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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resh] Culture Concert 47 - 브라스 스카 밴드 ‘킹스턴 루디스카’

2012.09.27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고하노라!




노르웨이의 어떤 변호사는 의뢰인에게 컨설팅을 한 후 에스프레소를 한 잔 하자고 합니다. 런던의 어떤 택시 기사는 택시비를 받으려고도 하지 않고 오후 2시에 뜬 햇빛을 감상한다지요. 이렇듯 반전이 있는 여가는 현대인들에게 필수입니다.

9월 20일, 저녁 7시 반. the Box에서는 퇴근 후 반전이 있는 여가 시간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늘의 47회 컬쳐콘서트 게스트는 브라스 스카 밴드 ‘킹스턴 루디스카’. 좀처럼 들어본 적이 없는 특별한 음악, 그리고 더 특별한 음악인들입니다. 낯선 것과의 조우는 설레임을 가져다 줍니다. 묘한 긴장감으로 일탈의 묘미를 더해주는 듯 합니다.




1시간 반 동안 스탠딩으로 이뤄질 인디 밴드의 공연. 오늘의 공연이 더욱 특별한 것은 알코올이 가미된 레몬맛의 준벅과 피치크러시, 칵테일이 조연으로 준비돼 있기 때문입니다. the Box에 사람들이 하나 둘씩 모여듭니다. 한 손에는 칵테일을 들고, 또 다른 한 손에는 낯선 것에 대한 만남에 대한 기대감을 들고 무대를 응시합니다. 그들은 꼭 인디 밴드를 좋아해서 모인 사람들은 아닙니다. 인디 음악을 좀 아는 사람들은 더더욱 아닙니다. 그저 고되고 치열했던 오늘 하루를 여유롭게 마감하고 싶은, 그야말로 여가의 진정성을 아는 사람들 일 뿐입니다.




국내 유일의 정통 스카 빅 밴드 킹스턴 루디스카는 화려한 리듬과 자메이칸 선율을 한국적인 감성으로 풀어냈습니다. 스카는 우리 아버지나 어머니 세대의 뽕짝 같은 특유한 리듬으로 순식간에 더 박스 안을 다이나믹한 분위기로 만들었습니다. 보컬 담당 이석율 씨가 풀어내는 구수한 입담에 사람들은 박장대소 합니다. 상대방에 대해 무장 해제되었을 때 나오는 웃음 소리입니다. 머리를 위아래로, 팔을 위아래로 흔들며 다함께 스카 댄스를 배우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스카 음악이 나오자 관객들은 여기저기에서 자연스럽게 무리를 이뤄 스카 댄스를 춥니다. 이석율 씨의 말대로 스카는 분위기 메이커입니다. 잘 노는 음악입니다. 9명은 남자들은 이제 막 만난 관객들과 스카 때문에 친구가 된 듯 합니다.




길거리에서, 라디오에서 늘 듣는 익숙한 가요의 멜로디 대신 우리는 새로운 음악 때문에 낯선 세상으로 여행을 다녀온 기분입니다. 자메이카에서 탄생한 스카. 9명의 남자들이 뿜어내는 열기 속에서 우리는 자메이카 사람들과 스스름없이 이야기를 나누고, 그들과 호흡하며 한바탕 흥겹게 ‘논’ 느낌입니다.

그런데 혹 그날 우리가 거기서 내지른 목소리는 우리의 치열한 삶을 공증하는 탄성이었습니다. 다음에는 또 어떤 여행을 떠날까, 벌써부터 어깨가 들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