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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스칼 전] 공간에 대한 탁월한 감각, 마리스칼의 인테리어 디자인

2014.01.21

 

회화와 타이포그래피, 그래픽 디자인 등 이미지를 활용한 분야에서 디자인을 시작한 하비에르 마리스칼(Javier Mariscal)은 1978년 바르셀로나에 위치한 메르베예 바(Merbeye Bar)라는 곳의 인테리어 디자인 작업을 기점으로, 자신의 활동 영역을 평면이 아닌 3차원의 공간까지 확대합니다. 그는 인테리어 디자인이라는 새로운 분야에서도 본인의 끝없는 재능을 보여주었습니다. 마리스칼은 기존의 이미지 작업을 통해 보여준 시각적 표현력에 더하여, 공간에 대한 본인의 탁월한 감각까지 효율적으로 활용했습니다. 예술 활동을 놀이처럼 즐기는 아트 플레이어답게, 마리스칼은 기존 인테리어와 건축 디자인의 정형성을 뛰어넘는 독창적인 결과물로 다시 한 번 사람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이후에도 마리스칼은 페르난도 살라스와 협업한 듀플렉스 바(Duplex Bar, 1980), 본인을 비롯하여 세계 최고의 건축가와 디자이너들이 함께 참여해 화제를 모았던 푸에르타 아메리카 호텔 프로젝트(Puerta America Hotel Project, 2005)과 글로벌 의류 브랜드 H&M 매장 디자인(2006~2008) 등 공간 디자인 분야에서 천부적인 역량을 드러내며 만능 크리에이터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했습니다. 다양한 주제와 컨셉이 매력적인 마리스칼의 인테리어 아트워크를 소개합니다.

 

 

예술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5성급 호텔, Gran Hotel Domine Bilbao

 

 

GRAN HOTEL DOMINE BILBAO

 

 

스페인 빌바오에 자리한 5성급 호텔 그란 호텔 도미네 빌바오(Gran Hotel Domine Bilbao, 2001)는 호텔 전면을 입체적으로 둘러싼 거울 벽이 특징입니다. 이 곳은 스페인 빌바오의 또 다른 명소 구겐하임 미술관(Guggenheim Museum)의 반대쪽에 위치해 있습니다.

 

 

 

 

 

GRAN HOTEL DOMINE BILBAO

 

 

마리스칼은 페르난도 살라스 스튜디오(Fernando Salas Studio)와의 협업으로 2001년 그란 호텔 도미네 빌바오의 건축은 물론이고 각 룸과 식당 내부, 바와 카페테리아의 인테리어 디자인을 담당했습니다. 기성의 예술 관념이나 형식을 부정하고 혁신적 예술을 의미하는 아방가르드를 표현하고자 했던 마리스칼. 아트리움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삼나무 조각과 호텔 내부에 솟아오른 돌무더기 탑은 호텔을 보다 풍성하게 장식하며 투숙객들에게 이색적인 볼거리를 선사했습니다.

 

 

GRAN HOTEL DOMINE BILBAO BAR

 

 

마리스칼 특유의 유머러스한 디자인은 레드와 화이트의 대비가 돋보이는 호텔의 바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진을 통해서는 확인할 수 없지만 30초마다 색이 변하는 조명과 쭉 뻗은 기둥, 그리고 유니크한 가구는 마리스칼 특유의 자유롭고 생동감 넘치는 분위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GRAN HOTEL DOMINE BILBAO

 

 

또한 심플하게 꾸민 침실에 독창적인 디자인의 가구를 배치한 점은 예술성과 대중성의 적절한 기점을 조절하는 마리스칼 디자인의 내공을 느낄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이렇듯 인근 예술 명소와 비교해도 뒤쳐지지 않는 아방가르드한 디자인은 그란 호텔 도미네 빌바오가 고급스러운 숙박 시설을 넘어 하나의 아트플레이스로서 평가 받는 이유입니다.

 

 

최정상 디자이너들의 만남, Puerta America Hotel

 

 

Puerta America Hotel

 

 

스페인 마드리드에 위치한 푸에르타 아메리카 호텔(Puerta America Hotel, 2005)은 ‘죽기 전에 가봐야 할 건축물’로 추천될 만큼 세계적인 디자인 명소로 꼽힙니다. 특히 호텔 디자인 프로젝트에 참여한 디자이너들은 일명 드림팀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화려합니다. 마리스칼을 비롯하여 자하 하디드(Zaha Hadid), 장 누벨(Jean Nouvel), 데이비드 치퍼필드(David Chipperfield)와 론 아라드(Ron Arad) 등 한 자리에 모이기 힘든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이 푸에르타 아메리카 호텔을 스페인 디자인의 중심지로 만드는데 기여했습니다. 이들은 오색으로 빛나는 화려한 호텔 외벽은 물론 각층 마다 자신들의 다채로운 세계관을 완성했습니다.

 

 

Puerta America Hotel

 

 

2005년, 푸에르타 아메리카 호텔의 11층 디자인을 맡게 된 마리스칼은 세련되면서도 활력이 넘치는 인테리어 디자인을 완성했습니다. 마리스칼은 투숙객들이 호텔 객실로 향하는 길에서부터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엘리베이터에 내리는 순간 환한 빛으로 투숙객들을 환영하는 선인장 조형물을 설치하기도 하였습니다.

 

 

 

Puerta America Hotel

 

 

마리스칼이 작업한 11층은 스페인의 색깔이 잘 묻어난 객실이라는 평을 받을 만큼 활력이 넘치는 디자인이 인상적입니다. 특히 내부 가구나 벽 등에 사용된 화려한 색상, 어린 아이가 낙서한 듯한 비정형적인 드로잉과 생동감 넘치는 타이포그래피는 투숙객들을 제약이 없는 자유로운 세계로 인도 합니다. 마리스칼은 11층 디자인의 목적에 대해 “소비자의 다양한 개성과 취향을 존중하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호텔의 서비스와 이미지를 평가하는 리뷰 사이트에서 푸에르타 아메리카 호텔의 디자인에 관해서 만큼은 하나같이 극찬이 이어지는 것을 보면 마리스칼의 소망은 완벽하게 이뤄진 듯합니다.

 

 

마법 숲에서의 만찬, 레스토랑 Ikea

 

 

Restaurant Ikea

 

 

스페인 비토리아 가스테이즈(Vitoria Gasteiz)에 위치한 레스토랑 이케아(Restaurant Ikea, 2005)는 자연주의에 입각한 생태적인 분위기가 일품인 곳입니다. 인테리어의 콘셉트를 나무 숲에 둘러 쌓인 농가로 설정한 만큼, 너도밤나무와 참나무가 메인 재료로 사용된 레스토랑 이케아의 인테리어는 한편의 아름다운 동화를 연상시킵니다.

 

 

 

Restaurant Ikea

 

 

레스토랑 이케아의 비현실적인 디자인은 가장 현실적인 소품을 통해 완성되었습니다. 마리스칼은 톱자국이 그대로 나 있는 참나무와 가공되지 않은 돌 등 자연친화적인 소재를 통해 레스토랑의 클래식하면서도 흥미로운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화강암과 참나무로 분리된 공간, 인공 조명 필터로 느껴지는 나무의 촉감은 마치 숲 속의 풀 냄새와 청량한 바람을 머금은 듯합니다. 내부 벽에 모자이크 형식으로 겹겹이 쌓인 나무 판들은 레스토랑을 감싸고 있는 형국으로 숲에 온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합니다. 섬유 유리와 재미있는 게 모양의 조명도 자연친화적이면서도 현대적인 디자인을 드러내는 부분입니다.

 

 

라틴음악의 정수를 느끼다, Club Calle 54

 

 

Club Calle 54

 

 

페르난도 트루에바 감독의 영화와 동일한 이름의 음식점 겸 바인 클럽 칼레 54(Club Calle 54, 2000)는 스페인 마드리드의 거리를 화려하게 비추고 있습니다. 페르난도 트루에바 감독의 다큐멘터리 음악 영화 ‘칼레 54(Calle 54, 2000)’와 동일한 이름의 이 곳은 라틴 음악을 비주얼이라는 공간적인 방식으로 승화시킨 곳입니다. 마리스칼은 즉흥적이지만 여유를 잃지 않는 라틴 음악 특유의 정신을 세련된 인테리어로 완성했습니다.

 

 

 

Calle 54

 

 

클럽 칼레 54가 라틴 음악과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특별한 공간으로 디자인 될 수 있었던 데에는 마리스칼과 페르난도 트루에바 감독의 열정적인 음악 사랑에 기인합니다. 평소 라틴 음악에 조예가 깊었던 트루에바 감독은 티토 푸엔테(Tito Puente)와 베보 발데스(Bebo Valdes) 등 전설적인 라틴 음악 뮤지션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 ‘칼레 54(Calle 54, 2000)’를 제작해 호평을 받은 바 있습니다. 당시 마리스칼은 영화 포스터와 OST 앨범 커버 작업을 통해 단순하지만 강렬한 드로잉으로 라틴 음악의 감성을 표현했습니다. 자신이 가장 잘 하는 일을 통해 라틴음악에 대한 각별한 마음을 드러냈던 트루에바 감독은 이 후 클럽 칼레 54의 문을 열게 되는데, 마리스칼이 당시 프로젝트의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참여한 건 자연스러운 수순이었을 것입니다.

 

 

 

Club Calle 54

 

 

화려한 네온사인과 실제 움직이는 듯한 뮤지션들의 드로잉. 화면을 가득 채운 다양한 크기의 타이포그래피는 보는 것만으로도 음악이 들리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며 재즈 음악 특유의 리듬감을 전합니다. 특히 과장된 크기와 비비드한 색감의 타이포그래피로 역대 전설적인 뮤지션들의 이름을 가득 채운 검은색 배경의 벽에서는 알 수 없는 경외감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마리스칼의 본질을 꿰뚫는 디자인으로 칼레 54 클럽은 재즈 음악과 이를 위한 특별한 공간이 소통하는 새로운 차원의 아트워크로 완성될 수 있었습니다.

 

회화와 캐리커처 산업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증명했음에도 건축과 인테리어 디자인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전례 없는 성과물을 남긴 마리스칼. 주어진 성공에 안주하지 않는 혁신적인 마인드로 기존의 판을 뒤집는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주인공답게 마리스칼의 새로운 도전은 지금도 현재 진행 중입니다. 아시아 최초 회고전인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13 마리스칼 전에서 마리스칼의 또 다른 도전을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전시 정보] 마리스칼과 만나면 그 어떤 것도 작품이 된다, 마리스칼의 생활용품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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