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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of the Month] 농담을 진담처럼 진담을 농담처럼 이야기하는 밴드, 아침(achime)

2013.02.04

 

아침(achime)

 

결성: 2008 | 한국

활동유형: 혼성 | 그룹

활동장르: 락, 보컬 

데뷔: 2009.07.20 | 거짓말꽃 (앨범 : 거짓말꽃 (EP))

활동연대: 2000, 2010

멤버: 권선욱, 김수열, 이상규, 김정민, 김경주

 

 

아침(achime)만의 특별한 그 무엇이 있다면 무엇인가?라고 묻자, 음악을 하기 위해 모이지 않는 한 멤버들끼리 서로의 정황을 모르는 점이라고 농담처럼 말하는 그들. 종잡을 수 없는 사운드와 툭툭 내뱉는 듯한 퉁명스런 가사들은 별다른 수식과 꾸밈 없이도 인디 씬의 고유한 영역을 확보한 밴드 아침(achime)의 진가를 드러냅니다. 그 어떤 밴드보다도 현실을 직시한 듯한 날카로운 시선을 담은 2집 Overcome을 통해 어느덧 홍대 인디 씬의 대표주자 중 하나로 발돋움하고 있는 밴드, 아침(achime). 2013년 목표가 더 좋은 학점을 받는 것, 좋은 회사에 취직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아침(achime) 음악이 매력적인 것은 음악적 다양성과 더불어 이 시대의 사회와 삶에 맞닿아있는 현실을 솔직하게 담아냈기 때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뉴웨이브에서 포스트/익스페리멘탈 록에 이르는 폭넓은 장르를 자신만의 색깔로 소화해내는 밴드, 아침(achime)의 인터뷰를 지금 만나보세요.

 

Q. 2013년 새해를 맞아 아침(achime)을 인터뷰하게 되어 더 의미가 각별한 듯싶습니다. 현대카드 MUSIC의 Artist of the Month에 선정된 소감부터 여쭤볼게요.

 

권선욱: 감개 무량합니다. 영광이죠.

 

Q. 밴드명 아침(achime)을 기재할 때, 반드시 한글과 영문을 병행하여 표기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밴드 명을 ‘아침(achime)’으로 정한 이유와 한글로만 기재하지 않는 이유가 있다면?

 

권선욱: 원랜 영어로만 표기해주셨으면 좋겠는데 읽는 법을 잘 모르셔서 한글도 같이 써 달라고 이야기했어요. 'achime'이라고 영어를 썼을 때(이게 좀 어려울 수 있는데) 발음이 아침이 되는게 좋았어요. 발음적인 부분이 좋아서 지은건데 아침에 일어나다는 의미의 아침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Q. 이렇게 멤버가 구성된 데에도 여러 사연이 있을 듯 합니다. 수열님과 선욱님과는 초등학교 동창이었다고 하는데, 합류한 멤버들의 사연도 궁금합니다. 처음 음악 시작하던 아침 시즌 1과 시즌 2의 차별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김수열: 일단 원래 멤버와 비교해봤을 때 가장 큰 차이는 시즌 2가 되면서 분위기가 밝아진 것 같아요. 원래 선욱이랑 저는 초등학교 친구였고 음악도 같이 해 왔고요, 제가 음악과를 나왔어요. 이 세명은 같은 과 후배들이에요(웃음). 까마득하죠. 제가 02학번이고요.

 

이상규: 우리 세명이 08, 08, 09학번이에요. 차이가 많이 나죠.

 

김수열: 다 제가 데려왔어요. 학교 매점에서 “이리와, 이리와, 작업하는 거 한번만 도와줘.”하고 데려왔죠.

 

Q. 아침(achime)이라고 하면 다양한 스타일을 먼저 떠올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지난 인터뷰들을 보니 아침(achime)의 다양한 스타일에는 멤버들간의 음악 취향이 제각각이어서라는 흥미로운 고찰이 있었는데, 각각의 음악 스타일과 좋아하는 뮤지션들을 꼽아본다면?


 

권선욱: 제가 노래를 주로 만드는데, 나머지 멤버들이 별로 안 좋아하는 노래들을 들어요. 그래서 곡을 만들다보면 제가 좋아하는 난해하고 복잡하고 사람들이 많이 안 좋아하는 노래들과 보통 사람들이나 우리 멤버들이 좋아하는 장르 음악이랑 섞여서 새로운 스타일, 다양한 음악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포스트록이나 프로그레시브 같은 노래를 많이 들어요.

 

김정민: 저는 주로 가요를 좋아해요.

 

김경주: 저도 가요도 좋아하고, 다른 밴드 음악도 많이 들어요.

 

이상규: 저는 뭐 특별하게 한 장르를 좋아하지는 않는데요. 포크 록, 모던 록, 포스트 록, 재즈 이런 거 전부 다 비슷하게 안 좋아해요(웃음). 농담이고 골고루 듣는 편인 것 같아요.

 

김수열: 저는 가요 빼고 나머지 장르는 다 들어요.

 

Q. 권선욱님 혼자 작곡과 작사를 한다고 들었는데, 이렇게 멤버들의 취향이 제각각인데 의견 조율하는 과정이나 작곡하는 과정이 궁금합니다.

 

권선욱: 저는 제가 다 만들기 때문에 오히려 다른 멤버들의 이야기를 주로 반영하는 편이에요. 멤버들이 아니라고 하고, 직접 해보고 못하겠다 싶은 곡들 의견을 수렴해서 남기고 추려진 곡들로 앨범을 완성하죠.

 

Q. 대부분의 뮤지션들이 음악적 영감이나 구상이 떠오르면 그에 맞춰 멜로디를 만들고 음에 맞춰 가사를 쓰는 편인데, 독특하게 가사를 먼저 쓰고, 그 가사에 맞는 음악 구성을 만든다고 들었습니다.

 

권선욱: 최근 많이 변했는데 요새는 그러지 않는 것 같아요. 가사가 먼저 나오는 곡들은 가사가 다 짧아요. 나머지 가사가 긴 곡들은 음악이 먼저 나오는 거라고 생각해주시면 될 듯싶어요. 가사가 먼저 쓰인 곡이 1번 Villain(악당), Hyperactivity도 가사가 먼저 쓰였어요. 나머지는 음악을 만들고 나중에 가사를 맞춘 케이스죠.

 

Q. 예전 가사들은 실화를 바탕으로 쓰였다고 하던데 이전 인터뷰를 보니 그런 경험들을 잊어버리기 전에 집으로 달려가서 메모를 해 두신다고 들었습니다. 가사를 메모해두는 건지, 분위기나 상황에 대한 곡의 멜로디를 적어두시는지 궁금하네요.

 

권선욱: 주로 당시 상황이나 분위기에 대한 멜로디 같은 건데, 제 핸드폰 녹음 어플에 보면 차마 남들에게 들려주기 부끄러운 흥얼거리는 허밍 곡들이 많이 있어요. 저희가 쓰는 가사가 알고 보면 우울한 이야기가 아니에요. 표면적으로 슥 훑어보면 기운 빠지고 재수없는 가사도 있구나 싶기도 하겠지만 그런 상황들은 절대 나쁜 쪽이 아니고 나쁜거다, 좋은거다 판단할 수 없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거에요.

 

물론, 판단은 듣는 사람들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듣는 이 스스로의 기분이 우울하다면 그렇게 받아들이는 것 인거죠. 일본 문학에서는 그런 것들을 이야기하는 게 주류였던 때가 있었어요. 뭔가 일이 끝나고 나니 우울하지도 않고 기쁘지도 않고 그런 감정들이 계속 가슴에 남아있네, 이런 부분을 노린거죠.

 

 

Q. 곡의 영감이 떠오르는 특별한 순간이나 계기가 있다면?

 

권선욱: 저는 그냥 틈틈이 만들어요.

 

이상규: 굉장히 다작해요. 어느 날, 곡을 가지고 와서 ‘이 곡 좀 들어봐’ 라고 하면 그 곡에 빠져있을 쯤에 또 다른 곡을 들고 와서 또 들어보라고 해요. 그러다가 좋은 곡이 있으면 선별되는 거죠.

 

 

Q. 앨범명이 Overcome(극복하다)입니다. 내면이 가사라면 연주는 거기서 벗어나보려는 노력을 반영한 행동으로 보이는데, 전체적 앨범 컨셉과 앨범 명을 짓게 된 히스토리는 어떤가요?

 

권선욱: 전 고심해서 앨범명을 짓는 편인데, 그렇게 지은 것 치고는 아무도 진지하게 받아들여 주지 않는다는 점이 고민이긴 하죠. ‘사회가 무섭고 씁쓸하니까 다같이 이겨 내보자’라는 의미를 담았는데 사실 앨범 내용들은 그렇지도 않은 것 같아요(웃음).

 

Q. 데뷔 이후 인디계에서는 알아주는 레이블에 한번에 합류하게 되고 꾸준히 인기를 얻으며 비교적 인정적으로 길을 걷고 있는데, 절망 혹은 좌절의 경험이 있나요?

 

이상규: 실패나 좌절의 경험이 없는 사람은 없는 것 같아요. 자기 자신이 받아들이기에 실패나 좌절이면 그게 바로 실패이고 좌절이니까. 이렇게 밴드활동을 하고 있는 시간 자체가 실패와 좌절의 과정일 수 있잖아요. 제 생각에는 2집 Overcome이 구체적인 사건에 한정된 개념이 아니라 전체적인 의미를 담은 것 같아요.

 

Q. 2집의 키워드를 꼽자면 절제와 모순인 듯 합니다. 1집과 비교하여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이상규: 2집을 제작하면서 예를 들어 히든 트랙 같은 곡들을 덜어낸 감이 있거든요. 1집은 첫번 째 정규앨범이었으니까 우리가 가진 모든 역량을 쏟아 부어서 전부를 다 보여드리려는 생각이 있었다면 2집은 좀 더 작가주의적인 입장에서 전체를 스토리텔링하며 고려했기 때문에 듣는 사람이 절제되었다고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Q. 그렇다면, 2집의 Overcome을 타이틀 곡으로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권선욱: 타이틀곡은 단순하고 상업적으로 택했어요. 훅이 빠르고 상업적이고 미리 듣기 1분 동안에 강한 인상을 줄 수 있는 곡으로 선택했어요. ‘상업적인 곡으로 골라야지’ 하면서 고른 건 아니에요. 다만 세상의 음악이나 유행이 돌아가는 틀이 그렇게 돼버린 것 같아요.

 

1분 안에 첫 느낌이 어느 정도 나와야 되고 그렇지 않으면 라디오나 광고에서 잘 써주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미국이나 유럽도 긴 노래를 타이틀곡으로 고르지 않아요. 단번에 강한 인상을 줄 수 있는 곡을 타이틀 곡으로 골라야겠다는 의식을 해서 고르는 게 아니라 이미 추세가 그렇기 때문에 생각하지도 않는 사이에 타이틀 곡이 정해지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아요. 의식적인 부분이 아니라 유행이기 때문이겠죠.

 

Q. 아침(achime)의 2집 중, 추천곡을 꼽아본다면?

  

 

김수열: Spotlight! 가사가 마음에 들어요. 기분 안 좋을 때 들으면 진짜 안 좋은 노래.

 

이상규: 저는 Hyperactivity요. 2집에 실려있는 곡이에요. 딱히 2집에서 가장 좋다는 것은 아니고요. 제가 아침에 노래를 안 듣는데 이 노래는 듣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항상 제 플레이리스트 목록 상위에 있어요. 이 노래를 들으면 노래 만들 때 고생한 생각이 먼저 나요. 만약에 제가 음악을 듣는 사람의 입장이었다면 이 음악이 가장 맘에 들 것 같아요.

 

김정민: EP앨범 버전의 Hyperactivity을 추천해요. 편하게 들을 수 있고 가사도 좋거든요.

김경주: 저는 항상 말하듯이 overcome인데요. 낯간지러워서 얘길 못했는데 가사가 너무 공감이 돼서 ‘처음에는 나 들으라고 쓴 건가?’ 이렇게 까지 생각했어요(웃음).

 

권선욱: 아, 열 손가락 깨물어야 하나요? (웃음) 제가 곡을 만들었거든요. 노래를 만드는 사람은 남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또 자신 스스로를 비교하면서 항상 싸워야 하는데, 이런 입장에서 생각해봤을 때 Pathetic sight는 추천할 만한 곡인 것 같아요. 이 곡은 제가 만들었지만 죽기 전까지 다신 만들기 어려운 곡이 될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Q. 2013년, 아침(achime)의 목표 혹은 꿈이 있다면?

 

 

권선욱: 젊은 친구들은 모르겠지만 저희는 꿈꾸는 음악가의 나이는 지난 것 같고 더 많이 다양한 공연 무대에 서보고 싶어요. 또 저의 오랜 꿈이 있는데, 돈 많이 버는 생산직으로 취직하고 싶습니다(웃음). 이력서를 40군데 넣었는데 면접은 두 군데서만 보러 오래요.

 

김수열: 저희는 국내 페스티벌은 거의 모든 곳에 다 가봤는데 외국 페스티벌, 해외 투어를 한번 해보고 싶어요.

 

이상규: 저희 팀으로는 특별히 생각나는 건 없어요. 개인적으로는 학교를 다니고 있기 때문에 학교 성적이 잘 나왔으면 좋겠어요.

 

김경주: 저는 성격이 게으른 편인데, 올해는 선욱 오빠를 귀찮게 해서 곡을 많이 완성하고 싶어요.

 

김정민: 저도 해외에 한번 가보고 싶어요. 국내에서 공연을 할 때에도 여행하다시피 했어요. 그게 참 좋아서 해외로 투어를 가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