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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워치] 존 티파니와 함께한 현대카드 Culture Project 08 Black Watch 기자회견 & 강연회

2012.11.01

 

완연한 가을 날씨의 절정이었던 10월 26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2012년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의 폐막작이자, 현대카드 Culture Project의 8번째 작품으로 선정된 블랙 워치가 아시아 관객들에게 첫 선을 보였습니다. 전세계의 인정을 받은 작품인 만큼 연출가 존 티파니와 블랙 워치에 대한 공연예술계의 관심 역시 뜨거웠는데요. 본 공연에 앞서 기자회견과 강연회가 진행되었습니다. 블랙 워치의 연출가 존 티파니와 총 프로듀서 닐 머레이의 통찰과 혜안이 돋보였던 의미 있는 시간을 슈퍼시리즈가 되짚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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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농담이 끊이지 않았던 블랙 워치 기자 간담회

 

 

 

10월 26일 오전 11시경, 국립극장 다목적 문화공간 ‘산아래’에 마련된 기자 간담회는 연출가 존 티파니와 총 프로듀서 닐 머레이, 그리고 블랙 워치의 주연 배우 2명, 라이안 플레쳐와 로버트 잭이 함께 했습니다. 2005년 스코틀랜드 국립극단 창립 멤버였던 존 티파니와 닐 머레이는 오랜 시간 함께 극단을 이끌어온 만큼 친 형제 이상의 우애와 파트너쉽을 드러내며 딱딱한 기자 간담회 분위기를 부드럽게 이끌었습니다.

 

스코틀랜드 국립극단의 시작과 성공, 블랙 워치

 

존 티파니: 2005년, 스코틀랜드 국립극단을 설립하면서 저와 닐 머레이는 1년여 가량의 프로그램을 짜며 이라크 전에 대한 작품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당시 이라크 전 파병에 대해 영국에서는 반대가 많았습니다. 반전시위와 부시 대통령에 대한 반미 시위 등 이라크 전에 대한 이야기를 드라마틱한 스토리텔링으로 해 보자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작가 그레고리 버크에게 이것을 연극으로 만들어보라고 이야기하였고, 이라크 전에서 돌아온 군인들의 인터뷰를 시작했죠. 이 자리에서는 여기까지, 그 뒷이야기는 오늘 저녁 공연에서 이어집니다. (웃음)

 

닐 머레이: 안녕하십니까. 저는 닐 머레이고, 스코틀랜드 국립극단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프로덕션을 관장하는 역할을 합니다. 스코틀랜드 국립극단은 존이 말했듯, 창립 시기가 2005년으로 역사가 짧고 어떻게 보면 어린 기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우리는 ‘벽 없는 극장(Theatre Without Walls)’을 기치로 내세우고 우리가 이야기 하고 싶은 곳이라면 찾아가 공연을 선보이고 있죠. 극장 건물이 없기 때문에 투어와 공연에 최대한 많은 시간을 들이고 있습니다. 블랙 워치가 큰 성공을 거두면서 우리는 40여 개의 도시에서 공연을 하게 되었고, 이번 한국 무대는 아시아 초연이라 더 기대가 큽니다.

 

라이언 플레쳐: 카미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저에게 블랙 워치는 특별한 의미를 지닙니다. 2006년 블랙 워치의 첫 공연부터 무대에 올랐으며 스코틀랜드 국립 극단의 초기 멤버 중 한 명으로 7년여 동안 블랙 워치와 함께 배우로서의 성장을 해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의 무대에 서서 관객들을 만날 생각에 기쁩니다.

 

로버트 잭: 작가와 하사관 역으로 1인 2역을 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한 라이언과는 달리 초창기 멤버는 아니지만, 2006년 블랙 워치 공연을 보고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충격과 감동을 받았습니다. 어떻게 이들과 함께 할 수 없을까 고민하던 중, 저의 지인이었던 스코틀랜드 국립극단의 기술 매니저가 극단에 공석이 생겼다며, “당장 이 역을 따내!”라고 말해주어 이렇게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이들과 함께 한국 무대에 설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존 티파니는 어떻게 이 작품의 연출을 맡게 되었으며, 블랙 워치가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닐 머레이: 우리가 존과 작업할 당시엔 그는 아무것도 아니었어요. (농담) 존 티파니는 국립극단 창립멤버 중 하나였으며 그리고 그와 작가 그레고리 버크는 이미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춘 팀이었죠. 우리는 이 둘과 함께 작품을 만들고 싶었고, 그때부터 하나의 작품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시작되었습니다.

 

존 티파니: 처음 블랙워치에 대한 아이디어를 구상했을 때, 밀리터리 타투라는 스코틀랜드 군악대 행사를 보고 아이디어를 얻게 되었죠. 처음에는 그 행진이 굉장히 나르시스트적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그들을 잘 알게 되자 블랙 워치 연대의 자부심과 정체성을 반영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죠.

 

라이언 플레쳐: 그레고리는 3명의 참전 군인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고, 공연이 완성되고 인터뷰를 했던 한 군인이 실제로 우리를 찾아왔었습니다. 그는 이 공연을 만들어준 사람에게 고맙다며 이 스토리를 보면서 우리가 왜 이라크를 갔는지, 내가 왜 밤에 잠을 이룰 수 없었는지 등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해주었습니다.

 

닐 머레이: 투어를 할 때마다 이라크 전에 참여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생깁니다. 버지니아에서는 가족들과 함께 공연을 보러 온 참전 군인이 있었습니다. 그는 지금까지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전쟁의 현장에서 겪었던 경험과 기억들을 말로 표현하기가 힘들었는데 블랙 워치가 우리가 이라크 전에서 겪었던 경험들을 실제로 보여줄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해주었죠. 그런 얘기를 해 주는 것이 가장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공연의 진화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다, 존 티파니 세미나

 

 

26일 오후 3시, 국립극장 일취월장에서는 ‘공연의 엄청난 진화 가능성’이라는 주제로 원스(Once)와 블랙 워치의 세계적인 연출가 존 티파니스코틀랜드 국립극단 총괄 프로듀서 닐 머레이, 협력 프로듀서 시후이 웽의 세미나가 있었습니다. 현대카드와 국립극장, 주한영국문화원이 주최한 이번 세미나의 주제는 현대극과 공연 예술계의 거장, 존 티파니와 닐 머레이가 참여한 만큼 현대 공연 계의 흐름과 ‘시어터’로 정의되는 극장의 개념 확장에 대해 심도 있는 담론이 오갔습니다.

 

‘따라잡을 수 있을까? 이 엄청난 공연의 진화 가능성

 

전 오늘 ‘시어터’를 라이브 개념, 하나의 이벤트로서의 개념으로 설명 드리겠습니다. 우리는 이런 연극들을 이벤트로서 여러 사람과 함께 공유하고 싶어하는 열망이 있습니다. 라이브 공연이나 음악 콘서트와 마찬가지로 공연장 역시 이런 라이브 공연이 주는 생동감이 무엇인지를 인지하고 이를 생생하게 전달하고자 하는 의논이 필요합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관객과 작가, 아티스트들이 ‘시어터’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 것에 있어서 개념의 확장이 이루어졌는데요, 이는 고무적인 일이고 저 역시 기쁘게 생각합니다. 저는 일반 관객들이 ‘시어터’라는 공간을 빅토리아 양식의 거대한 건물에 들어가고, 샹들리에로 장식된 로비를 지나 높은 천장이 있는 웅장한 객석이 있는 곳이라는 고정관념을 갖는 것을 우려합니다. 꽉 막히고 위압감을 주는 그런 상황 말이죠.

 

그래서 저는 이 ‘시어터’의 언어를 재정의하고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어터’라는 의미를 문학적인 개념만 두고 해석되는 것은 잘못된 것이며 미장센과 음악들 그리고 안무들이 동시에 조화 융합되는 ‘시어터’의 언어는 시네마의 언어보다 포괄적일 수 있습니다. 텍스트, 무대, 연출, 효과, 배열 이런 이벤트뿐만 아니라 관객의 성격은 어떤지, 해당 지역의 역사와 문화는 어떤지, 가격 홍보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근처의 술집이 어디에 있는지 등 지역적인 성격, 주민들의 성격까지 고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어터’의 이벤트는 이런 언어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 저는 일하면서 항상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의 작품들을 예를 들어 설명해보겠습니다. 토니 블레어가 1997년 압승을 거두면서 스코틀랜드는 하나의 독립적인 의회를 갖게 됩니다. 스코틀랜드 의회의 정체성을 확립 코자 문화적 표상을 만들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이미 존재하던 발레단과 연극단을 합쳐 국립 극단이 설립되게 되었습니다. 저와 닐 머레이를 비롯한 소규모 사람들이 스코틀랜드 국립극단 창설의 임무를 맡았습니다.

 

스코틀랜드 국립극단이 창립되자 납세자의 돈을 들여서라도 국립 극단 자체의 건물을 지으려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이는 그리 미래지향적이지 않다는 반대의견이 있었습니다. 스코틀랜드 의회에서는 정치인으로서는 이례적으로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국립극단의 예산을 건물에 쓰기보다 공연과 투어 컴퍼니에 사용하겠다고 결정합니다. 이후 스코틀랜드 국립극단은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공연을 하게 되었죠. 총 프로듀서 닐 머레이와 저는 이런 청사진을 현실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해 왔습니다. 국립극단으로서는 6년이란 역사는 짧을 수 있는데 우리 극단의 독특한 성격을 고려하면 이렇게 오래 지속된 것 역시 놀랍습니다.

 

스코틀랜드 국립극단은 150개의 신작, 4개의 대륙 200여 개의 나라에서 60만 명이 넘는 사람들 앞에서 공연했습니다. ‘벽 없는 극장(Theatre Without Walls)’이라는 용어를 고안해냈고 지금까지도 사용하고 있으며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내는 것 아니라 우리가 관객들에게 작품을 가지고 가 무대에 올립니다. 벽 없는 극장이라는 개념은 진화하는 형태의 ‘시어터’의 일례로서 우리의 공연은 단순히 스코틀랜드 극장에 있는 것뿐이 아니라 쇼핑센터 공항 외딴 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곳에서 무대에 올랐습니다.

 

극장이 아닌 특별한 곳에서 더욱 감각이 예민해지고 특별한 경험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기 때문에 우리의 공연이 더욱 의미가 깊어집니다. 우리는 2006년 스코틀랜드 국립극단의 창립 기념 공연을 위해 10개의 작품을 준비했습니다. 전통적인 개념의 ‘시어터’가 아닌, 어디든 무엇이든 극장이 될 수 있다는 우리의 의지를 반영해 스코틀랜드 내에 섬, 해안가, 숲, 공항 등 다양하게 공연을 위한 장소를 선정하였고 마치 좋은 뉴스를 전하기 위해 하나씩 불을 밝히는 통신 수단처럼 10개의 장소에서 공연을 펼쳐 보였죠. 이와 같은 특별한 ‘시어터’가 관객들의 경험과 소통방식에 어떤 차이를 가져올까요. 18층 고층 건물에 네온사온이 비춰지고 배우들이 로프를 타고 오르락 내리락 하는 모습은 관객들의 궁금증을 자아내며 스토리에 대해 각기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하며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됩니다.

 

우리는 미래를 보고 작업을 합니다. 몇 년 후면 우리는 어디든 갈 수 있다, 어디든 ‘시어터’가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음악과 무용, 오페라 외에도 ‘시어터’가 더 많은 광범위한 공연을 포함하게 될 것이며 이런 경계들은 무너질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디자인, 보컬 테크닉, 확장된 극장, 신체적 역동성, 무대 디자인 등 오늘날의 실험적인 것이 내일은 평범해질 것입니다. 사회적이고 표현적인 측면이 일상에 더 스며들게 될 것이며 공연은 한계를 넘고 시공간의 경계를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례적이다라고 생각하는 술집, 클럽, 바 같은 공간, 갤러리 등 이런 장소들에서 공연이 펼쳐질 것이며 컨텐츠 역시 더 확장될 것입니다. 저는 반대로 여러분께 질문 드리고 싶습니다. 과연 따라잡을 수 있을까요? 이 엄청난 공연의 진화 가능성을 말입니다.

 

 

 

 

 

 

[공연 정보] 영국이 낳은 세계적인 연출가, 존 티파니 소개

[공연 정보] 존 티파니 대표작 Series 1 : 토니 어워즈를 석권한 뮤지컬 <Once>

[공연 정보] 존 티파니의 대표작 Series 2: 뮤지컬 <피터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