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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스칼 전] 아트 플레이어 마리스칼의 회화적 면모를 살펴볼 수 있는 BOOK 디자인

2014.02.06

 

자유분방하고 속도감이 느껴지는 선과 대상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묘사력을 엿볼 수 있는 수많은 하비에르 마리스칼(Javier Mariscal)의 스케치 작품들. 그 작품들을 통해 평소 마리스칼이 얼마나 많은 양의 스케치 작업을 하며 회화적 표현력을 쌓아왔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마리스칼의 스케치 작품들 (출처: Mriscal Studio Facebook, 왼쪽, 오른쪽)

 

 

특히,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13 마리스칼 전에 설치된 태블릿 스케치 작업 영상은 우리가 매일 보고 지나치는 일상의 풍경이 마리스칼의 스케치를 통해 순식간에 예술작품으로 바뀌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뛰어난 회화적 표현력이 밑바탕 되었기 때문에 그의 예술세계는 더욱 자유롭게 디자인, 일러스트, 타이포그래피, 영화와 설치 미술 등으로 확장되어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의 다양한 작업 중에서도 회화적인 면모를 살펴볼 수 있는 BOOK 디자인을 소개합니다.

 

 

THE ART BOOK,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은 타이포그래피

 

THE ART BOOK (출처: Estudio Mariscal)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13 마리스칼 전 '스케치의 방'에 전시되어 있는 스케치 작품들 사이에서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는 그의 타이포그래피는 정갈하게 정돈이 된 '문자'의 느낌보다 회화적인 느낌이 강해 금방이라도 종이를 뛰쳐나와 춤을 출 것 같습니다. 영국 출판사 파이돈(Phaidon) ‘아트북(THE ART BOOK)’ 표지는 이러한 마리스칼의 타이포그래피로 디자인되었습니다. 일전에 유머러스한 비트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아트북'의 홍보 영상을 소개하였는데, 마리스칼의 타이포그래피 자체가 회화적 표현력을 바탕으로 그려진 생동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비트를 더하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영상 예술이 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THE NEW YORKER, 80여 년간 일러스트 표지만을 고집해온 잡지 

 

'뉴요커(THE NEW YORKER)'는 한국사람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잡지이지만 미국에서는 뉴욕 외의 지역에서도 두터운 마니아층이 형성되어 있을 만큼 유명한 잡지입니다. 1925년 2월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의 기자 헤럴드 로스(Harold Ross)는 그의 아내 제인 그랜트(Jane Grant)와 뉴요커를 창간하였는데, 뉴요커는 주로 뉴욕의 문화와 여러 분야의 시사적인 이슈를 다루는 주간지입니다. 사실 전달보다는 주관적인 해석과 비평이 주를 이루고 정치적인 성향이 뚜렷하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많은 이슈를 낳고 있습니다.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점은 80여 년 동안 한결같이 일러스트 표지를 고집한다는 것입니다. 다른 잡지의 표지 디자인과는 다르게 잡지를 선전하는 잡지 내용의 소제목 나열이나 자극적인 문구도 일체 없이 일러스트와 잡지 제목만으로 구성합니다. '뉴요커'가 표지 일러스트를 선택하는 기준은 그 시대의 유명한 작가의 작품이나 예술성이 뛰어난 작품이 아니라 '철저하게 잡지 내용을 효과적으로 반영하고 있는 작품'인데, 마리스칼은 지난 20여 년 동안 여러 번 '뉴요커' 표지에 작품을 싣고 있습니다.

 

 

 

 

THE NEW YORKER (출처: Estudio Mariscal)

 

 

'뉴요커' 표지에 실린 마리스칼의 일러스트를 보면 평소 마리스칼의 끊임없는 스케치 작업에 컬러링을 더한 것으로 생각되기도 합니다. 그가 추구하고 있는 예술은 '즐거운 놀이'라는 생각을 이미지로 보여주듯 힘들이지 않고 쓱쓱 그려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일러스트 속 인물의 살아있는 듯한 표정이나 싱크대에 넘쳐 흐르는 물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생생함, 영화 <치코와 리타>를 위해 스케치한 쿠바 시가지의 모습처럼 2차원의 종이에 유려하게 펼쳐지는 3차원의 공간 구조 등을 통해 마리스칼의 회화적 내공을 엿볼 수 있습니다.

 

 

<치코와 리타>를 위한 배경 스케치 (출처: Behance)

 

 

 

1080 RECIPES, 요리하는 정갈한 손길처럼 조심스러운 표현

 

1080 RECIPES (출처: Estudio Mariscal)

 

 

'더 아트북'과 마찬가지로 영국 파이돈 출판사에서 출판한 ‘1080 RECIPES’는 마리스칼의 일러스트 400점을 담고 있습니다. 마리스칼은 이 요리책을 통해서 앞서 살펴 본 스케치 작품들과는 조금 다른 화풍을 보여줍니다. 한가지 컬러를 사용한 스케치가 아닌 색연필이나 파스텔, 오일파스텔 등을 사용하여 스케치하고 필요에 따라 컬러가 돋보이게 채색을 합니다. 지중해 음식의 따뜻한 컬러감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함이라고 생각됩니다. 

 

 

 

 

 

 

 

요리 초보자들을 위한 가장 일상적이고 쉬운 1080가지의 요리 레시피를 수록하고 있기 때문에 일러스트 역시 간결합니다. 보송보송한 버섯과 금방 으깨질 것 같은 삶은 달걀의 표현은 아주 조심스러워 보입니다. 자유 분방하고 활달한 선을 즐겨 사용하는 모습과는 확연히 다름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는 컨셉에 따라서 자신의 회화적인 표현을 조절하고 매번 새로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우리가 마리스칼의 작품을 보면서 생동감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이유는 그가 ‘예술은 즐거운 놀이와 같다’라고 외치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오랜 시간 동안 수천, 수 만장을 넘어서는 스케치 작업을 통해서 그의 회화적, 예술적 표현에 실리게 된 힘 때문이기도 합니다. 힘이 실린 선으로 즐거움을 마음껏 그리고 디자인하는 예술가 마리스칼,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13 마리스칼 전에서 만나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