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글 보기

[존 메이어] 봄날에 듣기 좋은 존 메이어 음악

2014.03.25

 


‘청춘은 봄이요. 봄은 꿈나라'라는 노래 가사도 있지만, 적어도 우리의 하루는 꿈처럼 달콤하지 않다. 일상이란 것을 살고 있는 우리는 언제나 무엇이 필요하고 모자라다. 물질적인 것이 아닌 가슴 속 빈 공간, 그 커다란 물음표 안에 채워질 음악이 필요한 당신에게 5월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14 John Mayer를 통해 내한 예정인 존 메이어의 음악을 추천한다.

 

 

흩날리는 벚꽃 길을 산책하고 싶은 날엔 'Back To You'

Back To You <Room For Squares, 2001>

 

 

 

 

'산책'은 어떤 계절보다, 봄에 가장 잘 어울리는 단어 같다. 봄은 아무리 무딘 사람이라도 특별한 이벤트를 기대하게 만드는 마력을 가졌는데, 봄이라는 필터를 끼우면 매일 보는 거리도 새삼 아름다워 보인다. 모든 것이 다시 보이는 봄에는 잘 길들여진 운동화와 귀에 꽂은 이어폰, 그리고 좋은 음악 하나로 우리 동네는 다른 나라가 되는 마법이 일어난다.


비교적 어린 존 메이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존 메이어의 데뷔 앨범 <Room For Squares>는 넘실거리는 무드로 가득한 음반이다. 이 앨범으로 존 메이어는 새로운 스타의 탄생을 기다리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담백하면서도 새로운 음악을 찾아 다니는 사람들의 욕구를 동시에 충족하며 스타로 떠올랐는데, <Room For Squares>에는 ‘No Such Thing’, ‘Your Body Is A Wonderland’, ‘Neon’ 등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존 메이어의 히트곡들이 다수 포진되어 있다. 언제 들어도 귀가 번쩍 깨는 음반이기에 앨범 한 곡 한 곡이 전부 봄날의 걸음과 잘 어울리지만, 그 중 특히 경쾌한 드럼 소리와 함께 시작하는 ‘Back To You’는 따스한 햇살처럼 생동감이 넘친다.

 

 

시작의 계절, 용기가 필요한 당신에게 전하는 'Clarity'
Clarity <Heavier Things, 2003>

 

 

 

 

봄은 시작의 계절이다. 자신을 다잡고 출발하는 계절이다. 풀린 운동화 끈을 묶고 지난 겨우내 무너진 결심을 새로 세우며, 흐트러진 영혼을 조이고 개운하게 다시 스타트 선에 올라서는 계절이 봄이다. 실로 수많은 일들이 시작되는 만큼 봄이 되면 두려움이 많아지기도 하고, 때로는 무엇인가를 시작하기엔 이미 늦은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에 잠 못 들기도 한다.


존 메이어의 정규 2집 <Heavier Things>는 소포모어 징크스를 깬 앨범이다. 데뷔 앨범의 성공 이후, 부담감이 컸을 존 메이어가 부담감을 깨끗이 떨쳐버리면서 그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준 앨범이기도 하다. <Heavier Things>에 수록된 여러 곡 중에서 ‘Clarity’는 대중에게 ‘인생에 명확한 것은 없지만, 신경 쓰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존 메이어는 노래를 빌어, 살아가며 느끼는 작은 행복들과 현재를 살며 느끼는 순간의 행복에 몸을 뉘이라고 한다. 흔하고 뻔하다고 웃어넘기기엔 그의 목소리가 거품 없이 솔직하고 담백하게 다가와 듣는 이에게 용기를 심어준다.

 

 

힐링이 필요한 날, 위로가 되어주는 음악 'Covered In Rain'
Covered In Rain <Live Album 'Any Given Thursday', 2003>

 

 

 

 

세상에는 위로가 가득하다. 힐링과 관련된 도서가 북새통을 이루고 당신의 지친 마음을 안아주겠다는 문구가 넘쳐난다. 하지만 정작 진짜 자신의 진심을 알아주는 사람은 흔치 않고 나 자신을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이들, 아니 나 자신이 지친 것조차 모르는 이들이 이 세상엔 훨씬 많다.

 
‘Covered In Rain’은 존 메이어가 2003년에 발표한 라이브 앨범 <Live Album ‘Any Given Thursday’>에 수록된 곡으로 정규 앨범엔 들어있지 않은 미발표 곡이다. 근 10분에 달하는 트랙 속에서 존 메이어는 화려한 기타연주를 선보이며, 세포 끝까지 물기가 차오르는 무드로 곡을 이끌어간다. 마치 듣는 이의 마음을 비 오는 거리 한가운데로 밀어 넣기라도 하듯이. 그러나 비가 오면 다음 날은 맑게 개이기 마련이다.

 

 

사랑에 흔들리는 밤, 'I Don’t Trust Myself (With Loving You)'
I Don`t Trust Myself (With Loving You) <Continuum, 2006>

 

 

 

 

달콤한 것만이 사랑은 아니다. 사랑은 사실 지긋지긋하고 대부분 일상적이지만 그럼에도 사랑에 빠진다. 상대가 어떻게 생각할까 조마조마하면서 하루에도 열두 번씩 천국과 지옥의 문을 연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 사랑을 시작했다는 사실에 놀라워한다. 2003년에 이어 3년 만에 발매된 존 메이어의 정규 3집 앨범 <Continuum>에는 이런 당신의 맘과 비슷한 곡이 있다. 이 앨범에선 ‘Waiting On The World To Change’나 ‘Belief’처럼 존 메이어의 사상을 엿볼 수 있는 노래부터 ‘Gravity’처럼 되직한 사랑의 노래까지 전 세계적으로 사랑 받았다. 물론 그래미의 남자라는 칭호처럼 존 메이어는 2007년 <Continuum> 앨범으로 ‘최우수 팝 보컬 앨범(Best Pop Vocal Album)’ 상을 거머쥐었다.

 

지금 소개하는 ‘I Don`t Trust Myself (With Loving You)’는 귀에 착 달라붙어 깊은 곳에 있는 은밀한 감정을 건드리고 흔드는 곡이다. 직설적인 '사랑한다'는 말보다 '당신을 사랑하는 나를 믿을 수 없다'는 말에 여자는 훨씬 설렌다. 지금 당장 사랑을 바라는 당신에게 은은하게 사랑을 속삭이는 이 노래를 추천한다.

 

 

휴식이 필요할 때, ‘Speak For Me’
Speak For Me <Born And Raised, 2012>

 

 

 

 

휴식을 즐기는 방법은 개인마다 천차만별이겠지만 공통되는 점이 한 가지 있다. 누구에게도 방해 받고 싶지 않다는 것. 하지만 바란다고 당장 손에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며, 그럴 때 우리는 종종 음악을 듣는다. 음악은 가장 짧은 여행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2012년에 발매된 존 메이어의 다섯 번째 스튜디오 앨범 <Born And Raised>는 블루스를 기반으로 한 멜로디와 평화롭고 따스한 가사, 컨트리 적인 색감으로 듣는 이의 마음 온도를 높인다. 존 메이어는 이 앨범에서 젊음으로 들어찼던 열기는 좀 덜고 거장들의 손을 빌려 무게를 실었다. 롤링 스톤즈(The Rolling Stones)와 B.B.킹(B.B.King), 밥 딜런(Bob Dylan) 등 최고의 이름들과 함께 작업한 프로듀서 ‘돈 워스(Don Was)’가 존 메이어의 <Born And Raised>의 공동 프로듀서에 이름을 올렸다. 뿐만 아니라, 음악을 깊게 들어봤을 분이라면 한 번쯤 명성을 들어봤을 최고 연주자들의 이름도 존 메이어의 앨범에서 확인할 수 있다.

 

<Born And Raised>를 발매하고 새 앨범에 관해 소니뮤직과 인터뷰를 하던 중, 존 메이어는 가끔 자신이 얼마나 깊은 곳까지 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마치 탐험을 하는 것처럼 말이다. ‘Speak For Me’를 듣다 보면, 존 메이어의 말을 믿고 훌쩍 탐험가처럼 배낭 하나 메고 떠나고 싶어진다.

 


다양하고 복잡한 사람의 감정을 맘대로 조율하는 뮤지션이 세상에 얼마나 있을까. 존 메이어의 음악은 당신의 모든 일상에 배경 음악이 되어 당신의 감정을 조율한다. 그는 젊고 영민하며 무엇보다 좋은 노래를 만들고 부른다. 음악을 만듦에서도, 음악을 들음에서도 굳이 복잡할 필요는 없다. 존 메이어의 음악은 대부분 옳다. 단순하지만 섬세하게, 사람의 마음을 토닥이는 존 메이어. 이제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14 John Mayer에서 내 삶의 배경음악이 되어주는 존 메이어의 음악을 듣는 일만 남았다.

 

 

 

Writer. 윤설야(방송작가)

 

모든 음악은 사람처럼 다 태어난 이유가 있다고 믿는 또 한 명의 음악애호가
청춘과 낭만이란 키워드에 집착하며 '어떻게 노는 것이 잘 노는 것인지' 궁리하는 것이 취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