 숱한 사람을 죽여야 했겠군요.

아르강은 이어 딸 안젤리크가 결혼을 거절한다면 수녀원에게 보냈겠다고 위협하지만 하녀 뜨와네트는 아버지의 연민으로 절대 그렇게 하지 못하거라 소리칩니다. 아르강은 화가 난 나머지 자리에서 일어나 안젤리크를 가운데 두고 뜨와네트와 싸움을 벌입니다. 서로 양쪽에서 안젤리크의 손을 끌어 당기며 싸우던 아르강과 뜨와네트 결국 아르강이 의자에 뒤로 넘어지며 끝이 납니다. 관객에게 웃음을 주었던 장면으로 사회의 위선을 비판하는 대사 속에 몰리에르 희극의 특징이 잘 나타나 있는 1막의 명장면입니다.


2막 - 사랑과 결혼에 대한 위선을 비판하다


2막은 클레앙트가 음악교사로 위장해 안젤리크를 만나러 갔다가 의사의 아들인 토마스를 만나는 장면이 연출됩니다. 다아프뤼스의 아들 토마스는 실제로 보니 바보스러운 모습을 지닌 인물이었습니다. 하지만 뜨와네트는 아르강의 비위를 맞추려고 비꼬듯이 토마스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습니다. 토마스는 미리 외워온 대사로 숨도 쉬지 않고 아르강과 안젤리크에게 인사를 건넵니다. 토마스의 경직된 얼굴과 굳은 걸음걸이, 엉뚱한 행동은 2막에서 가장 큰 웃음을 안겨주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어 벨린느가 모두가 모인 곳에 나타납니다. 몰리에르는 재산을 노리고 결혼한 벨린느와 사랑을 위해 결혼 하고 싶은 안젤리크를 사로 나란히 두고 보여줌으로써 사랑과 결혼에 대한 위선적인 태도를 대사로 비판합니다.


[안젤리크] 누구나 결혼에는 목적이 있어요. 전 단지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는 남편을 원할 뿐이에요. 일생 동안 절 사랑해 주실 분 말이에요. 전 결혼에서 그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그렇지 않은 이들 중에는 부모의 구속에서 벗어나 자기가 원하는 대로 다 할 수 있도록 남편을 택한 사람도 있죠.

[안젤리크] 또 순전히 결혼을 이익 관계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새어머니. 홀아비 재산을 노리고 남편이 죽으면 재산을 가지려는 속셈에서 결혼을 하는 사람 말이에요. 그들은 유산을 차지하려고 이 남편에서 저 남편에게로 옮겨 다니죠. 수단 방법도 가리지 않아요. 사람 됨됨이는 중요하게 여기지도 않는 답니다.

2막은 사랑과 결혼에 대한 사회의 위선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무거울 수도 있지만 몰리에르는 코믹한 상황을 집어넣어 웃음과 함께 비판의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3막 - 허울뿐인 학식으로 빚어진 위선적 권위를 풍자하다


3막은 베랄드가 등장하여 아르강이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설득을 시키려 노력합니다. 하지만 아르강은 변하지 않고 재치있는 하며 뜨와네트는 자신이 직접 의사로 변장해 아르강을 골려 줍니다.

[뜨와네트] 내가 당신이라면 그 팔은 당장 잘라 버리겠소.
[아르강] 왜요?
[뜨와네트] 그게 영양을 다 빼먹어서 다른 쪽 팔까지 못쓰게 만드는 걸 모르시오?
[아르강] 네? 하지만 전 팔이 필요해요.
[뜨와네트] 그리고 그 오른쪽 눈도 내가 당신이라면 빼버리겠소.
[아르강] 눈을 빼요?

뜨와네트의 재치 있는 대사로 의사의 말이라면 무조건 따르는 아르강을 보여주어 당시 사회의 권위의식을 풍자한 장면입니다. 3막의 갈등이 해결되는 부분은 아르강이 시체연기를 하는 부분입니다. 그토록 죽음을 두려워하던 아르강이 ‘죽음’을 연기해 다른 사람의 진심을 알아보기로 한 것이었습니다. 이 장면에서 아르강은 벨린느와 안젤리크의 진실한 마음을 알게 됩니다. 벨리느는 재산을 노리고 아르강의 옆에 있었던 것이고, 안젤리크는 진심으로 아르강을 사랑하고 있었다는 점 역시 극적으로 밝혀집니다. 1막의 두려워했던 ‘죽음’이 아이러니 하게 진실을 보여준 장치로 등장하며 극의 반전이 됩니다. 삶과 죽음의 대립을 통해 진실과 거짓을 드러낸 몰리에르의 천재성이 나타나는 3막의 명장면이었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상상병 환자>의 마지막 막간극, 신랄한 풍자가 담긴 입회식

<상상병 환자>에는 극이 연결될 때, 막간극이 등장합니다. 춤과 노래로 다양하게 연출되었던 막간극의 무대는 연극의 마지막에서 최고의 명장면을 연출합니다. 의사 사위를 두기로 원했던 아르강은 스스로 의사가 되기로 결심을 합니다. 의사가 될 수 있을지 걱정하는 아르강에게 베랄드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아르강] 하지만 라틴어도 잘 알아야 하고, 병에 대한 증세에도 정통해야 하며, 거기에 필요한 약도 알아야지.
[베랄드] 의사의 옷과 모자만 입으면 그건 모두 알게 돼요. 그러면 후엔 형님이 원하시는 이상으로 능숙해지는 거죠.


베랄드의 계획대로 모든 이들은 아르강의 의사 입회식을 만들어 줍니다. 모두가 노래를 부르며 입회식을 진행을 하는데 권위를 이용해 마음껏 권력을 휘두르는 의학박사와 교수들을 비판하는 신랄하게 비판하는 장면이 연출됩니다. <상상병 환자>의 하이라이트라고도 할 수 있는 입회식 장면은 몰리에르의 작품세계가 선명하게 드러나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결국 아르강은 의사가운과 모자로 의사가 되고, 공연은 막을 내립니다.

현대카드 Culture Project 04 코메디 프랑세즈 <상상병 환자>는 프랑스의 세계적인 희극작가 몰리에르의 걸작으로 코메디 프랑세즈의 단골 레파토리 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지금까지 2500회가 넘게 공연된 세계적인 작품입니다. 몰리에르의 천재성과 세계최고 극단의 빛나는 명품연기를 볼 수 있었던 <상상병 환자>는 관객들에게 쉽게 잊혀지지 않는 여운을 안겨주었습니다. 작품의 나타난 위선적인 사회가 현재 시대와도 너무나 비슷했기 때문이죠. 코메디 프랑세즈의 330년 역사의 전통이 녹아난 무대를 볼 수 있었던 현대카드 Culture Project 04 코메디 프랑세즈 <상상병 환자>. 전통을 지키며 감동과 웃음을 이어가고 있는 코메디 프랑세즈의 노력에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