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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건축가 프로그램] 건축과정 PART 3. 구름과 안개, 피어오르다

2014.08.01

 

에어벌룬 재단에서 목업 테스트까지, 구름을 만들다


신선놀음’의 핵심인 구름은 에어벌룬의 새로운 형태와 시스템을 만드는 과정이다. 디자인한 구름의 형태가 공기압에 효과적으로 유지되는가를 검증하기 위해서 먼저 목업 테스트를 진행했다. 목업(mock-up)이란 실물 크기의 모형으로, 실제 작동하는 모습을 테스트하는 것이다. 앞서 말한 대로 개별 에어벌룬은 독자적인 공기 주입이 이루어지는데, 바닥에 공기 파이프가 설치되고, 다시 파이프 기둥을 세워 에어벌룬에 바람을 넣는 방식이다. 공기를 주입해 형태를 만드는 에어벌룬 내부에 왜 기둥을 세워야 했을까. 하나는 만약 공기압만으로 2m에 달하는 머리 형태를 유지하려면 기둥 부분의 두께는 1m가 되어야 한다. 뭉툭한 형태가 될 수밖에 없다. 형태적으로 날렵한 기둥 위에 피어난 구름을 표현하는 것이 목표였던 ‘문지방’은 파이프 기둥을 내부에 세워 구름의 머리 부분에 바람을 더 직접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바람이 불었을 때 미묘하게 흔들리는 구름의 느낌을 살리고자 한 의도에도 파이프 기둥의 설치는 적절했다. 기둥이 일정 범위 내에서 에어벌룬의 움직임을 잡아주는 것이다. 독립적으로 바람을 넣음으로써 개별 구름이 일정 간격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장점이 되었다. 태풍과 같은 비상사태에 바람을 모두 빼놓아야 할 때, 우산을 접어놓은 것처럼 서있을 수 있는 것도 하나의 장점이다. 에어벌룬 자체의 형식보다 유지 관리나 구조적인 측면에서 합리적인 결과를 고려한 선택이다. 목업 테스트는 성공적이었다. 시작은 하나의 구름이지만, 이제 여러 개의 구름으로 모여 있을 때의 효과를 기대하게 하는 순간이다. 



공기길과 구름 기둥이 설치되다 


구름다리가 완성되고 박석이 모두 걷어낸 후, 공기를 공급할 파이프가 빠른 속도로 설치되었다. 헥사곤 모양의 공조 시스템은 사용하지 않는 방향은 공기길을 막고, 어느 방향으로나 균등하게 공기를 보내고 연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에어벌룬이 설치될 위치에는 파이프 기둥이 함께 조립되었다. 에어벌룬은 이 기둥 하부에서 미리 고정된 지퍼로 연결된다. 특히 일부 기둥 내부에는 사람들이 앉아 기댈 수 있도록 간이 등받이가 보강되었다. 또 스틸 파이프에 부딪히는 안전사고에 대비해 모든 기둥에 완충재를 둘러싸는 보강 작업도 현장에서 이루어졌다.



 



공기를 공급할 8개의 송풍기는 현장에서 위치가 바뀌었다. 각각의 영역에 따로 공기를 공급하려던 계획은 전체적으로 압력이 약해지지 않게 하기 위해 하나로 모으기로 했다. 어쩔 수 없이 덩치가 커진 송풍기는 구름다리의 계단 밑으로 배치되었다. 이 때문에 계단 밑을 막아야 했고 땅에 앉았을 때 계단 방향으로 시야가 막히는 아쉬움은 남았지만, 공조 시스템은 훨씬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공기 파이프가 땅 위로 솟아 나오기도 했는데, 이곳에는 작은 평상을 설치해, 사람들이 앉아 쉴 수 있는 곳을 만들어주기도 했다. 8개의 송풍기에서 나오는 공기는 3개의 가지를 통해 각각의 에어벌룬 영역으로 뻗어간다. 전체적으로 공기를 다 불어 넣는 데는 단 5분의 시간이면 충분하다. 




 

안개, 구름 사이를 채우다


구름다리, 에어벌룬과 함께 ‘신선놀음’을 만드는 또 다른 장치는 안개다. 미스트폴을 구름다리와 에어벌룬 사이에 설치해, 말 그대로 안개를 품어낸다. “에어벌룬으로 구름의 볼륨을 만들었지만 오브제처럼 보이는 것보다 더 자연스럽게 보였으면 했다.(최장원)” 마당에 떠있는 구름 사이로 미스트가 피어오르면서 경계는 모호해지고, 견고한 구름다리도 안개에 잠기게 된다. 많은 파빌리온 프로젝트와 설치 미술에서 활용되었던 미스트폴은 안개라는 현상을 만들어냄으로써 구축물은 뒤로 물러나고 사람들에게 하나의 경험에 대한 인상을 갖게 한다. 어쩌면 미술관 마당 위로 얇게 떠있는 구름을 그렸던 초기 이미지에 가장 적합한 장치다.


미스트폴은 두 가지 방식으로 설치되었다. 구름다리의 난간을 따라 미스트가 분사되도록 해, 목구조의 견고함을 흐릿하게 하고자 했으며, 구름이 설치된 뒤편으로 일정한 간격으로 2.3m높이의 긴 미스트폴이 설치되어 안개를 품어내도록 했다. 미스트폴은 지름 9mm와 17mm 미스트폴을 두고 고민을 해야 했다. 두께가 17mm일 때는 보다 안정적인 구조였지만, ‘문지방’이 원했던 것처럼 잘 드러나지 않는 섬세한 기둥이 되지는 못했다. 모험이 따랐지만 회초리처럼 바람에 흔들거리는 선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지름 9mm의 미스트폴이 설치되었다,


이 미스트의 매력은 날씨의 변화에 따라 다른 풍경을 연출한다는 것에 있다. 맑은 날에는 빠르게 증발되면서 사람들에게 시원함을 더하지만, 흐리거나 습도가 높은 비 오는 날에는 미스트의 밀도가 높아지면서 오래, 두텁게 공중에 머물게 된다. 바람이 불 때면 자연스럽게 안개가 몰아치기도 하고 움직이면서 또 다른 인공 구름을 연출하게 된다. 이로써 ‘신선놀음’은 날씨에 따라 각기 다른 표정과 인상을 갖게 된다. 



목화꽃, 피어오르다 

 



에어벌룬과 미스트가 모두 설치되고 테스트를 위해 첫 번째 공기가 주입되었다. 순식간에 피어오르는 구름, 그리고 그 사이를 흐르는 안개가 피어올랐다. 각기 다른 높이, 다른 두께로 펼쳐진 에어벌룬은 자연스럽게 흐르는 구름처럼 미술관 마당에 걸렸다. 구름다리에 오르며 보이는 윗부분에는 몽실거리는 구름이 펼쳐졌고, 땅에서 거니는 구름의 아래는 에어벌룬의 곡면이 각기 다른 높이의 아치를 만들어내며 아늑함을 더했다. 특히 경복궁에서 보이는 전면에는 에어벌룬의 밀도를 높게 하고, 구름을 헤치고 들어서면 아늑한 공간이 펼쳐지도록 해, 파빌리온 안쪽 공간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게 했다. 바닥은 잔디를 깔아 편히 앉아 쉴 수 있는 장소로 만들고, 곳곳에 꽃과 낮은 식물들을 심어 동화적인 이미지가 더해졌다. 특히 보라색과 파란색 위주의 꽃을 심어 땅에 하늘의 느낌을 반영하는 분위기도 고려했다. 그리고 각기 높고 낮은 트램폴린을 설치해, 하늘로 뛰어오르거나, 쉬고, 거닐며 유유자적하는 ‘신선놀음’의 방점을 찍었다.


에어벌룬의 재미있는 형태는 방문객들에게 다양한 별명을 쏟아내게 했다. “우리는 붓, 목화꽃처럼 피어나는 이미지를 생각했다. 그런데 오시는 분들은 마늘 이야기를 가장 많이 하시더라(웃음)” 친근한 별명처럼, 산들바람에 따라 미묘하게 몸을 흔드는 구름의 이미지는 친숙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고 동화 속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기도 하며, 유쾌한 농담 같은 이미지를 생동감 있게 펼쳐낸다. 



경쾌함으로 무장한 젊은 건축가들, 문지방 

 



“사이트의 조건과 한국적인 기후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무엇보다 태풍에 끄떡없게 해야 하기 때문에 임시구조물로써는 상당히 상충되는 조건이었다. 유연하고 부드러운 효과와 실제 내구성을 갖추는 것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것이 상당히 어려웠다.(최장원)” 이것이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파빌리온 프로젝트에서 어려웠던 점이라면, ‘신선놀음’이 파빌리온 프로젝트로써 갖는 가장 큰 차별점은 구축된 오브제에서 벗어나 관람객에게 하나의 경험을 선사하고자 했다는 것이다. “처음 하나의 이미지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집단무의식, 우리 유전자에 새겨진 어떤 유형에 대한 형태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런 형태가 한국 사람들의 집단무의식을 건드릴 수 있다면 성공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마늘, 양파의 이미지가 구름의 이미지보다 강한 것 같다.(웃음)(박천강)” 


어느 곳보다 명확한 성격을 가진 이 장소에서 ‘문지방’이 보여주고 싶었던 ‘한국적 판타지’란 한국적 정서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유형을 만드는 작업이었다. 결과적으로 견고한 건축을 통해 가장 유연한 경험을 이끌어내고자 한 젊은 건축가들의 시도는 엄숙함에서 벗어나 가볍지 않은 경쾌함과 해학을 펼쳐낸다. ‘구조물 자체의 완결성’에서 벗어나 하나의 현상, 하나의 ‘시노그라피’를 통해 파빌리온을 구축하려는 시도는 젊은 건축가가 보여줄 수 있는 용기이자 자신감이다. 



신선놀음의 건축과정 한눈에 보기





 

Writer. 임진영
건축전문기자로, 공간 편집팀장을 거쳐
현재 해외건축저널 MARK에서 한국건축에 대한 기사를 쓰고 있으며,
<오픈하우스서울>, <오픈하우스서촌>과 같은 다양한 문화축제기획과 전시 기획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