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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프트베르크] 크라프트베르크의 리더, 랄프 휘터 인터뷰

2013.04.09 

 

Ralf Hütter

 

 

Q. 한국에서는 처음 가지는 내한공연이다. 그 소감은?

 

작년부터 3D 이미지와 애니메이션 등을 삽입한 공연을 각국에서 최초로 진행해 왔다. 드디어 서울에서도 크라프트베르크의 40년 음악 인생을 3D 영상과 함께 선보일 기회가 생겨 무척 기쁘다.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인 만큼, 매우 기대가 크다.

 

Q. 이번 공연을 위해 특별히 계획한 퍼포먼스가 있는지? 그리고 이번 공연을 통해 무엇을 기대할 수 있나?

 

물론 있다. 우리의 음악과 함께 그에 부합되는 3D 프로젝션을 동시에 선보이는 공연이 될 것이다. 모든 관객들에게 3D 안경을 나누어 줄 예정이며 관객들은 마치 영화를 감상하는 듯한 최초의 라이브 일렉트로닉 3D 퍼포먼스를 체험 해 볼 수 있을 것이다.

 

Q. 공연에서 3D 영상을 사용하는 것은 어디에서 비롯된 아이디어였나?

 

1970년 독일 뒤셀도르프 클링클랑 스튜디오에서 초창기 파트너인 슈나이더와 함께 첫 발을 내딛을 때부터 우리의 음악은 비주얼적인 요소가 매우 강했다. 당시부터 지금과 같은 오디오/비주얼 뮤직의 컨셉을 정했고, 점점 발전하고 있는 기술사회와 어울리는 전자음악을 크라프트베르크의 프로젝트로 삼았다. 독일과 유럽 등지의 현 사회에 어울릴만한 컨템퍼러리한 무엇인가를 만들어 내자고 생각했고 그 산물이 바로 여러분이 보시게 될 전자음악과 3D 영상의 조화이다.

 

Q. 몇몇 공연에서 자막을 해당 국가의 언어로 번역해서 사용한 점이 매우 흥미로웠다. 이번 서울 공연에서도 한국어로 된 자막을 선보일 것인지?

 

난 영어, 불어, 러시아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등 여러 국가의 언어를 할 수 있지만 아시아 계열 언어는 배운 적이 없다. 나의 친구인 류이치 사카모토가 그것을 고려해 몇몇 가사들을 일본어로 번역 후 내가 직접 노래 할 수 있도록 발음기호를 알려 주었다. 지금도 우리가 아시아 언어를 할 줄 모른다는 것이 무척 아쉽다. 누군가가 도와줄 수 있다면 대환영이다.

 

Q. 서울 공연 중 상영되는 영상의 가사를 한국어로 표기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

 

빠듯한 일정이긴 하지만 가능하다면 Radio Activity 한 곡 정도는 괜찮을 것 같다. 앞서 말했듯, 누군가가 한국어로 가사를 적어 전달해 주면 내가 삽입하는 방식으로. 좋은 생각이다. 각기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국가에서 일을 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기도 하지만 또한 흥미로운 일이기도 하다. 언어는 곧 음악이기 때문이다. 


우리 곡 중에는 음성학 기호들의 나열로 만든 노래들도 있다. 예를 들면 ‘파-페이-포’, ‘붐-비다-밤’과 같은, 언어는 때로는 드럼 소리와 같이 우리의 음악적 요소가 되고, 음악은 결국 모든 언어와 주변의 소리, 비주얼 등으로부터 만들어 진다. 음악에 담아 낼 수 있는 것들은 실로 무궁무진하다.

 

Q. 다른 국가에서는 8개의 앨범 전 수록곡을 8일간 선보이는 공연 컨셉이 화제가 되었는데, 이와 같은 컨셉을 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크라프트베르크의 음악 기원은 1960년대 말 예술 씬에 두고 있다. 1970년에는 슈나이더와 함께 클링클랑 스튜디오를 설립하고 멀티미디어 프로젝트 그룹으로 크라프트베르크를 시작했다. 우리의 기원이 멀티미디어 아트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에, MOMA 가 공연을 제안해왔을 땐 일종의 전시회처럼 전 앨범을 좀 더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방안을 꾀했다. 그래서 나온 아이디어가 8일간 하루에 한 앨범씩, 전 수록 곡을 선보이는 공연을 만들게 된 것이다. 오는 5월에는 도쿄에서, 그 후에는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에서 이와 같은 공연을 가질 예정이다. 


아쉽게도 서울에서의 공연은 하루밖에 되지 않지만 그러기에 더욱 좋은 선곡들과 3D 영상을 준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좀 더 시간을 가지고 우리의 전 곡을 들려줄 수 있는 기회가 다시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Ralf Hütter

 

 

Q. 신보 발표 소식을 듣지 못한 지 오래다. 이유가 있다면?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기보다는 카탈로그 작업과 3D 작업, 매번 진행 중이던 프로젝트 등으로 너무 바빠 시간이 없었다. 아시다시피 70년대부터 80년대 말까지는 우리가 잡아온 이 모든 컨셉을 사용하는 라이브가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지난 몇 년간, 우리는 3D 카탈로그를 셋업하는 데에 전력을 쏟았고, 이제야 이 모든 작업이 완성 되었다. 겨우 9집 앨범을 작업할 여력이 생겼지만 우리의 작업은 소수의 친밀한 인원이 꾸려나가는 작은 독립 스튜디오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하다. 현재 디지털 리마스터링은 마친 상태이고 9집 앨범 작업에 집중 할 일만 남았다.

 

Q. 뒤셀도르프 대학에서 클래식 음악을 전공한 것으로 알고 있다. 클래식 전공자로서, 그룹 결성 당시 새로운 장르의 일렉트로닉 음악을 시작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는지? 그리고 음악 활동을 하는데 있어 클래식 음악의 영향 받은 점이 있다면?

 

우리가 음악을 시작할 당시 독일의 음악 씬에는 거의 아무 것도 없었다. 슈나이더와 클래식을 전공하는 중 만나긴 했지만 클래식 음악은 19세기를 대표하는 것이었고, 20세기의 음악이라고 대표할 만한 것은 부재했기에 딱히 무언가로부터 영향을 받을 일은 없었다. 


5~60년대에는 모든 것들이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던 시기였다. 우리는 당시 유럽 일대를 휩쓸던 68 문화혁명의 한 부분이었고, 그와 함께 새로운 사운드의 가능성을 열고자 했다. 클래식을 했다고 해서 이미 존재하는 특정한 악기소리들에 구애 받고 싶지 않았다. 새로운 것을 세상에 들려주고 싶었고, 독일의 산업문화를 반영하기 위해 소리에 대한 음성학적 접근과 더불어 전자음을 삽입하기 시작했다. 요컨대, 시작의 모든 초점은 오직 ‘소리’ 그 자체에만 맞추어져 있었다.

 

Q. 곡을 만들 때, 다른 팀원들과 어떤 방식으로 작업하는 편인가? 그리고 영감은 어디에서 얻나?

 

간단하다. 영감은 매일의 일상생활에서 얻는다. ALLTAG이라고 부르는 독일의 언어는 매우 음악적이다. 일상적이지만 예술적이며 시적인 표현이다. 일상에서 사용하는 이러한 표현들을 비롯한 모든 것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작사와 작곡을 하곤 한다. 3D 그래픽, 앨범 커버를 비롯해 크라프트베르크를 둘러싼 모든 작업을 우리는 ‘토탈 아트’라고 부른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함께 일하는 컴퓨터 회사들로부터 프로그램을 받고 새로운 음악 장비들을 실험한다. 우리가 하는 일들은 사실상 예술과 기술을 접목시킨 매우 테크노아트적 작업이다.

 

Q. 마이클 잭슨, 콜드플레이, U2 등과 같은 세계적 아티스트들이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아티스트로 크라프트베르크를 꼽았다. 이에 대한 소감은? 그리고 훗날 함께 작업해 보고 싶은 밴드 혹은 아티스트가 있다면?

 

현재까지 우리는 매우 특별한 상황 속에서 철저히 ‘독립적으로’ 모든 작업을 해왔다. 정신적으로 음악은 곧 나의 언어이기에 음악을 통해 전 세계 다른 아티스트들과 소통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모든 것은 상호간의 작용이다. 우리는 뉴욕에 있는 친구 ‘프랑소와 케이’와 몇몇 클럽 믹싱 작업을 함께 해 왔다. 그와는 Tour De France 앨범에서도 함께 작업을 했고, 작년에는 피에르 드 스완과 MOMA에서의 공연을 돕기도 했다. 현재엔 3D 프로그래머인 그리핀하겐과 음향 스탭들과도 함께 작업하고 있다.

 

Q. 한국의 수 많은 팬들이 이번 첫 내한 공연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한국 팬들에게 마지막으로 한마디 한다면?

 

서울과 같이 기술이 발달한 도시에 아직 한번도 방문해 보지 못했다는 것이 늘 아쉬웠다. 하지만 이제라도 한국을 방문하게 되어 개인적으로도 무척 설레고 기대된다. 난 채식주의자인데, 이번 기회에 서울에서 한국 고유의 채식음식을 맛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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