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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resh] 한상원 밴드 인터뷰 - "저요? 진정한 파티 마니아 입니다"

2011.12.28




시종일관 검은 선글라스를 벗지 않고 9명의 멤버를 이리로 저리로 진두지휘하는 그의 포스는 사람을 압도하기에 충분했습니다. 1970년대부터 음악을 했고 버클리 음대로 유학까지 다녀온 이 노장과 무슨 대화를 나눌까, 그를 앞에 두고 잠시 잠깐 제 망막이 흔들렸습니다. 그런데 웬걸요. 그는 오늘 이 파티장에서 관객과 음악을 가지고 한바탕 놀겠다고 합니다. 한상원 밴드가 서면 엄숙한 회의실도 파티장으로 바뀐다더니, 오늘 그 소문의 진상을 밝히려나 봅니다. 공연 시작 30분 전, 파티 마니아 한상원 씨와 나눈 신나는 대화를 공개합니다.


Q. 사실 사옥에서 회사원들을 대상으로 한 파티 공연에 다소 부담감을 느끼셨을 것 같기도 한데요.

전혀 아니에요! 우리 밴드는 회사를 상대로 하는 공연을 많이 해봤어요. 그때마다 매번 너무 좋았어요. 오늘 역시 예감이 좋아요(웃음). 스탠딩 파티의 주인공은 관객이에요. 사람들이 이 자리에 모였을 때는 파티에 거는 기대와 목적이 분명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저 보조자로 도와만 주면 되죠. 처음에 제의를 받고 1층 오디토리움을 봤는데, 거기보다 좀 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공연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스탠딩으로 할 수 있는 좀 더 오픈된 공간이 없냐고 물었더니 더 박스를 보여주더라고요. 여길 보는 순간, 바로 여기다! 싶었죠.




Q. 아까 살짝 귀띔해주신 파티 제대로 즐기는 방법에 대해 한 번 더 얘기해주세요.

파티의 필수 조건은 솔직함이에요. 체면을 벗어 던져야 하죠. 예전에 우리나라에 주재한 대사들을 한 자리에 불러 모아놓고 파티를 열었는데, 그때 누구라고 할 것 없이 모두 다 일어나서 춤을 췄어요. 정말 흥겨운 자리였죠. 게스트로 간 저까지도 그날의 파티를 정말 흥겹게 즐겼던 기억이 나요. 오늘 우리 파티에서 누군가 충동적으로 무대에 올라오기를 기도하고 있어요(웃음). 저와 나란히 서서 함께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춰줄 사람을 기다리고 있어요. 그렇게 되면 오늘의 파티는 대성공이죠.




Q. 1996년부터 한상원 밴드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멤버 소개를 좀 해주세요.

제 멤버들은 의도하지 않게 자주 바뀌어요(웃음). 2년 정도 같이 활동하다보면 저보다 더 바빠져서 제가 놔줘야 하는 상황이 되죠. 제가 강의 나가는 호원대학교 실용음악과 학생 중 저와 음악적 코드가 맞거나 재능이 있는 아이들을 위주로 뽑아요. 함께 호흡을 맞추며 한상원 밴드로 어느 정도 활동하다보면 독립할 기회가 생기더라고요. 그렇게 해서 현재 음악 세션으로 활동하는 아이들이 많아요. 꽤 유명해진 친구들도 있고요.




Q. 선생님을 우리나라 펑크 음악의 대가라고 하는데, 한 분야에 대가가 된다는 건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어떤 과정들을 지나오셨는지 얘기해주세요.

학생들에게 제가 이야기하는 건 딱 하나에요. 내가 가진 음악적 재능이 있다면 남들이 열 번해서 될 것을 나는 천 번 이상 해서 터득한 것이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결과물은 다를 수밖에 없다. 훌륭한 음악가가 되고 싶은가? 그렇다면 자신의 재능보다 노력을 믿어라.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얘기가 있으신가요?

복권에 당첨 되는 게 몇 조의 1의 가능성이라는데, 우리가 이 시간에 이 자리에 머물러 있으며 함께 즐기는 건 그 이상의 가능성이라고 생각해요. 우주의 역사라는 게 어마어마한데 그 무한대의 시간 속에서 이렇게 한 공간에서 숨쉬며 음악을 즐기고 있다는 것은 보통 인연이 아니라는 말이죠. 그런 사람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데, 음악까지 같이 즐길 수 있다니 그 사실만으로도 저는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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