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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resh] Culture Concert 46 - 아카펠라 콘서트 ‘메이트리’

2012.06.28


아카펠라는 완벽한 조화로 만들어내는 음악


 



“우리는 노래방에 갈 필요가 없어요. 맥주 한 잔 마시고 노래 부르고 싶을 때 그곳이 어디든 그 자리가 바로 노래방이죠. 비트박스가 가능하니까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어디서든 흥겹게 노래 부르며 스트레스를 풀어요. 우리에게 아카펠라는 일이자 놀이죠.”

우리에게 아카펠라는 일이자, 놀이라고 말하는 메이트리. 공연 전 잠깐의 인터뷰에서 메이트리의 내공이 느껴졌습니다. 십년이면 강산도 바뀐다는 데 꿋꿋하게 견뎌낸 세월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는 않은가 봅니다. 그래서 그들의 공연이 더욱 기대가 됐습니다.




7:30 오디토리움

“반주와 악기 없이 오직 사람의 목소리로 음악을 만드는 것을 ‘아카펠라’라고 합니다. 사실 많은 분이 아카펠라가 음악의 장르라고 생각하시는데요. 아카펠라는 장르가 아닌 음악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팝, 트로트, 발라드 등을 노래합니다.”




메이트리의 리더 장상인 씨는 아카펠라에 대해 다소 낯설어하는 관객들을 위해 아카펠라가 어떤 음악인지 소개하며 무대를 열었습니다.

첫 곡으로 국민가수 조용필 씨의 ‘단발머리’가 흘러나왔습니다. 분명 기타도, 피아노 건반도 없지만 무대 위에는 다양한 악기 소리가 가득 합니다. 오직 사람의 목소리로만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하모니에 관객들은 “어머!” “와!” 등의 감탄사를 내뱉기 시작합니다. “예전에는 사람의 목소리로 연주하던 것들이 오늘날 디지털 장비로 대체되면서 음악이 다소 차가워지는 느낌이 듭니다. 그런데 아카펠라는 신이 주신 음악이라고 불릴 정도로 따뜻합니다. 어떤가요, 모두들 느끼셨나요?” 리더 장상인 씨의 말에 관객들은 이제야 아카펠라가 어떤 음악인지 알게 된 양 고개를 절로 주억거립니다.




이어 두 번째 곡으로 애니메이션 ‘라이언 킹’ost로 잘 알려진 ‘The lion sleep tonight’를 부릅니다. 장상인 씨는 노래를 시작하기 전, 이 곡은 남아프리카 공화국 줄루 족의 민요로 줄루 족이 밤에 사냥을 나갈 때 위험하지 않도록 사자가 잠들어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부른 노동요라고 짧게 소개합니다. 관객들은 장상인 씨의 친절한 설명에 더욱 공연에 몰입하는 듯 했습니다. 무엇보다 메이트리가 다양한 야생 동물의 소리를 내자 눈앞에 광활한 초원이 펼쳐지는 듯했습니다. 2011년 국제 아카펠라 재즈 부문 금상을 안겨준 ‘Fly Me To The Moon’ 역시 많은 이들에게 익숙한 곡이지만 메이트리 식으로 재해석되어 기존의 노래와는 다른 매력이 느껴졌습니다.




“아카펠라엔 악기가 없어서 드럼 소리조차도 입으로 표현합니다. 그리고 이런 역할을 하는 사람을 보컬퍼커션이라고 하는데요. 메이트리에선 제가 그 역할을 합니다.”

장상인 씨의 말에 관객들은 숨을 죽였습니다. 잠시 후 장상인 씨의 비트박수가 펼쳐지자 사람들은 실제 악기 소리와 흡사한 그의 목소리에 열렬한 환호를 보내며 공연장의 분위기를 달궜습니다. 역시 보컬 드러머 세계 1위 수상자답습니다.




2부 순서가 시작되자 이번에는 소프라노 최수빈 씨가 입으로 만들어낸 아쟁 소리를 들려주었습니다. 아련한 아쟁 소리가 더해지자 우리의 민요 ‘아리랑’이 한층 젊어지고 더욱 트렌디해진 느낌입니다. 메이트리가 해외 무대에 서면 자주 부른다는 아리랑, 외국 관객들에게 우리의 음악이 어떻게 비춰졌을 지 궁금해집니다.




메이트리의 아카펠라를 들으며 저도 모르게 입이 자꾸 달싹거리던 참에 메이트리에서 테너를 담당하는 전성현 씨가 다함께 아카펠라를 배워보자고 제안합니다. “아카펠라는 목소리 톤이 높건 낮건 모두 모여 화음을 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런 의미로 여러분도 할 수 있습니다. 모두 제가 하는 음을 따라 해주세요. 왼쪽 분들은 ‘둠둠두~둠둠두~’를, 가운데 분들은 ‘뚬뚜두~ 뚬뚜두~’ 마지막 오른쪽 분들은 ‘띵디~ 띵디~ 띵디~’를 계속 불러주세요.” 관객들은 전성현 씨의 지휘에 맞춰 음을 소리 냈고 그 음이 모이고 모여 아름다운 화음이 되었습니다. 메이트리는 관객들이 내는 화음 위로 ‘Mmm Bop’을 노래했습니다. 관객의 화음과 메이트리의 노래가 의외로 잘 어우러졌습니다. 마지막으로 앵콜곡 ‘여행을 떠나요’를 끝으로 그날의 공연은 막을 내렸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텅빈 무대를 보며 문득 ‘조화’라는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어느 누구도 도드라지게 자신의 화음을 드러내지 않고 서로간의 조화를 가장 아름답게 생각하는 그들. 그리고 한 사람의 목소리가 다른 이의 목소리에 자연스럽게 묻힐 때 가장 절묘한 화음이 만들어지는 그들의 음악. 그날의 공연에서 메이트리가 관객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바로 그것이 아니었을까요. 공연장을 나서며 ‘조화’의 가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