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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메이어] 도전자도 심사위원도 그를 논한다! 세계 오디션의 텍스트북, 존 메이어

2014.03.25

 

미국 <갓 탤런트> 시즌 8에 출전한 폴 토마스 미첼(Paul Tomas Mitchell)의 자작곡 무대가 끝난 후, 심사위원 하이디 클룸(Heidi Klum)은 그에게 다가가 안아주고 싶다는 강렬한 애정 표현과 함께 ”All I can say is John Mayer better watch out! (폴 토마스 미첼이 나타났으니 앞으로 존 메이어가 바짝 긴장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K팝스타> 시즌 3의 심사위원 유희열은 자작곡을 기타로 연주하던 도전자 정세운을 두고, 존 메이어와 제이슨 므라즈를 거론했다. 아직은 미흡하지만 언젠가는 그들처럼 세상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안겨준 것이다. 정세운도 폴 토마스 미첼도 존 메이어의 노래를 부른 것은 아니었다. 정세운과 폴 토마스 미첼이 차세대 존 메이어로 부상하리라는 대대적인 확신도 아직은 부족한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사위원들은 그들로부터 존 메이어를 봤다.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14의 주인공, 존 메이어는 곧 재능있는 싱어송라이터를 발견했을 때 떠올리는 상징적인 이름이라는 것이다.

 

 

싱어송라이터, 기타, 가창력의 대명사는 왜 존 메이어일까?

 

오디션과는 좀 거리가 있지만, 유튜브를 통해 기타 신동으로 주목받은 후 지속적으로 앨범을 발표하고 있는 정성하도 덩달아 생각난다. 나이답지 않게 빼어난 소년의 연주에 마음을 빼앗긴 각종 음악 커뮤니티에서는 과연 정성하가 존 메이어처럼 성장할 수 있을까 하는 화두로 지금까지도 논쟁을 벌인다. 여기서 존 메이어의 또 다른 특징이 나온다. 그는 재능있는 싱어송라이터의 상징인 동시에 뛰어난 기타리스트의 대변자다. 익히 알려진 대로 존 메이어는 젊은 나이에 이미 에릭 클랩튼(Eric Clapton), B.B킹(B.B.KinG) 같은 거장들과 자연스럽게 무대를 나눠왔던 인물이다. 기타실력과 함께 그가 쓰는 기타까지 덩달아 유명세를 얻을 정도로 그는 역량 있는 기타리스트의 대명사로 통하고 있다.

 

 

 

Tiger Jam 2011에서 기타연주를 하는 존 메이어 (출처: Zimbio)

 

 

한편 존 메이어는 가창력을 겨룰 때도 빠지지 않는 이름이다. 오디션을 다녀간 수많은 이들이 끊임없이 그의 노래를 즐겨 불렀다. 노래에 눈뜬 이라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을 만큼 접근의 문턱이 높지 않은 노래 또한 존 메이어의 자산이다. 존 메이어는 작품성과 대중성 사이에서 갈등하기보다 장르에 관한 공평한 잣대를 두어 작품성과 대중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그는 깊이 있는 블루스를 다루다가도 어느새 남녀노소가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는 팝을 노래한다. 즉, 그는 종종 차원 높은 예술의 세계를 바라보면서도 보편적인 감수성을 소홀히 다루지 않는 뮤지션이란 말이다.

 

실력과 보편적인 감성을 모두 갖춘 존 메이어는 아직은 완성되지 않은 재능과 개성으로 오디션을 서성이는 수많은 이들에게 가까울 수밖에 없는 인물이다. 도전자들은 갈고 닦은 가창력을 터뜨리거나 기량의 연주 실력을 자랑하기 위해서 존 메이어를 택하고, 심사위원들은 도전자들을 향해 용기를 북돋고 칭찬하기 위해서 존 메이어를 찾는다. 뛰어넘기는 몹시 어렵지만 도전을 꿈꾸는 이들에게 통하는 이름이기에, 그는 세계 오디션 현장 어디에나 존재한다.

 

 

‘Gravity’, 오디션의 중력

 

오늘의 존 박이 ‘존 팍’으로 불리던 <아메리칸 아이돌> 시즌 9 오디션 지원자 시절, 그는 미국의 심사위원과 청중 앞에서 ‘Gravity’를 불렀다. ‘Gravity’에 매료된 도전자는 존 박 말고도 많다. 가깝게는 최근 <K팝스타> 시즌 3의 버나드 박이 그랬고, 호주 <더 엑스팩터> 시즌 4의 나다니엘 윌렘시(Nathaniel Willemse), 미국 <더 엑스팩터> 시즌 3의 카를로스 구에바라(Carlos Guevara), 인도네시아 <더 엑스팩터> 시즌 1의 미카 안젤로(Mikha Angelo)도 소화했다.

 

 

 

 

‘Gravity’를 선택한 도전자들에게는 공통점이 보인다. 폭발적인 가창력 이전에 부드럽고 안정된 발성에 몰두했다는 것이다. 이는 오디션의 추세를 반영하기도 한다. 오디션이 대중화되면서 기술적인 보컬리스트보다 따뜻하거나 울림 가득한 표현에 집중하는 새내기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졌고, 그걸 염두에 둔 이들에게 존 메이어의 ‘Gravity’는 더없이 적절한 선곡이 됐다.

 

존 메이어의 ‘Gravity’는 노래에 다가가려는 이들에게 생각보다 많은 것을 요구한다. 장르로 이야기하자면 소울만큼 부담스럽지는 않으며 팝의 기준에서 보자면 난이도와 완성도가 높은 노래다. 게다가 침착하게 진행되는 만큼 세밀하고 점층적인 감정표현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발성으로 노래해야 마땅하다. 말처럼 쉽지는 않아 존 박도 완전한 호평을 이끌어내지는 못했고 버나드 박 또한 유보적인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고되게 노래를 연구하는 동안 그들은 많은 것을 배우고 얻었는지도 모른다. 존 박은 이후 <슈퍼스타K>로 넘어와 어엿한 기성 가수로 성장했고 버나드 박은 어느 순간 심사위원 박진영을 ‘버나드 박 바라기’로 만들어놨다.

 

 

‘Waiting On The World To Change’, 기분 좋아지는 교감의 노래

 

‘Gravity’만큼 사랑받은 노래가 있다. 살랑이는 업 템포의 ‘Waiting On The World To Change’다. <아메리칸 아이돌>에서 특히 강세였는데, 시즌 13의 C.J. 해리스(C.J. Harris)와 샘 울프(Sam Woolf), 시즌 11의 산자야 말라카(Sanjaya Malakar), 시즌 9의 마이클 린치(Michael Lynche), 시즌 7의 데이비드 아출레타(David Archuleta) 등이 노래했다. 뿐만 아니라 호주 <더 엑스 팩터> 시즌 4의 아딜 메몬(Adil Memon)도 불렀다.

 

 

 

 

그들은 대개 가창력을 과시하거나 편곡에 실험을 가하기 전에 완만한 리듬을 타고 멜로디를 전달하면서 청중과 교감하는 일에 집중했다. 모두가 겸손하고 자연스러운 태도로 노래했다. 그게 애초에 노래의 방향이고 노래가 성공한 비결이기 때문이다.

 

 

기타에 집중한 도전자들

 

오디션에서 존 메이어의 곡을 선곡했지만 노래보다는 기타연주에 더 집중한 도전자들도 있었다. 호주 <갓 탤런트> 시즌 4의 타일러 핸더슨(Taylor Henderson)은 존 메이어의 'Man On The Side', <아메리칸 아이돌> 시즌 9의 캐시 제임스(Casey James)는 ‘Daughter’, 시즌 13의 켄지 홀(Kenzie Hall)은 ‘I’m Gonna Find Another You’, 그리고 <슈퍼스타K> 시즌 5의 박재정은 ‘Stop This Train’을 택했다.

 

 

 

 

노래가 다르고 도전자들의 개성이 다른 만큼 해석은 다양했지만, 모두 기타를 들고 나와 연주를 함께 선보였다. 존 메이어 만큼 능란하게 기타를 다룰 수는 없었다. 하지만 연주를 겸한 그들의 노래는 여러 심사위원과 시청자를 미소 짓게 만들었고, 결국 다음 스테이지로 향하는 기회로 이어졌다. 그의 음악은 일종의 텍스트북이기 때문이다. 그의 노래, 작곡, 연주 모두가 교본이 된다. 힘들게 연마한 만큼 좋은 결과가 따른다는 것을 오디션 도전자들이 입증한다.

 

 

세계 오디션의 텍스트북, 존 메이어가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14를 통해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 이번 내한 공연은 오디션 도전자들이 사랑한 존 메이어의 기타연주와 가창력을 엿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Writer. 이민희(음악평론가)

음악웹진 백비트(100beat.com)와 네이버 뮤직의 편집인으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