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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 므라즈] 삶의 긍정성과 건강함을 노래하는 제이슨 므라즈

2012.05.18


현대카드 Culture Project 06 제이슨 므라즈 in BUSAN 공연이 한달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자신만의 색채를 그대로 표현한 앨범을 선보이며 팬들의 귀를 사로잡는 뮤지션, 제이슨 므라즈. 이번에 발매된 앨범 Love Is A Four Letter Word 또한 제이슨 므라즈만의 감성이 듬뿍 담겨있습니다. 따뜻한 마음이 드러나는 가사와 다양한 음악 장르들을 넘나들며 선보이는 그의 음악은 늘 우리의 마음을 감동시키죠.

현대카드 Culture Project 06 제이슨 므라즈 in BUSAN 공연을 손꼽아 기다리는 지금 하이브리드 뮤지션, 제이슨 므라즈의 음악적 특징을 차우진님의 글을 통해 알아봅니다.



삶의 긍정성과 건강함
 
제이슨 므라즈의 새 앨범 Love Is A Four Letter Word에는 이제까지 제이슨 므라즈가 탐구한 음악적 색깔이 다양하게, 또한 조화롭게 공존한다. 앨범의 첫 곡 ‘The Freedom Song’은 제이슨 므라즈가 아닌 뤽 레이노란 인물이 원작자인데, 그는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루이지애나를 덮쳤을 때 대피소에 있었고, 그때 이 노래를 썼다. 이후 이 곡은 카트리나 피해자 재활을 위한 자선 앨범인 Harmonic Humanity에 실렸고 이후 곡을 들은 제이슨 므라즈가 뤽 레이노에게 사용 허락을 구해 리메이크했다. 젬베 사운드가 곡을 열면서 레게 리듬과 여성 코러스가 부드럽게 흐르는 이 곡은 브라스 세션이 전개되면서 화려하고 감미로운 인상을 남긴다. 곡을 통틀어 긍정적인 분위기가 흐르는데 이것은 앨범의 전체적인 인상을 결정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요컨대 Love Is A Four Letter Word의 주제는 삶의 긍정성과 건강함이라 할 수 있다.

삶의 긍정, 제이슨 므라즈의 음악적 특징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바로 이것이리라. 2002년 첫 앨범을 발표하고 그 해 ‘샌디에이고 뮤직 어워드 베스트 어쿠스틱 상’을 수상한 이 잘생기고 친절한 청년은 1970년대의 록과 레게를 비롯해 1990년대의 얼터너티브 록과 힙합, 랩을 도입하며 ‘21세기’의 새로운 사운드를 찾았다. 덕분에 그의 음악은 포크나 록이라는 장르로 수렴되지 않는다. 오히려 각각의 음악에 재즈, 레게, 힙합, 블루스, 록 사운드가 혼합되어 있는데 최근 몇 년 동안 미국과 영국 인디 씬에서 유행한 80년대 풍의 신서사이저 팝과도 다른 궤도를 그린다. 국내에서도 높은 인지도를 가진 잭 존슨이나 제임스 블런트처럼 기타 중심의 성인 취향 포크 록 음악가로 여겨지는 건 그래서일 것이다. 이 장르 혼종의 음악을 통해 그는 긍정적이고 낭만적인 삶의 가치를 노래한다. 제이슨 므라즈의 대중성 역시 바로 이 점에 있을 것이다. 그는 숙련된 음악가로서 각각의 장르를 혼합하며 신선한 사운드를 들려주고, 그 안에 아름답고 낭만적인 노랫말을 집어 넣는다.

그냥 팝이 아니다. 제이슨 므라즈의 팝이다.

물론 혹자는 제이슨 므라즈의 노래들을 ‘여성 팬을 겨냥한 카페용 배경음악’의 대명사로 여길지도 모르지만, 사실 그의 음악이 모두 이지 리스닝으로만 수렴되는 건 아니다. 초기부터 그는 팝과 록 리듬에 랩을 자유롭게 결합하려는 시도를 해왔고 틈틈이 블루스, 레게, 재즈의 요소를 도입하면서 완성도를 높여왔다. 물론 그 음악들은 ‘듣기 편한 팝’이라는 기본명제에도 충실하다. 덕분에 제이슨 므라즈의 음악은 기존 음악과는 무언가 다른 신선함을 주면서도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팝으로 여겨진다. 보편적인 멜로디와 가끔씩 예상을 빗나가는 비트의 신선한 조합은 2010년 그래미 어워드 최우수 남성 팝 보컬상과 최우수 팝 보컬 협연상 등을 수상한 근거기도 하다. 메인스트림 팝과 인디 록 팬들을 모두 사로잡을 수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음악적 기반 때문일 것이다.

대표적으로 1집 Waiting For My Rocket To Come에 첫 곡으로 실린 ‘You And I Both’일 것이다. 이 곡은 어쿠스틱 기타의 관습적인 사용을 벗어나 빠른 비트와 리드미컬한 창법을 선보이며 제이슨 므라즈의 초기 고민을 반영하는데 이것은 ‘Too Much Food’와 라틴 리듬이 주도하는 ‘The Boy’s Gone’에서도 연장되며 제이슨 므라즈라는 신예 싱어송라이터의 인상을 강렬하게 남긴다. 이후 2집 Mr. A-Z에서는 본격적으로 랩이 도입된 ‘Geek In The Pink’와 보사노바를 전면에 드러내는 ‘Bella Luna’로 드러난다. 특히 이 두 곡은 완전히 다른 장르임에도 앨범에 수록되며 높은 인기를 얻는데 그만큼 상이한 장르의 이질적인 질감을 자연스럽게 통합하는 음악적 수완이 높음을 증명한다. 사실 제이슨 므라즈의 음악을 일관되게 관통하는 것은 그의 다재다능한 보컬과 기타 플레이어로서의 솜씨다. 장르를 넘나들며 복잡한 리프를 유려하게 연주하는 실력과 미성이지만 다양한 방식의 바이브레이션과 특유의 플로우를 가진 발음과 발성은 포크와 록을 지나 랩과 제 3세계 음악을 자연스럽게 제이슨 므라즈의 팝으로 여기도록 만든다.
 
이런 특성이 가장 확연하게, 또 대중적으로 드러난 앨범이 3집 We Sing, We Dance, We Steal Things이다. 여기에는 ‘I’m Yours’라는 최고 히트곡이 수록되어 있지만 사실 이 곡은 잭 존슨의 영향력 혹은 잔상이 강하게 남아있다. 반면, 브라스가 전면에 등장하며 이제까지의 음악과는 다른 질감을 선사한 ‘Butterfly’나 건반과 어우러지는 현악의 아름다운 화성이 곡을 정의하는 ‘If It Kills Me’등이 그의 음악적 성찰이 얼마나 깊어졌는지를 증명한다. 복잡하게 쏟아지는 랩핑이 인상적인 ‘The Dynamo Of Volition’도 마찬가지다. 물론 이런 제이슨 므라즈의 음악적 특징은 이번 앨범 Love Is A Four Letter Word에도 고스란히 들어있다. 어떤 점에선 이제까지 음악 작업 중에 가장 안정적이고 완성도가 높은 앨범이라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낭만적인 휘파람과 함께 시작되는 ‘Living In The Moment’나 오르간과 벤조가 뒤섞이는 ‘The Woman I Love’는 인생의 중요한 사건으로서의 ‘사랑’을 찬미하며 ‘삶의 긍정성과 사랑의 에너지’를 지향하는 앨범의 테마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태양으로부터 지구까지의 거리를 제목으로 삼은 ‘93 Million Miles’와 수리공이었던 제이슨 므라즈의 할아버지로부터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는 ‘Frank D. Fixer’는 제이슨 므라즈의 것이라고 할 수 있는 어쿠스틱 사운드와 부드러운 보컬의 조화를 강조하는 한편 ‘5/6’과 ‘Everything Is Sound’는 제 3세계 음악의 특징적인 요소들을 제이슨 므라즈의 팝으로 끌어들이는 지속적인 관심을 반영한다. 레게, 아프로비트의 요소를 양념처럼 뿌려놓고 극적으로 진행되는 ‘5/6’과 콜 앤 리스펀스(call and response)의 형식에 충실한 가스펠 ‘Everything Is Sound’는 모두 오르간 음색이 요소요소에 삽입되며 노스탤지어를 자극하는 한편 영적인 감정의 고양을 이루기도 한다.

앞서도 말했듯이, 많은 사람들이 제이슨 므라즈의 음악을 ‘카페용 배경음악’으로 치부하는 면이 있지만 사실 그런 인상은 남다른 유명세 때문이기도 하다.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음악에 대해 우리는 보통 너무 쉽게 생각하는 면이 있는데, 그런 음악들이 대중성을 얻은 맥락마저 간단한 것은 아닐 것이다. 무엇보다 제이슨 므라즈의 대중성은 ‘하이브리드’라는 21세기의 음악적 특징이 어떻게 보편적인 양식으로 자리잡는지에 대한 모범적인 사례기도 하다. 그러니까 이것은 단지 잘 팔리고 유명한 음악이 아니라 상당히 잘 다듬어지고 사려 깊게 프로듀싱된 음악이다. 그 점에서 제이슨 므라즈는 한 명의 플레이어이자 싱어송라이터로서 무척이나 즐거운 순간을 사람들에게 선사한다. 그것이 단지 음악 외적인 면이 아니라 음악 그 자체에 기대고 있다는 점에서, 제이슨 므라즈는 무척이나 오랫동안 대중적인 인기와 지위를 누리게 될 21세기 음악가 중 하나일 것이다.


Writer 차우진
대중음악 웹진
[weiv] 에디터. [청춘의 사운드] 저자.
여러 매체에 음악을 비롯해 대중문화 전반에 대한 글을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