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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 화이트] 무용의 영화적 재해석, 열두 가지 댄스 무비

2014.11.05


무용에는 다양한 장르가 있다. 길거리에서 시작된 스트릿 댄스부터 컬처프로젝트 16 Snow White와 같은 모던발레에 이르기까지 무용에는 셀 수 없이 다양한 장르가 존재한다. 그러나 장르를 불문하고 세상 모든 감정을 표현해내는 몸짓을 지켜보는 순간만큼은 댄서도 관객도 자유롭고 행복해진다. 예전보다야 많이 익숙해졌다고 하지만 아직도 관객들에게는 무용 무대가 낯설다. 눈에 익지 않은 무용수들의 아름답지만 어려운 몸짓들을 관람하기 위해 기꺼이 공연장으로 행차하기는 아무래도 힘들다. 어쩌면 우리가 무용을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매체는 ‘영화’일지도 모른다. 영화는 무성영화 시절부터 필름에 춤을 담아내기 시작해 ‘댄스 무비’라는 장르까지 탄생시켰다.


인간의 가장 활동적인 액션이자 아름다운 몸짓인 춤을 다양한 각도로 담기에는 영화만큼 좋은 수단도 없을 텐데 인류가 발명한 수많은 종류의 춤들이 영화의 테마가 되어 삶의 희노애락을 나타내고 있다. 그 중 화려한 무대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댄스 무비 열두 편을 열두 가지 춤과 함께 엄선해보았다.

발레 in

블랙 스완

발레 블랙 스완


18세기에 호주에서 처음 발견된 흑조. 블랙 스완은 '커다란 충격을 준 아주 특별한 일이나 예기치 못한 사건'을 의미하기도 한다. 역사상 가장 강렬한 발레 영화로 꼽기에 부족함 없다. 백조와 흑조를 오가며 혼돈에 휩싸이고, 짙은 무대 화장 속에 광기 어린 눈빛을 보여준 나탈리 포트먼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관능적이면서도 퇴폐적이고, 치명적이면서도 강박적인 영화.
모던 발레 in

열정의 무대

최고의 발레 학교에 입학했지만 타고난 재능이 부족하다고 자신을 탓하는 평범한 학생 조디. 그녀가 다시 태어나는 공간은, 클래식 발레의 고루한 형식미에서 벗어난 모던 발레의 진수, ‘열정의 무대’이다. 에너지와 감정이 폭발하는 엔딩 스테이지는 댄스 무비의 정석을 보여준다. 실제 프로 댄서들이 연기자로 다수 참여해 화제가 됐다.
비보잉 in

스텝업

이삼십 대들에게 댄스 무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품일 것이다. 연극 타이틀인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의 근원을 굳이 따진다면 바로 <스텝업>이 아닐까. 발레리나 노라는 파트너의 부상으로 스트리트 댄서 타일러와 짝을 이루고, 극과 극인 그들의 춤은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룬다. 2014년 5편까지 이어지며, 팝핀, 비보잉 등 다양한 장르의 역동적인 혼합으로 화려한 춤판이 볼거리다.
힙합 in

세이브 더 라스트 댄스

줄리어드 댄스 스쿨을 열망했던 소녀 새러. 갑작스런 어머니의 죽음으로 좌절된 꿈은 시카고 빈민가의 어느 고등학교에서 예상치 못했던 방법으로 이뤄진다. 힙합의 세계로 빠져들게 된 그녀의 열정은 그렇게 되살아난다. 줄리아 스타일즈의 정갈하면서도 우아한 힙합 댄스가 인상적이다. 백인 소녀와 흑인 소년의 로맨스라는 인종적 요소로 업그레이드 된 <더티 댄싱>이라는 평가가 있다.
플로어 댄스 in

플래시댄스

스트립 댄스와는 거리가 있는, 나이트 클럽의 스테이지에서 펼쳐지는 플로어 댄스. 낮에는 제철소 용접공으로 밤에는 댄서로 이중 생활하는 주인공 역할의 제니퍼 빌즈를 신데렐라로 만든 <플래시댄스>엔 갖가지 컨셉의 섹슈얼하면서도 강렬한 무대가 이어진다. 무대 위 의자에 앉은 빌즈가 거세게 쏟아지는 물을 맞는 대목은 종종 패러디되는 명장면.
스트립티즈 in

매직 마이크

무작정 벗는 것이 아닌, 훌륭한 퍼포먼스로서 손색 없는 스트립티즈의 향연. 빨래판 복근을 자랑하는 ‘핫 가이’들이 등장해 누나들을 열광하게 만든다. 하지만 그 이면엔 젊은 시절의 꿈과 방황에 대한 드라마가 있다. 마이크 역을 맡은 채닝 테이텀의 무명 시절 이야기가 느슨하게 각색된 영화다.
탱고 in

탱고 레슨

샐리 포터 감독이 연출과 주연을 맡은 영화. 스릴러를 구상하며 파리에 온 감독은 파블로 베론이라는 댄서를 만나 탱고를 배우게 된다. 12번의 레슨이 12개의 장을 구성하는 영화로 처음에는 단순히 탱고를 배우는 것으로 시작하지만 곧 그것은 삶과 사랑에 대한 레슨이 된다. 밀롱가의 가로등 밑에서 두 사람이 ‘마지막 탱고’를 추는 장면은 압권이다. 포터 감독도 49세의 나이에 탱고에 도전했다는 후문.
볼룸 댄스 in

쉘 위 댄스

탱고, 룸바, 차차차, 왈츠, 파소 도브레, 자이브, 삼바… 볼룸 댄스의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는 영화로, 지루한 일상을 살아가던 중년 남자가 작은 일탈로 삶의 기쁨을 되찾는 스토리다. 점잖은 야쿠쇼 코지와 함께, 라틴 댄스 마니아인 다케나카 나오토의 출연으로 볼룸 댄스의 소박한 아름다움이 묘사된다. 미국 선댄스 영화제를 비롯한 세계 유명 영화제 초청작으로 헐리우드에서 리차드 기어와 제니퍼 로페즈 주연으로 리메이크됐다.
스테이지 댄스 in

버레스크

<쇼걸>, <물랑루드>, <시카고>, <나인>… 그리고 <버레스크>. 거대한 클럽의 화려한 무대에서 펼쳐지는 이 영화들은 한치의 오차도 없는 ‘칼 군무’를 자랑한다. 풋내기 댄서의 성공 스토리인 <버레스크>는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와 셰어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던 작품. 팝스타 아길레라의 재발견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탭 댄스 in

백야

실제로 러시아에서 망명한 격정적 발레리노 미하일 바리시니코프와 탭 댄서 그레고리하인즈가 펼치는 이색 댄스 영화.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장르는 위대한 춤꾼들을 통해 놀라운 시너지 효과를 낸다. 쉴새 없이 타닥거리며 플로어와 부딪히는, 활동적이면서도 낭만적인 느낌을 주는 탭 댄스. 마지막에 라이오넬 리치가 부르는 주제곡과 미하일 바르시니코프가 의자를 가지고 춤을 추는 장면은 광고에서 그대로 차용해 더더욱 유명해졌다.
디스코 in

토요일 밤의 열기

1970년대를 뒤흔들었던 디스코 열풍의 절정. 꽉 끼는 재킷과 바지를 입은 존 트래볼타의 몸짓과, 독보적인 가성을 자랑하던 비지스의 음악이 만난다. 단순한 댄스 영화를 넘어 당대 미국의 성 모럴과 청춘 문화를 반영한 문제작. 이 영화 이후 트래볼타는 한동안 ‘할리우드 대표 춤꾼’ 이미지를 벗지 못했을 정도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치어리딩 in

브링 잇 온

역동성으로 보면 스포츠지만, 특유의 동작과 예술성으로 보면 댄스에 가까운 치어리딩. <브링 잇 온>은 틴에이저 로맨스 장르 속에서, 춤을 통해 경쟁하는 십대들을 통해 건전한 청춘상을 그려낸다. 주연인 키어스틴 던스트를 비롯, 대부분의 출연진이 왕년의 치어리더 출신들이다. 최고가 아니어도 해피엔딩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전형적인 헐리우드 틴에이저 영화로 보는 내내 유쾌하다.
 




Writer. 김형석
영화 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