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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버튼 전] 천재 괴짜 감독 팀 버튼이 세상에 던지는 메시지

2012.11.20

 

남다른 상상력으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독특한 스타일을 만든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09팀 버튼. 암울한 유년 시절을 보냈던 그가 이제는 세상을 향해 뜻깊은 메시지를 전합니다. 바로 그의 영화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처럼 말이죠. 오늘은 그가 만들어온 영화에 담긴 스토리와 세상에 던지는 말들을 하나씩 꺼내보겠습니다.

 

 

배우 조니 뎁에 관한 팀 버튼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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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니 뎁이 기억하는 팀 버튼의 첫 인상은 어땠을까요?  

 

창백하고 연약한 외모에 눈이 푸른 사내의 헤어스타일은 간밤에 베개를 상대로 치열한 전투를 벌인 것만 같았다. 사내의 머리는 동쪽으로는 덤불을, 서쪽으로는 소용돌이치는 샘물을 그리고 나머지 봉두난발은 북쪽과 남쪽을 가리키고 있었다. 처음 본 순간 “잠 좀 자세요”라고 말하고 싶었던 게 기억난다.

 

-조니 뎁, 『Burton on Burton』 중


팀 버튼 영화는 감독 자신을 빼놓고는 얘기할 수 없는데요. 그는 인터뷰와 책에서 영화에 실제 자신의 모습을 반영해왔다고 종종 밝혀왔습니다.

 

제가 만든 영화 속 인물들이 저에게 가지는 의미 때문에 영화를 만듭니다. 사람들은 영화의 표면적인 의미나 만화 같은 특징들만 보기 때문에 그 점을 알아차리지 못하죠.

 

-크리스티안 프라가, 『팀 버튼: 고딕의 영상시인』 중

 

팀 버튼은 학교 졸업 후 10주년 동창회에서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는데요. 학창시절 모범생으로 부족한 것 없이 자란 친구보다 문제를 일으켰던 친구들이 성공한 모습을 보고 외롭게 보낸 자신의 유년 시절의 장점을 생각해냈죠.

 

아무것도 바꾸고 싶지 않습니다. 어린 시절에 고통을 많이 겪을수록 어른이 된 후의 삶이 풍요로워집니다. 운이 좋다면, 그런 감정들을 발산할 수 있는 창조적인 출구를 마련할 수도 있겠죠.

 

-크리스티안 프라가, 『팀 버튼: 고딕의 영상시인』 중

 

새로운 작품을 할 때마다 그 작품이 마지막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며 작업에 임한다는 팀 버튼. 영화에 대한 사랑만큼 배우에 대한 사랑을 그의 말을 통해서도 느낄 수 있었는데요. 팀 버튼과 조니 뎁은 그 만남만으로도 영화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환상의 콤비죠.

 

 

 

 

그는 좋은 배우라고 알려졌습니다만 아시는 바와 같이 할리우드는 투자의 안전함을 우선으로 보고 투자하는 곳이고 제 영화에 대한 그들의 태도도 비슷합니다. 그들은 조니 뎁이 좋은 배우지만 자신의 변화를 즐기는 태도에 대해 우려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캐리비안의 해적>이 수익을 올린 후로는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왜냐하면, 투자자들이 그의 연기를 눈 여겨 보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 팀 버튼, 엠파이어(Empire) 매거진 인터뷰 중

 

당시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던 신인 배우였던 조니 뎁의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과감하게 <가위손>에 캐스팅한 팀 버튼의 안목과 저력은 사회적 위치나 겉모습만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 아닌 그 사람이 가진 ‘본질’을 보는 직관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연이은 성공에도 자만하지 않고 자신의 위치를 냉철하고 정확히 판단해 낼 줄 아는 팀 버튼의 명석함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내었죠.

 

 

그가 꿈꾸는 현실 속 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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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는 그 부조리를 인정하고, 현실을 인정하지만, 그때의 현실성이란 눈앞에 보이는 현실을 넘어선 것입니다. 저는 동화가 훨씬 더 현실적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 크리스티안 프라가, 『팀 버튼: 고딕의 영상시인』 중

 

중요한 것은 사람들은 모두 일종의 순수한 상태로 돌아가려고 노력한다는 점입니다. 사람들이 영화를 보거나 마약을 하거나 술을 먹거나 놀이공원에 다니며 잠시나마 현실에서 벗어나 보려고 애쓰는 이유가 뭘까요? 사람들이 책을 읽는 건 또 왜일까요? 그 모든 것이 ‘벗어남’의 한 형태이기 때문일 겁니다. 그건 ‘어린 시절’의 감정들을 다시 느껴보고 싶은 마음이라기보다는, 기존의 세상을 새롭고 흥미로운 것으로 다시 보고 싶어하는 마음입니다

-크리스티안 프라가, 『팀 버튼: 고딕의 영상시인』 중

 

동화 같은 삶을 살고 싶다는 사람들에게 동화가 더 현실적이라는 ‘촌철살인’을 날린 팀 버튼의 말은 힘든 현실을 회피하려고만 하지 말고, 그것을 넘어선 자신의 상상력으로 극복하라는 말이 아닐까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부조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내가 꿈꿀 수 있는 세상으로 다시 바라보라는 것이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꾸준히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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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리피 할로우> 그 잘린 머리들이요? 네, 다 스튜디오 간부들 거예요(웃음).

Yes, all those heads are studio executives (Laughter).

 

-팀 버튼, 2000년 1월 6일 영국 <the Guardian> 인터뷰 중

 

<유령수업(1988)>과 <배트맨>으로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은 팀 버튼. 하지만 팀 버튼에게도 좌절이라는 고배를 마시던 순간들이 존재했습니다. 당시 액션 배우였던 니콜라스 케이지를 캐스팅하고 아티스트 팀과 오랫동안 공을 들인 팀 버튼의 <슈퍼맨> 프로젝트가 98년 5월 초, 워너 브라더스 제작사 측의 결정으로 중도에 무산되는 사태가 벌어집니다.

 

그리고 1년 반이 지난 뒤, <슬리피 할로우>를 들고 복귀한 팀 버튼은 <슬리피 할로우>의 수많은 머리들이 스튜디오 간부들의 것이라며 농담을 던집니다. 철저히 상업성을 고려하는 헐리우드의 거대 자본주의 장벽 속에서 팀 버튼은 용기와 끊임없이 부딪치는 열정, 그리고 그들을 회피하지 않고 의견을 조율해가는 인내를 배우게 되었다고 하죠. 친구 한 명 없는 외로운 유년 시절을 보낸 팀 버튼이 세계 최고의 영화감독이 되기까지의 과정은 흔히들 말하는 성공 가이드가 아니었습니다. 자신이 좋아하고 재미있는 일에 끝까지 믿고 용기를 내어 도전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 사람들 눈에는 정말 튀는 장면으로 보이겠죠. 하지만 안전한 것만 하는 것보다는 뭔가 다른 것을 시도해보는 게 성공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 아닌가요? 특히 오늘날에는요. 그건 이미 작품이 증명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

 

 - 크리스티안 프라가, 『팀 버튼: 고딕의 영상시인』 중

 

저를 좋아하고, 제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미술관을 가지 않는 사람들이었죠. 이번 기회를 통해서 사람들에게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영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멋집니다.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예술가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당신이 좋아하는 것, 당신에게 중요한 것을 꾸준하게 하는 것이 의미 있죠.

- 팀 버튼, 2011년 6월 MoMA 인터뷰

 

2009년 뉴욕 현대미술관에서 자신의 전시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팀 버튼. 그는 자신의 전시회를 통해 사람들에게 영감과 용기를 줄 수 있다는 것에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습작기에 그렸던 풋풋한 스케치부터 영화 제작에 실제로 사용되었던 캐릭터 모형까지 다채로운 예술작품을 선보인 팀 버튼의 전시는 그가 살아온 발자취를 하나의 영화 필름처럼 전시장에 곳곳에 담아내며 호평 받았죠.

 

 

공포영화를 보면서 무섭다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었던 당찬 괴짜 소년이 훗날 만들어 낸 세상은 기괴하고 면에 가려져 볼 수 없었던 그들의 존재와 고독 그리고 따뜻함이었습니다. 12월 12일(수)부터 내년 4월 14일(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진행되는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09 <팀 버튼 전>에서 내면의 깊은 슬픔을 끌어내면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팀 버튼만의 절제된 미학을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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