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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Liverpool] 현장스케치_Liverpool Sound City Festival

2013.05.07


투어는 절정으로 치닫습니다. 부지런히 리버풀 현지의 소식을 전해드린지도 벌써 2주가 가까워 옵니다. 아티스트들에게, 투어캐스터들에게 예정된 시간이 2주, 여정의 끝이 보이는 시간입니다. 하지만 투어에 참여한 멤버들 모두 점점 가까워지고, 서로를 위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이 눈에 보입니다. 고된 공연 스케줄 속에서도 무대에만 오르면 어찌 그리 흥이나고, 신명나게 노는지요. 현지인들은 낯선 한국에서 온 이들이 자신들의 음악이라 자부해오던 록 음악을 선보이는 모습에 어색해하고 믿지 못했겠지만, 이내 10분만 있어도 절로 머리를 흔들고, 그루브에 감기는 모습입니다. 오늘은 투어의 절정이라고 할 수 있는 Liverpool Sound City Festival, 그 마지막 날입니다. 








Liverpool Sound CIty Festival은 리버풀 시내 곳곳의 클럽, 바, 가든에서 영국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의 밴드들이 모여 공연을 합니다. 현대카드 MUSIC과 함께 건너온 4팀의 밴드들도 당당히 라인업에 이름을 올립니다. 거리 곳곳에 이번 페스티벌을 안내하는 포스터가 그득합니다. 반가운 얼굴 싸이도 포스터 한켠에서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알랑가몰라~ 싸이가 페스티벌에 나타날지! (하지만 그는 지금 미국에 있어서 절대 올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이번 페스티벌에서 <Go! Liverpool> 아티스트들은 5/3~4, 양일 간 공연을 펼쳤는데요. 오늘 소개해드릴 공연은 5/4 Kazimier Gardens에서의 공연입니다. 전날 새벽 2시에 공연이 마무리되고, 오늘 공연은 낮 2시부터 시작합니다. 이틀 간 펼치는 강행군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그럼에도 록의 기원, 영국 리버풀에서 현지인들과 교감하고 소통하는 순간순간이 아티스트들에게는 즐거움, 그 이상입니다. 


어제 벌였던 Studio2에서의 공연과 달리, 오늘의 공연은 야외 공연입니다. 야외 공연은 실내 공연과 장단이 뚜렷이 대비되는데요. 야외 공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연 관객의 수입니다. 실내에서는 그 공간만 채우면 되지만, 야외는 많으면 많을수록 더욱 공연에 주목되고, 아티스트들의 컨디션이 좋아집니다. 하지만 전혀 걱정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지금까지 공연의 결과가 말해주기 때문이죠. 


공연의 시작은 '갤럭시 익스프레스'입니다. 첫 곡 '지금 이 순간'의 육중한 사운드가 이내 공간을 지배합니다. 분명 이들은 어제 공연에서 마지막 순서를 장식했습니다. 그리고 채 12시간이 안 된 지금, 어색하기 십상인 첫 무대에 올라 무대를, 객석을 흔들고 있습니다. 이 에너지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저는 그저 '갤럭시 익스프레스'라는 말로 설명을 대신하겠습니다. 그들이기에, 그들만이 할 수 있는 퍼포먼스로 관객들을 사로잡습니다.







시간과 공간을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 하는 모습에 공연장을 찾은 현지 관객들도 환호로 답합니다. 마지막 두 곡으로 그들의 Hit Number이자 대표곡, 'Jungle the Black'과 'Bye Bye Planet'을 선택한 것은 최선이었습니다. 이미 시작부터 열정적인 리프로 줄을 하나 끊어먹은 종현님은 개의치 않는다는 듯 타오르는 열망을 어찌할 줄 모르고 그대로 뱉어냅니다. 땀에 범벅이 된 주현님과 희권님도 마찬가지입니다.  낮 3시에 못미치는 시간이지만 어제 새벽 2시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Gorgeous! Awesome! 곳곳에서 연발합니다. 릴레이의 첫 주자가 순조롭게 바통을 넘기는 순간입니다. 





바통을 넘겨받은 두 번째 주자는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입니다. 항상 현지인들을 만날 때마다 저는 이들을 'Korea traditional groove'를 전달하는 밴드라고 설명하곤 하는데요. 일명 '덩실덩실'이죠. 언제나 이들의 공연을 볼 때마다 냉정함을 잃고 장단에 몸을 맡기는 제가 원망스러웠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는데요. 오늘은 어떨까요?


아! 병학님 의상부터 역시 좋습니다. 땡땡이, 한국적 땡땡이입니다. 조웅님 역시 야자수로 장식된 셔츠를 걸쳐입고 연신 '나이스 웨더'를 연발합니다. (영어로) 할 수 있는 말이 더 많았겠지만 나이스 웨더 다섯 글자에 그들의 기분, 현장의 분위기, 한국 음악의 위대함 모두를 담았기에 여흥이 절로 돋아납니다. 이번 투어에서 대개 그러하듯, 그 시작은 저수지 개들의 안부를 전하며 시작하는 '건강하고 긴 삶'입니다. 






흥이 점점 오릅니다. 제가 항상 기다렸던 무브가 나오는 순간입니다. 키보디스트 나언 양의 셔플링셔플링! 한국의 트래디셔널 그루브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셔플링입니다. 그저 주체할 수 없는 신명을 공유할 수 있는 최선의 움직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순간이 제일 좋습니다. 그리고 병학님의 표정도 사랑합니다. 조웅님의 목소리는 구성집니다. 직접 보지 않고는 설명하기 힘듭니다만, 직접 보지 못한 여러분들에게 흥에 취해 피아의 경계를 잊고 누비는 모습을 사진으로밖에 전달할 수 없음이 안타깝습니다. 


객석도 넘실댑니다. 물론 저도 이번만큼은 냉정해지려 했으나 발목이 들썩이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어라? 어깨까지 주체할 수 없습니다. 장단에 취해 어느 덧, 한국에서 발매하지 않은 미발표곡, '사과'로 그들의 순서를 마무리 짓습니다. 지금 제 기분은 '나이스 웨더'입니다! 






Kazimier Garden이 좋은 점은 음식과 가벼운 음료를 즐기면서 공연에 참여할 수 있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한국음식과 한국의 음료가 함께해서 더욱 좋습니다. 이제 공연은 중반을 지났고, 아폴로 18이 다음무대를 준비합니다. 





공연의 시작은 산뜻한 'Song A'로 시작합니다. 맑은 하늘과 적당한 바람, 기타, 베이스, 드럼의 진동이 어우러져 관객들을 감싸주네요.  





하지만 이내 헤비한 스트로크로 이목을 집중시킵니다. 'Dead end', 'Warm'을 통해 한국에서도 이렇게 강력한 사운드로 압도하는 밴드가 있다는 점을 상기시킵니다. 





악기가 무엇 하나 부서져야 성에 찰까요? 물론 그렇지는 않겠지만 그만큼 이들의 퍼포먼스는 압도적입니다. 보컬이 많지 않지만 분위기가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내뿜는 샤우팅은 처절하면서도 파워풀합니다. 관객들도 사운드에 매료된 듯 머리를 상하좌우로 움직여 댑니다. 아티스트와 객석의 어우러짐이 지축을 흔듭니다. 마지막 곡 'Orbis'가 끝나자 박수와 함성으로 뒤덮인 이 곳은 수용인원 350명을 넘어 더 이상 입장이 불가능할 정도입니다. 


평소처럼 걸쭉한 입담은 줄었지만, 이미 연주만으로도 공연의 분위기를 절정으로 이끌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아폴로 18! 이제 릴레이는 마지막 주자에게 바통이 넘어갑니다. 





게이트 플라워즈, 막중한 임무가 주어집니다. 앞선 세 밴드가 만들어 놓은 분위기를 더욱 치닫게 만들어야 합니다. 물론 걱정은 없습니다. 게이트 플라워즈니까요. 첫 곡 '좋은 날'로 한껏 들뜬 관객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습니다. 





오늘따라 보컬 근홍님의 컨디션과 기분이 좋아 보입니다. 근홍님 특유의 샤우팅에 객석은 데시벨을 더해 화답합니다. 





조이엄의 위엄도 리버풀을 지배합니다. 보컬과 기타의 변증법적 어우러짐이 '이것이 공연의 마지막'이며 '최고의 순간'임을 주지시킵니다. 현대카드 it tracks에도 삽입된 '물어'를 열창할 땐, 세계 최초로 객석들이 개짖는 소리를 따라하는 진풍경이 벌어집니다. 왈왈, 멍멍, 정말 누구하나 물어야 무대가 식을까요? 이 노래를 계기로 게이트 플라워즈의 컨디션이 절정에 이른 것 같습니다. 


끝곡 'Purple haze'로 모든 무대는 끝났지만, 관객들은 멈추지 않습니다. 게이트 플라워즈는 최선의, 최고의 무대를 보여주었습니다. 공연의 마지막에 꼭 어울리는 무대였습니다. 나이스 웨더에서 찬바람이 스며드는 날씨로 변했지만 관객들은 자리를 떠날 줄 모르고 '앵콜'을 외쳐댑니다. 정말 오늘 공연에서 가장 짜릿한 순간이었습니다. 





이들의 환호에 보답하고자 승식님은 다시금 기타를 맵니다. 'Paint it black'이 앵콜곡으로 선정되었습니다. 더욱 달궈진 분위기는 식을 줄 모릅니다. 앵콜 소리는 높아져만 갑니다. 승식님은 이내 특별한 게스트를 무대 위로 부릅니다. 바로 '조웅'님입니다.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희권님은 드럼을 차지합니다. 예정에 없던 콜라보레이션이 진정한 마지막 앵콜 무대를 장식합니다. 

한국의 흥, 가락, 리듬이 어우러져 절정의 흥분상태로 몰아넣습니다. 너나 할 것없이 점프하고, 머리를 흔들고, 스텝을 밟으며 소리지릅니다. 표현하는 방식은 다르지만 메시지는 동일합니다. 'Just have fun' 단지 그것 뿐입니다. 공연의 끝이 이렇게 아름다웠던 적은 처음입니다. 웃지 않는 이 하나 없는 그 순간,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모두들 고생하셨습니다. 그리고 참 즐거웠습니다. Sound City Festival 에서의 공연에서 단언할 수 있는 한 가지는, 우리 아티스트들의 무대가 모든 무대를 통틀어 가장 신나고 객석과 어우러진 무대였다는 사실입니다. 언어와 문화의 차이는 이미 영국 땅을 밟은 순간부터 중요하지 않은 듯했습니다. 며칠 후면 한국으로 다시 향하겠지만 아티스트들도 영국에서 보낸 2주 간의 시간을 품고, 또 한 번의 Korean Invasion을 꿈꾸겠지요? 그 곳이 어디든 말입니다. 그리고 그 곳에 항상 현대카드 MUSIC이, 그리고 제가 함께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