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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지브리 레이아웃 전] 애니메이션 제작 공정 속 ‘레이아웃’

2013.07.04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게 되면서 스튜디오 지브리의 레이아웃 전이 일본에서 열리고 있다는 사실을 회사 동료에게 듣고는 무척이나 궁금해졌다. 물론 스튜디오 지브리의 아트 웍은 두말할 것 없이 최고 레벨이기에 유명 거장의 애니메이터들이 그린 레이아웃은 뭐가 다를까, 조금이라도 그들의 발자취를 보고 느끼고 싶은 생각에 현지에 가지 못하는 아쉬움이 많았다. 그런데 일본 외의 타 국가에서 처음으로 국내에서 스튜디오 지브리의 레이아웃 전시회가 있다는 사실에 매우 흥분되고 기대된다. 필자의 경우 애니메이션의 업계에 첫발을 내밀게 된 이유가 스튜디오 지브리의 작품을 보게 되면서 시작되었기에 더 각별하게 느껴진다. 우스갯소리로 '스튜디오 지브리가 아니었으면 내 인생이 어떻게 됐을지 몰라' 라고 할 정도로 스튜디오 지브리의 작품들은 모든 이들에게 가슴 속 무언가를 꿈틀거리게 하는 마법의 힘이 있다고 생각된다.

 

애니메이션이란, 라틴어의 ‘anima’에서 나온 말로 정신, 또는 생명의 숨결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아무것도 없는 빈 종이에 그림을 그려 프레임 별로 촬영한 뒤, 초당 24프레임의 규정된 속도로 차례대로 스크린에 비추면 그 속에서 마치 실제처럼 움직임을 볼 수 있는 것이 그 특징이다. 어린 시절 한 번쯤 해봤을 플립북(아래 사진 참고, 공책 한 구석에 그림을 그려 페이지를 빠르게 넘기면 그림이 움직이게 하는 방식)처럼 단순한 그림들이 빠르게 넘어가면서 실감나는 영상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이제 이야기할 제작 과정에 대한 부분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그림들을 연속해 움직이는 영상처럼 보이게 만든 것이 바로 애니메이션이다. 애니메이션의 기법에는 많은 종류가 있지만 그 중 상업적인 애니메이션이 가능하도록 처음 고안 된 것이 Cell 애니메이션이다. 1915년 허드(Earl Hurd)가 고안해 낸 기법으로, 종이에 그린 그림을 투명한 플라스틱인 셀룰로이드에 옮겨 채색한 뒤 배경은 그대로 두고 인물만 움직이게 하는 방식을 의미하는데, 이렇게 실감 나는 셀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프리 프로덕션, 프로덕션, 포스트 프로덕션이라는 세 가지의 제작 공정을 통해 진행된다.


이제 스튜디오 지브리로 눈을 돌려보자. 스튜디오 지브리 역시 프리 프로덕션-프로덕션-포스트 프로덕션의 과정을 거친다. 



1. 프리 프로덕션 단계

프리 프로덕션은 애니메이션의 기획 단계로, 어떠한 애니메이션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첫걸음이다. 작품에 대한 가장 큰 그림을 그리는 기획, 스토리의 소재 발굴과 장면 별 대사와 지문, 분위기를 정리한 시나리오, 시나리오를 중심으로 실제 장면들이 어떻게 보여질지에 대한 스케치된 이미지 형식의 콘티, 그리고 스토리와 전체 분위기에 맞게 어떤 캐릭터를 등장시킬 것인지에 대한 디자인 등이 포함된다. 실사 영화와는 달리, 애니메이션은 한 장씩 그림을 그려나가는 작업이기 때문에 일단 많이 만들어두고 후반 작업을 통해 편집한다는 것은 여러모로 큰 손해다. 그렇기에 프리 프로덕션의 콘티 제작에서는 씬의 연결은 물론, 카메라 앵글, 인물의 연기 등 대략적인 구상이 필요하다.

 

2. 프로덕션 단계

이어 프로덕션 단계는 애니메이션 제작의 핵심 과정이다. 프로덕션 단계는 레이아웃- 원화- 동화- 스캔- 색 지정- 채색-검수- 촬영, 효과 등의 순으로 이루어진다. 우선 레이아웃은 프로덕션의 모든 과정의 시작이다. 콘티가 작품 전체의 설계도라면, 레이아웃은 각 컷과 각 씬의 설계도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중요도가 큰 작업이다. 레이아웃이 완성되면 등장인물의 동작이나 물체 운동의 핵심 부분이 되는 그림을 그리는 원화 작업과, 원화 작업 이후 그 사이의 비어 있는 그림들을 그려 움직이게 하는 동화 과정, 원, 동화의 과정을 통해 완성된 각각의 그림들을 디지털 작업이 가능하도록 하는 스캔 작업, 스캔 된 각각의 이미지들을 색 지정과 채색 작업을 진행하고, 이후 각 과정이 올바로 진행되었는지 다시 한 번 검토하는 검수 단계에 들어간다. 이후 각각의 완료된 그림을 영화 필름의 한 장인, 프레임(Frame) 별로 촬영하고 장면 별로 필요한 효과 영상 등을 추가로 제작하여 최종 편집을 통해 프로덕션의 과정을 마무리한다.

 

3. 포스트 프로덕션 단계

그 다음 포스트 프로덕션이라는 후반 제작 과정을 통해 편집과 합성 그리고 성우 더빙, 음악 및 음향 효과의 작업을 거치게 된다. 이 세가지 애니메이션 제작 과정 중 애니메이션 제작의 꽃이라 불리는 과정이 있다. 바로 프로덕션 과정 중 레이아웃이다.

 

 

 

레이아웃이란 사전적 의미로 무언가를 배치하는 뜻을 갖고 있는데, 애니메이션의 레이아웃이란 스토리의 한 장면 즉, 씬 안에 있는 모든 것들을 어떻게 표현할지에 대한 감독의 지시를 포괄한다. 레이아웃을 통해 애니메이션의 움직임을 주는 작업이 시작되고 많은 스테프들이 각 파트에 맞게 제작 하게 된다.

 

애니메이션은 여러 사람이 모여 작업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진행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왜냐하면 레이아웃을 보는 작업자들의 이해가 부족해 제작 시간이 지체되는 일이 생긴다면 그만큼의 손해가 커지게 되기 때문이다. 그만큼 레이아웃은 애니메이션 제작에서 필수 과정이며 실제 장면에 대해 원근법과 정확한 묘사 등 연출의 설명과 지시 사항 등이 포함되어있다. 그렇기 때문에 레이아웃에는 연출가의 연출에 대한 상상력과 수많은 고민들이 섞여 있다. 


특히 스튜디오 지브리의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과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라는 세계적인 거장들의 작품들은 엄청난 묘사와 완성도 높은 한 장의 레이아웃으로 이미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을 상상하며 볼 수 있을 정도로 완벽하다고 할 수 있다. 애니메이션을 사랑하고 특히 스튜디오 지브리의 감성에 빠져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번 전시회가 주는 의미는 정말 남다르다.

 

 


  

Writer. 맹준재

 

주) 아트플러스엠 근무

KBS TV동화 행복한 세상

KBS TV 애니메이션 상상친구 꾸메푸메

http://www.artplusm.co.kr

 

 

"위 글은 스튜디오 지브리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전시 정보] 장면을 설계하다, 스튜디오 지브리의 레이아웃 시스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