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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resh] Culture Concert 48 - 넌버벌 뮤지컬 판타스틱

2012.10.29


마음껏 내재된 본능을 깨워라!




생활이 바빠진 탓에 요즘 사람들에게 패스트푸드는 필수품이 된 듯합니다. 하지만 서양인의 패스트푸드가 제 아무리 맛있고 편하다 한들 한 이틀만 먹어보세요. 우리 안에 흐르는 한국인의 피가 절로 느껴질 겁니다.

가을 바람이 붑니다. 질 좋은 소금으로 삭힌 젓갈과 검푸른 남해 에서 잡은 참게가 생각나는 걸 보니 저는 분명 한국인입니다.




이번 컬처콘서트는 이처럼 한국적인 것의 의미, 그리고 내가 한국인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내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기쁘게 긍정하고 싶은 마음까지 들게 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기도 했지요. 더욱이 이번에는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중국 지사에서 본사와의 Global Culture Exchange를 위해 잠시 파견 나온 직원들도 함께 해 더욱 특별했습니다. 이번 10월 컬쳐콘서트인 ‘넌버벌 뮤지컬 판타스틱’은 글로벌하게 문화 교류를 하면서 동시에 우리 한국적인 것을 자연스레 알릴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공연 시작 전, 관객석에서는 몇몇 외국인들이 “이번 공연이 난타 같은 건가요?” 라고 주위 사람들에게 묻는 등, 그들의 넌버벌 뮤지컬에 대한 관심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드디어 공연이 시작되고, 무대 위에는5명의 아리따운 여성들이 등장했습니다. 그들은 공연하는데 좀 더 편리하도록 우리네 한복을 현대적으로 개량한 의상을 입고 나와 가야금, 거문고, 아쟁, 대금과 창으로 이루어진 우리 소리의 매력을 한껏 발산했습니다. 각각 개성이 다른 전통 악기들이 서로 조화를 이뤄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어내었습니다.




다음 무대에는 남자 3인, 여자 2인으로 구성된 타악기 팀이 등장했습니다. 여전히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 각종 타악기로 관객과 교류를 시도했습니다. 관객들은 저도 모르게 손뼉을 치며 자신의 몸을 가지고 타악 연주의 흥겨움에 취했습니다. 또한 타악기와 함께 박수를 치며 파도치기를 하고, 한 임직원은 무대로 나와 리더가 되어 타악 리듬을 진두지휘 해보기도 했습니다.




‘넌버벌 뮤지컬은’ 한마디로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 몸짓, 발짓, 리듬으로 한 편의 공연을 이끌어가는 형식을 말합니다. 하지만 그날 공연을 보고, 넌버벌 뮤지컬에 대해 저는 관객과 배우, 연주가가 함께 만들어가는 공연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대에서 연주가가 “덩덩덩” 꽹과리를 치면 관객들은 박수로 “쿵덕” 소리 내고, 배우가 “얼씨고 좋다” 춤사위를 하면 관객들은 “절씨고 좋다” 덩달아 어깨춤을 추는 바로 그런 공연이 넌버벌 뮤지컬 인 것입니다.




공연이 끝나고 한 임직원의 인터뷰가 기억이 납니다.

“한국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아리랑 민요, 가야금, 한복, 장단 등 다양한 것들을 총체적으로 경험해볼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 대해 조각처럼 가지고 있었던 단편적인 지식과 이미지들이 하나로 맞춰져 큰 그림이 그려진 느낌입니다.” 라고요.

공연 피날레로는 현악기와 타악기가 함께 어우러져 우리네 아름다운 민요 ‘아리랑’을 연주했습니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파트의 오묘한 조화는 관객들의 마음을 울리고, 심장을 흔들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사람이 태어나 ‘엄마’라는 언어를 배우기도 전에 우리는 먼저 리듬을 경험했습니다. 어린 아이들의 손바닥 ‘곤지곤지’, ‘짝짝꿍’이 바로 그 리듬의 태동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한 마디도 하지 않고 공연을 할 수 있냐는 의문이 드시나요? 전혀 문제없습니다. 말보다 인간의 본능에 가까운 리듬이 있으니까요. 그리고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이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