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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Liverpool] 출정식 및 it tracks Vol.2 쇼케이스 공연 리뷰 1

2013.04.29

  

 

 

첫 번째가 신선함이라면 두 번째는 연속성과 안정감일 것이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 발매된 현대카드 MUSIC it tracks Vol. 2 음반의 수록곡들을 보면서 든 생각이다. 컴필레이션 수록곡의 트랙 번호가 ‘01’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11’부터 시작하는 것은 첫 번째 컴필레이션과의 음악적 연속성을 강조하겠다는 뜻일 테고, 그 연속성 속에서 실제로 지난 it tracks와 일맥상통하는 뚜렷한 컨셉을 보여주고 있는 건 이 프로젝트가 구현하고자 하는 안정감일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안정감? 트렌드를 무시하지 않으면서도 로큰롤 본연의 매력을 포기하지는 않겠다는 각오라 해석해도 좋겠다. 그 두 가지 기준에 나름의 방식으로 치열하게 대답하고 있는 아홉 팀과, 리버풀로 떠나기 전 이들을 축하하기 위해 달려온 두 팀이 널찍하고 천정이 높은 공연장에서 정신 없는 시간을 보냈다. 간략하게 그 날의 감상을 전한다.

 

게이트 플라워즈

 

 

17:30 게이트 플라워즈

쇼케이스의 스타트를 끊은 팀은 게이트 플라워즈였다밴드는 훵키하게 때려대는 베이스와 기타로 문을 여는 로큰롤 '물어'로 공연을 시작했는데인상적인 코러스인 쉭 물어 쉭 물어에서 보컬 박근홍은 정말로 투견이라도 된 것처럼 객석을 향해 그르렁거렸다. 1990년대의 그런지/얼터너티브에 기반을 두고 블루지한 감성을 한껏 살리는 밴드의 음악은 확실히 언니들보다는 오빠들에게 더 큰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것처럼 보였는데작년에 발표한 첫 번째 정규작의 수록곡들을 중심으로 알차게 공연을 꾸려가던 밴드는 롤링 스톤스의 'Paint It Black'을 커버하며 무대를 마무리했다좋은 시작이었다.

 

 

 

아폴로 18

 

 

18:00 아폴로 18

<Go! Liverpool> 출정식 때도무대에서도유난히 ‘18’이라는 단어를 강하게 발음하며 등장했던 아폴로 18이 두 번째 무대에 올랐다아폴로 18의 음악은 기본적으로 포스트 록으로 분류되고실제 음반에서 강한 인상을 남기는 것 역시 'Song A'와 같은 대곡 지향적’ 음악이지만실제 공연에서는 스래시 메틀과 하드코어 펑크에 가까운 헤비하고 공격적인 노이즈로 사람들을 휘어잡았다. 'Sonic Boom'을 비롯한 그들의 대표곡들을 연주하는 동안 실내의 분위기가 점점 더 어둡고 강렬하게 바뀌어가는 것이 손에 잡힐 듯 느껴졌다마지막 곡을 연주하기 전멤버들은 그간 자신들이 공연을 거의 하지 않았고 밴드의 사정도 좋지가 않았었는데 이번 기회가 밴드를 다잡는 계기가 되었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후후

 

 

18:30 후후

이제 막 데뷔 EP를 발표한 밴드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지만후후는 이날 무대에 오른 이들 중 가장 풋풋하고 상쾌한’ 음악을 들려줬다뿅뿅거리는 신서사이저와 통통 튀는 로큰롤이 뒤돌아보지 않고 쭉쭉 뻗어나가는 후후의 음악은 아직 여러 가능성을 품고 있는 것만큼이나 신선한 감흥을 품고 있었는데관객들은 'Dance In The Rain' 등의 발랄한 그루브에 맞춰 폴짝폴짝 뛰며 무대를 즐겼다블러의 'Song 2'를 나름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것 또한 흥미로웠다.

 

 

전기뱀장어

 


19:00 
전기뱀장어

전기뱀장어는 최근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신인 밴드 중 하나다간결하고 똑 부러지는 기타 리프귀에 잘 들어오는 멜로디간간히 터지는 또랑또랑한 훅이 인상적인 이 밴드는 이른바 청춘의 단정한 기타 록이라 할 만한 음악을 들려준다이날의 무대 역시 마찬가지였다밴드의 히트곡인 '송곳니'와 '최신유행' 등이 나올 때 객석은 흐뭇한 미소로 반겼고코러스를 곧잘 따라 부르며 쇼케이스를 만끽했다.

 

 

 쏜애플


19:30 
쏜애플

인디 음악을 전문으로 다루는 한 온라인 음반 사이트 차트에서 얼마 전까지 1위에 올라 있던 음반은 쏜애플의 데뷔작, 난 자꾸 말을 더듬고 잠드는 법도 잊었네였다마이너 코드의 드라마틱하고 비감 어린 멜로디에 얹힌 문학적인 가사를 이 밴드의 개성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한 번에 확 빛난다기보다는 천천히 자신의 영역을 확보하고 싶은 야심이 더 큰 음악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밴드는 '매미는 비가 와도 운다' 등의 대표곡을 연주하면서 아주 깔끔하게 무대를 마무리했고사람들은 다음 무대가 시작될 때까지 그들이 남기고 간 독특한 여운을 천천히 음미했다.

 

 

 

 

 




Writer. 최민우


 대중음악웹진 WEIV (http://weiv.co.kr) 편집장.

2002년부터 음악 관련 글을 쓰기 시작했다. 현재 여러 온․오프라인 매체에 기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