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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vitational] 열정적인 아티스트 조수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2011.08.31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세계 5대 오페라 극장의 프리마돈나로 데뷔하였고, 음악계의 거장으로부터 최고의 찬사를 들으며 세계 무대를 휩쓴 현대캐피탈 Invitational 조수미 파크콘서트의 조수미. 이런 조수미에게도 성공을 위해 노력했던 젊은 시절이 있습니다. 하지만 힘들었던 시간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젊은 아티스트의 재능을 아끼고 이끌어주는 선생님과 선배들이 있었기 때문이었죠. 전세계가 사랑하는 디바가 된 조수미는 후배들에게 자신이 받았던 사랑을 나누어 주면서 자신을 이끌어 주었던 선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카랴얀을 감동시킨 천부적 재능의 어린 조수미

선화 예술 중고등학교를 수석으로 입학했고, 서울대 성악과 개설 사상 최고의 실기점수를 받으며 수석으로 입학했던 조수미는 남다른 가능성을 지닌 재목으로서 세인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조수미는 국내 무대에 만족하지 않고, 대학 입학 1년이 지났을 때 성악의 본고장인 이탈리아 산타체칠리아 음악원으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이후 콩쿠르 대회를 휩쓸며 국제무대에서 주목 받았고 오페라 무대에 데뷔한 뒤 전설적인 지휘자 카라얀을 만나면서 소프라노로서의 새로운 길을 열어갔습니다.


조수미가 카라얀을 처음 만난 것은 그녀의 나이 24살 잘츠부르크의 오디션 자리였습니다. 당시 조수미는 커다란 리본으로 포니테일을 한 앳된 모습이었죠. 전설적인 지휘자 카라얀의 나이는 이미 76세였습니다. 카라얀 앞에 선 조수미는 잔뜩 긴장한 채로 바흐의 곡을 불렀습니다. 노래를 들은 카라얀은 조금은 뜬금없이 부활절에 무엇을 할 것인지 묻죠. 특별한 일은 없지만 ‘밤의 여왕’ 녹음을 할지도 모른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카라얀은 경험 없는 소프라노에게는 너무 힘든 곡일지 모른다고 애정 어린 조언을 한 뒤 ‘밤의 여왕’을 청했습니다. 갑작스런 요청에 노래를 시작했지만 그녀의 맑고 청아한 음색에 카라얀은 감탄했죠.

 
카라얀은 세간에 냉혹한 지휘자로 알려진 인물입니다. 하지만 조수미와 마주한 노년의 카라얀은 젊은 성악가의 재능을 아끼는 자상한 할아버지의 모습이었죠. 특히 그녀가 돈을 쫓는 사람들에게 휘둘리지 않길 걱정하는 모습에서는 그가 젊은 재능을 얼마나 아끼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당시 카라얀은 이미 기력이 쇠약해진 와중이었지만 갓 프로 세계에 입문한 소프라노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고, 조수미는 카라얀이 세상을 떠나기 6개월 전 함께 녹음한 베르디 오페라 <가면 무도회> 음반으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신이 내린 목소리’라는 카라얀의 찬사는 그녀가 세계 무대로 발돋움하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조수미 역시 카라얀과 함께 한 1년 남짓의 시간은 자신의 성공을 이끈 자양분이 되었다고 회고하였습니다.


카라얀에게 받은 사랑을 후배들에게 나누다

조수미는 세계 최고 수준의 아티스트로서 화려한 삶을 살아가지만 독선적이고 차가운 예술가는 아닙니다. 선배 아티스트의 따뜻한 손길이 젊은 아티스트에게 더 큰 의미를 가진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후배들이 자신의 영역에서 확실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조수미는 후배 아티스트들에게 동경의 대상인 동시에 친근한 선배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팝페라 테너로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임형주는 자신의 자서전에 조수미에 대한 추억을 기록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임형주는 조수미를 직접 만나고 싶다는 마음에 방송국 분장실에 몰래 잠입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조수미를 만난 임형주는 훌륭한 성악가가 되어 함께 무대에 서겠다고 말하며 싸인 CD를 받아왔다고 합니다. 이후 2003년 <한일 월드컵 1주년 기념 평화 콘서트>에서 애국가를 부르게 된 임형주는 다시 한 번 조수미와 만났습니다.

조수미는 임형주의 노래를 들은 뒤 옷 매무새까지 세심하게 매만져주며 임형주의 목소리를 칭찬했다고 하죠. 이때 임형주가 과거 자신이 무대 뒤에 찾아간 일화를 말했다고 하는데요. 조수미는 그때 일을 기억하고 이후 친한 선후배 사이가 되었다고 합니다. 세계 최고의 소프라노이지만 따뜻한 마음을 가진 조수미의 면모가 돋보이는 대목이죠.


현대캐피탈 Stop & Listen 02 클래식 서프라이즈의 주인공이었던 팝페라 가수 카이는 조수미에 의해 발굴된 아티스트입니다. 조수미와의 특별한 인연으로 유명한 아티스트이기도 하죠. 어린 시절부터 조수미의 열렬한 팬이었던 카이는 전국 투어를 따라다닐 정도였다고 하는데요. 조수미 같은 아티스트가 되기를 꿈꾸며 성장한 카이는 서울대 성악가에 입학하였고, 이후 성악 엘리트로 이름을 알리게 되었습니다. 조수미는 그의 재능을 알아보고 세계 무대에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쉽게 기억할 수 있도록 카이라는 이름을 직접 지어주었습니다. 그리고 전국투어 협연 파트너로도 발탁했죠. 협연 파트너로 카이를 발탁한 것은 매우 파격적인 결정이었습니다. 조수미가 국내 팝페라 가수와 함께 공연하는 것도 최초였지만 이전 투어를 함께 한 협연자가 세계적인 팝페라 가수 알렉산드로 사피나였기 때문이죠. 자신에게 기회를 준 선배들이 그러했듯이 재능 있는 젊은 뮤지션이 커갈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한 조수미의 따뜻함이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조수미는 이후에도 카이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TV 프로그램에서 전화연결을 하는 등 자신이 아끼는 후배를 위해 세심하게 배려해 주었습니다.



한 사람의 거장은 개인의 희생과 끊임없는 노력이 있어야만 가능한 것입니다. 하지만 결코 능력 있는 예술가 혼자만의 힘으로는 탄생할 수 없습니다. 국제 무대 데뷔 25주년을 맞는 조수미는 음악을 할 때는 음악에 집중하지만, 그것이 끝나면 음악에 대한 모든 생각을 끊을 줄 알아야 한다는 카라얀의 조언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죠.

음악을 사랑하되 음악에 대한 집착은 놓아버리라는 카라얀의 충고가 없었다면 지금의 조수미는 조금은 다른 모습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세계적인 소프라노인 현재의 조수미는 꿈을 꾸는 젊은 아티스트들에게 자신이 받았던 성장 발판을 내주고 있습니다. 진심이 담긴 이 발판은 미래의 제2의 조수미를 키우는 힘이 될 것입니다. 현대캐피탈 Invitational 조수미 파크콘서트에서도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바이올리니스트 이현웅 등 젊은 아티스트와 함께 2011년 9월 24일 토요일 찾아올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