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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워치] <Black Watch> 무대에 숨겨진 이야기

2012.09.27

 

현대카드 Culture Project 08 Black Watch는 스코틀랜드 청년들의 이야기를 통해 전쟁의 의미를 되새기는 실험적인 연극으로 파격적인 연출과 뮤지컬적인 요소를 가미해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았던 수작이죠. 공연이 펼쳐지는 무대가 아닌 무대 뒤 스텝들과 배우들의 살아 숨쉬는 이야기는 실제 공연과 다른 생생한 현장감과 배우의 생각을 엿볼 수 있어 매력적으로 다가오는데요. 오늘은 블랙 워치의 무대 세트 제작과정과 배우들의 이야기, 안무 연습 등 무대 뒷이야기를 히든 영상을 통해 미리 엿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완벽한 무대를 만들기까지, 숨가쁜 준비 현장

 

 

 

 

 

올림픽과 불볕더위로 유난히 뜨거웠던 여름, 강력한 태풍이 두 차례 지나가면서 아침, 저녁으로 조금씩 쌀쌀해지는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클래식하면서도 모던한 감성이 살아있는 체크패턴은 요즘 같은 날씨에 사랑 받는 패턴계의 스테디셀러죠. 체크무늬는 브리티시룩의 대표 패턴으로, 스코틀랜드의 고유 전통의상 퀼트에서 유래하였으며, 스코틀랜드의 각 가문마다 고유의 체크 패턴을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체크패턴과 레깅스의 원조라 할 수 있는 트루즈(Trews)[각주:1]는 남성 하의로 보온과 보호의 목적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여성 패션의 필수 아이템이 되었다는 사실도 재미있지 않나요?

 

알고 보면 우리에게 낯설지만은 않은 스코틀랜드 고원지방의 한 수력발전소에서 현대카드 Culture Project 08 Black Watch 공연이 열렸는데요. Building-Free, 즉 관객이 있는 장소라면 그곳이 어디든 무대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실천하고 있는 스코틀랜드 국립 극단은 스코틀랜드의 거대한 건축물들뿐만 아니라 공항, 페리, 숲, 도장, 마을 회관 등과 같이 관객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공연을 펼침으로써 이것을 증명해 보였습니다. 하나의 감동적인 스토리와 같은 스코틀랜드 국립극단의 공연 이야기는 먼저 그 무대에서 시작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블랙 워치의 무대를 만들고자 모인 사람들과 동원된 장치가 마치 아름다운 자연의 섭리처럼 차례로 진행되는 걸 보면 가슴 깊숙하게 전해오는 강렬한 전율이 느껴지죠. 가장 바쁘다고 할 수 있는 공연 3일 전부터 시작된 무대 제작 모습은 차곡차곡 단을 쌓고, 무대에 필요한 장치와 조명을 곳곳에 배치하는 등 하나의 공연을 위해 얼마나 많은 준비가 필요한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Black Watch, 배우들은

 

 

이미지 출처

 

무대, 배우, 관객은 연극의 3요소라 할 만큼 중요한데요. 앞서 소개한 실제 배경이 되었던 스코틀랜드 고원지방의 수력 발전소에 직접 무대를 올린 블랙 워치. 전 세계를 무대로 다양하고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여 호평을 받고 있는 스코틀랜드 극단의 첫 아시아 공연인 현대카드 Culture Project 08 Black Watch에 대해 기대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몸짓과 언어만으로 등장인물의 모든 것을 표현해야 하는 배우는 무대의 꽃이라 할 수 있죠. 실제 군 연대 ‘Black Watch’를 모델로 한 현대카드 Culture Project 08 Black Watch는 여배우가 출연하지 않고 모두 남성으로 이루어진 배우들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전쟁의 참상과 본질을 심도 있게 파헤쳐 가는 블랙 워치는 남녀간의 로맨스보다는 전쟁의 참상을 가깝게 겪는 군인들의 내면적인 갈등과 변화를 처절하게 드러내기 때문이죠.

 

리허설과 캐스팅 비하인드 영상에 등장하는 블랙 워치의 배우들은 시종일관 밝은 모습으로 인터뷰에 응하거나 리허설 무대에 임했습니다.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해 설명하거나 무대에 오르기 전 소감을 말할 때에는 진지하면서도 장난스러웠죠. 이 영상에서는 무대에 직접 서는 배우뿐만 아니라 언더스터디 배우의 인사도 있었습니다. 언더스터디 배우란 이른바 주연 배우들의 부상이나 일정상의 문제 등 불상사에 대비하는 대역 배우로 해당 캐릭터의 모든 대사와 동선까지 동일하게 연습을 하게 됩니다.

 

 

스코틀랜드 극단의 열린 무대 연습 공간

 

 

이미지 출처

 

 

배우들은 공연에 쓰이는 총을 들고 진지하게 연습에 임했는데요. 군대의 모습을 재현하는 만큼 절도 있는 동작과 걸음걸이가 인상적이죠. 다소 경직된 분위기에서 연습할 거라는 생각과 달리 서로 소통하고 열린 마음으로 임하는 배우들의 모습이 행복해 보였는데요. 무대 세트가 제작되는 동안 배우들은 연습을 거듭하고, 그 무대를 기다리는 관객들의 마음속엔 기분 좋은 설렘이 가득 찹니다.

  

 

 

 

연극의 3요소는 무대, 배우, 관객이지만 무대와 배우는 관객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겠죠. 관객을 위한 무대와 관객과 호흡하는 배우, 무대와 관객을 진정 즐길 줄 아는 관객이 있기에 연극은 오랜 세월 우리의 사랑을 받아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한달 후면 펼쳐질 스코틀랜드 국립 극단블랙 워치현대카드 Culture Project 08 Black Watch 무대에서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1. 1. 트루즈(Trews), 16~17세기에 걸쳐서 착용한 남성용 팬츠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