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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resh] 84기 인사이트트립 – 호연지기를 품다

2012.06.04


현대카드 현대캐피탈의 인사이트트립은 새로운 것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 차 있는 직원들을 위해 현대카드 현대캐피탈에서 마련한 문화 행사의 일환으로 더 넓은 세계에 대한 갈망과 욕구를 채워주기 위한 프로그램입니다.


약 6시간 만에 도착한 네팔. 초라한 시설의 공항에서 1시간 동안 비자를 받기 위해 무거운 짐을 들고 기다리는 불편함 속에서 타국에 왔다는 인식이 지친 몸을 흔들어 깨웠다. 하지만 공항에서의 불편한 기억도 잠시. 우리는 네팔에서 자연의 기운을 받고, 영험을 느끼고, 자신을 돌아보고 사랑하는 마음을 깨달으며 3박 4일을 보냈다. 처음에는 먼지 때문에 눈을 감게 만들더니, 돌아올 때는 아쉬움 때문에 눈을 크게 뜨게 만들었다.


 



1일차 - 먼지의 나라


네팔은 먼지가 많은 나라다. 뿌연 먼지 사이로 곳곳에 출몰하던 소와 닭들, 그리고 혼잡한 교통. 한국의 1960~70년대를 연상시킬 정도로 낙후된 도시였다.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고 다녔고, 소와 닭은 자동차를 무서워하지 않고 도로 위에 나뒹굴었다. 자동차와 오토바이, 자전거 등은 신호 없이도 인파와 가축을 요령껏 잘 피해 다녔다. 도로는 교통수단으로 가득 찼고, 인도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정신 없이 도착한 숙소에서 아늑함을 느꼈지만, 숙소를 나서면서 다시 네팔인의 바쁜 일상에 스며들어 시내 곳곳에서 그들의 생활은 엿볼 수 있었다. 낡아빠진 택시를 타고 먼지 자욱한 거리에 들어서자 시간을 되돌려 과거로 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 허름한 행색과 달리 눈빛이 맑던 그들의 모습은 한없이 평화로워 보였다. 네팔에서의 첫 식사는 전통 네팔 정식. 밥과 함께 나온 콩류의 음식과 만두는 맛있었지만, 특유의 향신료 냄새는 지금도 잊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하게 뇌리에 남았다.


2일차 - 왕국의 나라


전날 잠을 푹 잔 덕분에 아침 일찍부터 가벼운 발걸음으로 본격적인 네팔 탐험을 시작했다. 종교적 색채가 강한 네팔이기에 힌두교와 불교 사원들을 많이 가보는 것이 우리의 여행 목적이었다. 처음으로 찾았던 ‘덜발스퀘어’는 신비함을 간직한 역사의 한 페이지를 보는 듯했다. 보는 내내 타임머신을 타고 또 다른 세계에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고대의 어느 영험한 도시에 온 기분이랄까? 이런 신비한 도시에 현재의 네팔인이 살고 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유적지와는 달리 입구라는 것이 딱히 정해져 있지 않고, 아이들이 공을 차고 뛰어 놀고 낮잠을 자고 있다. 멀리서 보면 고대의 건축물이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카페에 지나지 않는 건물들. 그렇게 네팔의 세 왕국은 특별하지 않은 것처럼 수천 년의 신비를 현 시대에 보여주고, 또 자연스럽게 융화되어 있다. 그래서일까? 유적지에 사는 사람들의 눈에서 고대 신들을 지키는 네팔 왕국 수호자들의 눈빛을 느낄 수 있었다. 네팔 사람들은 분명 하나의 영적인 기운을 바탕으로 생명력을 이어왔으리라.


3일차 - 세계의 지붕 히말라야 산맥을 보다


세 왕국으로 대변되는 네팔 카트만두의 유적지. 하지만 실상 네팔을 찾는 많은 사람들은 유적지가 아닌 영험한 산 히말라야가 그 목적이다. 대륙에서 네팔로 들어오기 위해서는 히말라야를 넘어야 한다. 우리는 일정상 히말라야를 시각으로만 가슴에 품어야 했다. 새벽 4시에 마운틴플라이트(Mountain Flight)를 위해 공항으로 향했다. 날씨 탓에 나갈코트에서 히말라야 산맥을 제대로 보지 못해 더욱 기대가 되었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며 새하얀 설산 산맥을 오르는 사람, 점 하나를 찾고 싶었는데 끝내 보이지 않았다. 대자연의 장엄함이란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 히말라야를 내려다보았다. 드넓은 자연을 생각하면 세속의 작은 사사로움은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호연지기가 생겼다. 평생 간직하고 싶다.




비행을 마치고 잠시 숙소에서 휴식을 취한 후, 네팔의 대표적인 사원 ‘스와암부나트’를 찾았다. 원숭이가 곳곳에 출몰하여 ‘Monkey Temple’이라고도 불리며, 다른 사원들과는 달리 어딘가 더 이국적인 느낌의 사원이었다. 사원으로 올라가는 길고 높은 계단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4일차 - 아쉬움의 나라




네팔에 대한 첫인상은 지저분하고 정신 없는 곳이었는데, 귀국을 앞두고 돌아본 네팔은 아쉬움의 나라였다. 비록 바쁘고 가난하고 먼지 낀 네팔의 일상이었지만, 돌아오기 전 하나라도 더 눈에 담고 싶어 얼마나 아쉬워했는지 모른다. 아직도 신기한 것은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는 점이다. 아마도 네팔 여행을 통해 충만해진 에너지와 이별하기 싫은 마음 때문이었던 것 같다. 네팔을 다녀온지 일주일이 지났다. 지금도 눈에 선한 고대 도시와 유적지의 신비로움 속에 히말라야의 새하얀 순백의 장엄함이 태양 빛에 반짝인다. 오늘도 우린 호연지기를 품고 영적으로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