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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vitational] 클래식, 청바지를 입다

2010.05.25

 

왠지 클래식 공연이라고 하면 그럴듯하게 차려입고 가야 할 것만 같습니다만, 지난 5월 15일 88올림픽잔디마당에서 열린 ‘현대캐피탈 Invitational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 파크콘서트’에서는 공원으로 피크닉 나온 편안한 차림의 관객들과 도시락이나 샌드위치, 음료수 등을 준비해와 이야기를 나누며 콘서트를 즐기는 이색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던 자리였습니다.

 

 

‘현대캐피탈 Invitational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 파크콘서트’ 에 정장이 아닌 편안한 차림으로 입장하는 관객들

 

 

사실 이번 공연의 기획 의도는 영국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음악 축제인 BBC 프롬스(Proms) 중 하이라이트인 ‘BBC 프롬스 인 더 파크’를 재현하고자 했습니다.1895년 런던 퀸즈홀에서 시작된 영국 ‘BBC 프롬스(Proms)'는 영국 공영방송인 BBC가 매년 7월 중순부터 9월 초까지 여는 클래식 음악 축제로, 드레스와 턱시도부터 청바지에 티셔츠까지 다양한 복장을 한 관객들이 클래식을 즐기는 자리입니다. ‘프롬스’라는 말에 담긴 의미는 산책이라는 뜻의 ‘프롬나드(Promenade)'와 콘서트(Concerts)'가 합쳐져 관객들이 공연장에서 음악을 산책한다.’입니다. 이는 프롬스 축제의 창시자였던 헐리우드가 클래식 음악을 들어본 경험이 없는 대중들을 위해 ‘가장 다양한 음악을 가장 뛰어난 연주로 대규모 청중들에게 들려준다.’는 콘셉트로 콘서트를 열기 시작해, 116년째 ‘음악의 메시지를 민주화하고, 그 혜택이 모든 사람에게 돌아가도록 한다.’라는 취지가 지금까지 그대로 이어져, 전 세계 음악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축제로 자리 잡았습니다.

 

 

 

 

누구에게나 오픈 된 공원에서 열린 파크콘서트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클래식을 즐기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번 ‘현대캐피탈 Invitational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 파크콘서트’ 도 어렵고 딱딱하다는 클래식 공연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누구에게나 오픈 된 야외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고 편안하게 클래식을 즐길 수 있는 자리로 꾸며졌습니다.

 

 

현대캐피탈 Invitational BBC심포니 오케스트라 파크콘서트’는 어린 자녀와 함께 공연관람 겸 나들이를 하러 온 가족들에게 더없이 좋은 시간이었다

 

 

특히, 미취학 아동은 들어갈 수 없는 실내 공연장과는 달리 어린 자녀와 함께 공연관람 겸 나들이를 하러 온 가족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자리였습니다.

 

 

공원 규정상 피크닉석을 잔디가 아닌 흙위에 설치했지만, 즐겁게 도시락을 먹으며 공연을 관람한 관람객들의 모습

 

 

파크콘서트를 준비하면서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공원 규정상 잔디 위에 관람석을 설치할 수가 없어 잔디 위에 돗자리를 펴고 편안하게 클래식을 감상하는 관람객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없었다는 점입니다. 저녁이 되면서 날씨가 쌀쌀해지자 다른 좌석의 일부 관객들이 조금씩 자리를 떴지만, 피크닉석의 관람객들은 마지막 앙코르 공연이 끝날 때까지 단 한 사람도 자리를 뜨지 않고 끝까지 기립박수를 보냈습니다. 그 모습을 보자, 그들의 즐길 줄 아는 여유가 부럽기까지 했습니다. 그들이 진정한 마니아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파크콘서트를 찾아준 관객들에게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앞으로 있을 현대캐피탈 인비테이셔널에서도 뵙게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