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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지브리 레이아웃 전]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스튜디오 지브리 작품과 레이아웃

2013.08.29

 

1990년대에는 대중적인 성공을 통해 스튜디오 지브리가 메이저 제작사로 발돋움하는 여러 작품들이 나타난다. 그리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스튜디오 지브리의 작품은 작품이 공개될 때마다 최고 흥행작으로 손꼽히며 흥행 기록을 갈아치운다. 또한 스튜디오 지브리의 작품들은 해외 유명 영화제에서 다수의 상을 수상하며 대중성은 물론, 예술성까지 인정받아 세계 3대 애니메이션의 제작사로의 입지를 확고히 해오고 있다.

 

이번에는 스튜디오 지브리의 부흥기라 할 수 있는 1990년대에서부터 2000년 대에 이르는 스튜디오 지브리의 대표 작품들을 소개하고, 애니메이션 공정에 쓰인 레이아웃과 실제 애니메이션의 작품을 비교하고자 한다.

 

 

1990년대, 스튜디오 지브리만의 정체성을 찾아가다

 

1990년대 스튜디오 지브리의 작품에는 일본의 과거를 고찰할 수 있는 심도 깊은 이야기에서부터 현재의 일본을 아우르는 이야기까지 현재와 과거,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또한 이 시기에는 정치적 이데올로기에 대한 비난과 성찰, 자연과 인간의 대립으로 사랑과 생명에 관한 문제를 다룬 작품 등 스튜디오 지브리만의 색깔을 지닌 작품이 해외 영화제에서 여러 상을 수상함으로써 작품성까지 인정 받은 시기이기도 하다.

 

 

추억은 방울방울 (1991)

 

<추억은 방울방울>은 직장여성 ‘타에코’의 어린 시절에 대한 회상과 여행을 통해 1960년대의 일본 사회상과 생활상을 보여주면서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작품이다.

 

 

 

 

 

<추억은 방울방울>의 주인공 타에코가 토시오와 함께 드라이브를 하러 간 장소에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다. 이 레이아웃은 구름과 울타리 배경을 중심으로 두 인물의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레이아웃에 울타리는 소품이라는 메모가 명시되어 있어 인물들의 움직임이 좀 더 강조될 것을 알 수 있다. 실제 애니메이션에서는 토시오가 레이아웃 뒤쪽의 화살표 방향으로 걸어 나와 울타리를 잡고 앞을 바라보는데, 그 움직임과 함께 타에코 시선의 이동, 각 인물에 따른 하이라이트, 그림자의 움직임 그리고 각 배경 그림자에 대한 디테일한 묘사를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 (1994)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은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해 갑자기 삶의 터전을 잃게 된 너구리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인간과 동물의 공존이란 주제를 해학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너구리인 쇼우키치와 오키요가 변신술로 하얀 공을 만들어 공놀이를 하고, 함께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다. 이 장면의 레이아웃은 두 너구리와 너구리들이 밟고 있는 풀, 그리고 배경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늘에 떠 있는 달이 두 너구리를 비추는 빛과 그림자 부분을 표시하기 위해 하이라이트 부분은 빨간 선으로, 그림자는 파란색으로 색칠하였다. 그 아래로는 너구리들의 움직임에 맞게 풀을 별도로 분리하여 작업하도록 배치해 놓았는데, 너구리들이 숲 속 한 가운데 어색하게 떠있는 듯한 모습을 막기 위해 너구리들 앞에 별도의 풀을 배치해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하였다.

 

 

모노노케 히메(1997)

 

<모노노케 히메>는 기존의 스튜디오 지브리 작품과 달리 거친 이미지를 통해 자연에 대한 소중함과 경이로움 등 인간과 환경에 대한 철학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시시가미의 목을 되돌려 주고 난 뒤, 아시타카와 산이 서로 각자의 삶을 살아가기로 하며 이별의 인사를 전하는 장면이다. 이 레이아웃 안에는 두 인물과 들개가 배치되어 있는데, 인물에 대해서는 이전의 레이아웃처럼 그림자를 파란색으로 표시하여 음영의 구분을 주었고, 들개 역시 같은 방식으로 지시되어 있다. 단, 들개의 몸통 뒤 쪽에 빛이라는 문구를 표시하여 다른 영역과 음영의 차이가 나도록 지시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구름은 Book A로 움직임을 주도록 하였고 뒤 쪽 배경으로 Book B라는 영역을 따로 주어 바람의 방향에 맞게 전체의 움직임을 디테일하게 표현하도록 지시하고 있다.

 

 

2000년대, 스튜디오 지브리의 현재 진행형

 

2000년대 그리고 현재까지 스튜디오 지브리는 계속되는 변화를 맞이했다. 디지털과 3D 애니메이션의 도입으로 애니메이션이 더욱 입체적이고 사실적으로 묘사되고 있지만, 스튜디오 지브리는 여전히 연필의 사각거림에 주목하며, 스튜디오 지브리만의 화려한 색채와 감성적인 연출법을 즐기고 있다. 또한 스튜디오 지브리만의 예측할 수 없는 상상력으로 대중들을 환상적인 모험의 세계로 안내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2001)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역대 일본영화의 흥행기록을 모두 갈아치우고,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서 애니메이션 사상 최초로 ‘황금곰상’을 수상했을 만큼 대중성과 작품성 모두를 인정받은 작품이다.

 

 

 

 

이 장면은 유바바가 운영하는 엄청난 규모의 온천의 모습이다. 웅장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 장면의 레이아웃을 보고 있자면 레이아웃 배경에도 자세한 묘사와 지시가 들어있다는 것 자체가 놀랍게 느껴진다. 온천에 있는 지붕에서부터 각각의 창문, 다리와 나무까지 한 밤의 온천이 어떤 식으로 보이는지 세부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특히 빨간색으로 표시된 네모 칸, PAN은 온천의 지붕 꼭대기에서 아래쪽 다리까지 카메라가 이동하는 지시가 기록되어 있어서 애니메이션에서 화면의 이동이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이 장면은 누구에게나 천대받던 가오나시가 자신에게 친절을 베푼 치히로에게 패를 몰래 훔쳐 건네주는 장면이다. 치히로와 가오나시의 레이아웃에서는 가오나시의 캐릭터가 투명한 형태라는 점, 그리고 일부분에서는 투명하지 않은 캐릭터의 형태를 지시해주는 부분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레이아웃에는 온천 내부의 배경을 전체적으로 뿌옇게 표현하고, 좌측 부분을 좀 더 구분 되게 표현하라고 지시되어 있는데 이 또한 실제 스틸컷을 보면 프레임 좌측 온천수로 인한 김이 새어 나오는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 (2004)

 

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다이애나 윈 존스의 동명 소설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작품으로, 즐거운 상상력과 화려한 볼 거리를 제공한다.

 

 

 

 

이 장면은 움직이는 성을 바라보는 하울과 마클의 모습이다. 레이아웃에는 배경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성의 모양과 그 형태가 어떠한지를 세밀하게 그리고 있다. 특히 움직임이 있는 굴뚝의 모양을 어떤 식으로 묘사할 것인지 레이아웃을 통해 지시하고 있다. 실제 영화에서도 디테일하게 그려진 움직이는 성은 신비스러우면서 기괴한 모습으로 영화 속 가장 인상적인 요소로 기억되고 있다.

 

 

 

 

하울과 소피가 하늘 위에 떠있는 장면의 이 레이아웃은 배경의 구름을 따로 나누어 움직임을 주라는 지시가 쓰여있다. BOOK A, B, C 등으로 각 BOOK마다 숫자가 다르게 표시되어 있는데, 방향 별로 구름의 속도가 다름을 보여준다. 방향에 맞는 캐릭터와 구름의 그림자 위치를 통해 빛의 방향도 확인할 수 있다.

 

 

벼랑 위의 포뇨 (2008)

 

<벼랑 위의 포뇨>는 인어공주를 현대적 시각에 맞게 아름답게 재해석한 작품으로, 호기심 강한 물고기 포뇨와 소스케가 만나 펼쳐지는 이야기가 귀엽고 사랑스러운 작품이다.

 

 

 

 

이 장면은 호기심 많은 물고기 소녀 포뇨가 수면 위에 올라오는 장면으로, 레이아웃에는 배경이 되는 수면에 대한 지시 사항이 자세히 적혀 있음을 알 수 있다. 물의 지면에 라인을 표시하고 물의 흐름에 대한 움직임은 빨간색으로 표시하였다. 또한 물 위 빛의 하이라이트와 그림자, 수면에서 움직임에 따른 물의 움직임들은 따로 분류해 표시하고 있다.

 

 

 

 

포뇨가 분신들과 함께 수면 위로 올라가는 장면의 레이아웃에서는 다음 장면과의 연결을 위해 하단에 메모로 따로 표시를 해 둔 점이 인상적이다. 441번 레이아웃에441번에서 448번까지의 장면 배경을 현재 441번의 레이아웃과 동일한 형태로 구성하는 건 어떤 지에 대해 의견을 묻고 요청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레이아웃을 통해 포뇨의 동작이 계속 이어질 것임을 예측할 수 있으며, 배경의 움직임에 따른 빛의 효과를 계속 연결 시키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그림자의 위치, 바람의 방향, 캐릭터의 움직임 등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 위한 요소들이 세세하게 기록된 레이아웃은 애니메이터들의 정성과 노력의 흔적이 오롯이 담겨있는 공간이다.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에도, 영화가 끝난 후에도 오랜 여운을 남기는 스튜디오 지브리의 작품 뒤에는 바로 이들의 수고와 열정에서 비롯되지 않았을까?

 

드로잉, 스토리, 캐릭터 등을 넘어 더 넓은 세계를 보여주는 스튜디오 지브리. 오늘 소개한 레이아웃 작품 외의 13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일 스튜디오 지브리의 레이아웃 전이 기대된다.

 

 


  

Writer. 맹준재

 

주) 아트플러스엠 근무

KBS TV동화 행복한 세상

KBS TV 애니메이션 상상친구 꾸메푸메

http://www.artplusm.co.kr

 

 

"위 글은 스튜디오 지브리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전문가 칼럼] 1980년대 스튜디오 지브리 작품과 레이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