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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UL McCARTNEY] Timeless Legend, 폴 매카트니를 말하다

2015.03.12


전 세대의 우상 폴 매카트니, 그리고 그의 음악을 사랑해 마지않는 팬들이 여기 있습니다. 한국 대학 최초로 <비틀즈 강좌>를 개설한 그룹 사운드 ‘다섯손가락’ 출신의 이두헌 교수, 레코드 수집가이자 LP바 뮤즈온의 주인인 김원식 대표, 비틀즈 앨범 수집가이자 영국에서 활동하는 통역가 리처드 씨, 런던에서의 피아노 연주 버스킹으로 화제가 된 손지훈 학생까지. 시대와 세대를 초월하는 팬들이 만나 폴 매카트니를 이야기했습니다.



질문

먼저 간단히 자신의 소개 부탁 드립니다. 

이두헌 네, 저는 현재 경희대학교 포스트모던음악학과 겸임교수로 비틀즈를 강의하고 있는 이두헌입니다. 1980년대에는 그룹 사운드 ‘다섯손가락’의 리더이자 리드보컬로 활동했지요.

김원식 여기서 나이는 제가 제일 많은 것 같군요. 그래도 폴 매카트니보단 어립니다, 하하. 이곳 뮤즈온의 주인인 김원식입니다. 필레코드라는 레코드숍 또한 운영 중입니다.

리처드 저는 리처드라고 합니다. 프리랜서 통번역사 일을 하고 있고요. 올해엔 폴을 직접 만나길 기대 중입니다.

손지훈 저는 성균관대학교 통계학과에 재학 중인 비틀즈를 사랑하는 평범한 학생 손지훈이라고 합니다.


질문

손지훈 군은 평범한 학생이라고 하기엔 조금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죠. 폴 매카트니의 공식 트위터에 등장해 한 동안 화제였어요.

손지훈 아, 정말 상상도 못했던 일이에요. 런던 킹스크로스역에 가면 누구든지 칠 수 있는 피아노가 한 대 있거든요. 거기 앉아서 ‘Let It Be' 'Yesterday' 등의 곡을 연주했는데 그 때 누군가 찍은 사진을 폴 매카트니가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거예요! 제 인생의 버킷 리스트 중 하나를 실천했을 뿐인데 이렇게 이슈가 될 줄은 몰랐어요. 폴 매카트니가 태어난 곳에서 그의 음악을 연주하는 게 평생의 꿈이었거든요. 애비로드에서 사진도 찍고요.

 

출처: 폴 매카트니 공식 트위터



질문

김원식 대표님은 영국 전역을 돌며 비틀즈의 음반을 수집하셨죠.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김원식 십 년 전 비틀즈의 자취를 따라 영국을 여행했던 기억이 나네요. 영국에 가면 대개 차를 렌트하곤 합니다. 그게 움직이기가 편하니까요. 한 번은 콜렉터의 욕심을 완전히 내려놓고 순수하게 비틀즈의 흔적을 쫓아 여행한 적이 있어요. 런던에서 리버풀까지 차를 몰며 쉴 새 없이 내달렸습니다. 그들의 추억이 깃든 레코드숍이며 카페, 클럽 등등... 오직 비틀즈를 음미하며 도시 곳곳을 탐험하는 거지요. 지금도 잊을 수 없는 멋진 여정으로 남아 있어요. 1990년대부터 영국에 드나들기 시작해서 남들은 보기 힘든 앨범도 많이 구했습니다. 비틀즈와 폴 매카트니의 음반만 어림잡아 400장이 넘을 거예요. 수집 목록 중에는 정식 발매되지 않은 해적판들도 꽤 됩니다.


질문

리처드 씨는 영국에서 태어나 일찍부터 비틀즈의 음악을 접했다고 들었어요.

리처드 나이로 따지면 비틀즈 팬 1세대라고 할 순 없겠지만 비틀즈와 폴 매카트니에 관한 한 누구보다 절대 뒤지지 않는다 자부합니다. 어머니가 음악에 조예가 깊으셔서 어릴 적부터 음반에 둘러싸여 지냈는데 음악은 늘 제 친구이자 가족이었어요. 턴테이블이 저보다 키가 클 정도로 꼬마 아이였을 때 제일 처음 듣게 됐던 노래가 'Yesterday'였죠. 참 신기한 우연 아닌가요? 내 돈 주고 처음 산 음반도 <Abbey Road>예요. 그 때의 운명이 지금까지 이어졌다고 봐야겠죠.


질문

이두헌 교수님은 1980년대를 풍미했던 그룹 ‘다섯손가락’의 리더셨어요. 아티스트로서 또 팬으로서 비틀즈는 어떤 의미였나요?

이두헌 밴드 데뷔부터 해체까지 죽 활동을 하며 느꼈던 건 우리 또한 비틀즈와 유사점이 있다는 거예요. 물론 캐릭터는 다르지만 멤버 중 누구는 존 레논 같고 누구는 폴 매카트니 같고, 비하인드 스토리도 비슷한 점이 있고요(웃음). 밴드라면 그들의 길을 비슷하게 따라갈 수밖에 없겠구나 생각했죠. 음, 제가 1983년에 데뷔했는데 우리 팀을 데뷔시켰던 팝 칼럼니스트 강인중 선생이란 분이 비틀즈의 대단한 마니아였어요. 하지만 우리도 당시엔 혈기왕성할 때라 처음엔 테크니컬하고 화려한 기술을 보여주는 팀들에 눈길이 더 가더군요. 그러다 어느 날 강한 인상을 받았던 계기가 있었는데 'All My Loving'이란 곡 아세요? 조지 해리슨의 기타 솔로 부분이 있는데 저도 기타를 치지만 그대로 재현해내기가 참 힘들어요. 그 때부터 ‘어라?’하고 파고 들기 시작하니 가사의 깊이가 보이고 점점 더 여러 가지 측면을 심도 있게 연구하게 됐습니다. 후에 버클리 음대에서 공부할 땐 이론적인 부분에 더 중점을 뒀고요.




질문

그러한 점들이 비틀즈를 가르치게 된 계기가 되셨겠죠? 국내 최초로 대학에서 ‘비틀즈’ 강좌를 개설하셨어요.

이두헌 제아무리 레전드라 해도 각자의 기준에 따라 평이 갈리는 팀들이 많은데 비틀즈는 누가 보아도 이견이 없는 ‘넘버 원’입니다. 전 세계 최고의 음반 판매량, 무수한 히트곡들, 수상 경력 등을 차치하고라도 작곡, 편곡, 화성, 녹음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볼 때 두 번째가 될 수 없는 밴드예요. 강의를 개설하고 처음엔 요즘 학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걱정했는데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반응이 폭발적이더군요. 역시 비틀즈는 시대를 초월하는 팀이 틀림없구나 싶었죠.




질문

비틀즈의 멤버 중에서도 폴 매카트니, 그리고 그의 음악을 좋아하시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리처드 폴 매카트니는 단언컨대 음악의 ‘종합선물세트’입니다. 폴의 디스코그래피를 뒤져보면 우리가 원하는 모든 음악의 장르가 다 있어요. 록, 재즈, 컨트리, 클래식, 거기에 파이어맨(The Fireman)이라는 이름으로 낸 일렉트로닉 앨범까지. 그는 비교불가예요.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대중음악가'로 기네스북에 올라 있기도 하지만 솔로, 듀오, 트리오, 콰르텟, 퀸텟 심지어 자선 밴드 모임으로까지 1위를 차지한 전무후무한 아티스트죠.

손지훈 폴 매카트니는 역사상 최고 수준의 멜로디 메이커라고 생각해요. 게다가 알고 보면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어낼 뿐 아니라 실험적인 측면도 굉장히 강하거든요. 그 두 가지를 훌륭히 겸비한 뮤지션은 쉽게 찾아보기 힘들어요. 

김원식 비틀즈는 영국 록이 대중과 친해질 수 있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저는 그 중에서도 폴의 역할이 지대했다고 봐요. 먼저 요절한 존 레논을 비틀즈의 대표적 인물로 꼽는 이들이 있는데 모르는 소리예요.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비틀즈의 대표곡 ‘Yesterday’, 이 노래도 폴 매카트니가 만든 노래잖아요. 저에게 있어 폴은 반려자나 마찬가지입니다. 레코드를 수집할 때마다 늘 염두에 두고 찾게 되는 이름이지요.

이두헌 존 레논이 폴 매카트니에게 함께 하자면서 했던 얘기가 ‘우리 팀을 더 강하게 만들어 달라’였습니다. 그 때 폴이 합류하지 않았다면 비틀즈가 지금처럼 강해졌을까요? 폴 매카트니가 있었기에 비틀즈가 존재했습니다. 폴이 없으면 비틀즈라는 그룹에 함몰이 생길 정도로 그의 재능은 대단했어요. 그의 노래들이 얼마나 정교하고 흠잡을 데 없는 완성도를 가졌는지 그래프로도 구현할 수 있을 정도거든요. 음악을 하는 사람 입장에서 빠르고 신나는 곡을 하다가 조용한 발라드를 할 때가 있잖아요? 신기한 건 폴 매카트니의 발라드는 분위기를 절대 다운시키지 않아요. 쉬어가거나 구색을 맞추기 위한 곡이 아니란 거죠.


질문

그렇다면 비틀즈 내에서 폴 매카트니는 어떤 존재였을까요?

이두헌 수업에서도 많이 하는 얘긴데 비틀즈를 얘기하자면 저는 두 가지를 빼놓을 수 없다고 봅니다. 첫 번째는 ‘그룹 지니어스(Group Genius)’. 한 사람의 천재가 아니라 천재 혹은 보통 사람인 네 명이 그룹을 결성해 비로소 천재가 된 게 아닌가 싶고요. 두 번째는 ‘프레너미(Frienemy)’. 이게 포인트인데 그들은 친구이자 경쟁관계에 있었어요. 폴 매카트니가 엄청난 곡들을 써 오니까 그런 자극이 채찍이 돼서 존 레논도 'Come Together' 같은 곡을 쓸 수밖에 없었던 거죠.

리처드 존 레논은 자신의 인생 파트너로 폴 매카트니와 오노 요코 두 사람을 꼽았어요. 이게 팀이 해체되고 난 다음에 한 발언이니까 그에게 폴 매카트니가 얼마나 큰 존재였는지 짐작이 가죠? 존은 폴의 멜로디 메이킹 능력에, 폴은 존의 시적인 가사에 서로 자극받았단 얘기가 있어요.




질문

마지막으로 이번 폴 매카트니의 내한공연에서 어떤 점이 가장 기대되세요?

김원식 폴 매카트니의 앨범 중에서는 <Ram>을, 그 중에서도 ‘Monkberry Moon Delight’라는 곡을 가장 좋아합니다. 그 시절 린다 매카트니와의 로맨스가 참 보기 좋았어요. 여담이지만 개인적으로 오래 가길 응원했던 커플입니다. 세월이 빠르기도 하죠. 그도 어느덧 만 72세예요. 저보다 나이가 많은데 아직도 왕성한 음악 활동을 하고 있네요. 존경스럽습니다.

이두헌 저는 'The Long And Winding Road'를 오케스트라 사운드 없이 밴드 날것의 노래로 듣고 싶어요. 이건 폴의 목소리를 온전히 들을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잖아요. 한 가지 소원이 더 있다면 그가 'PS. I Love You'를 부르는 겁니다. 꽤 오랫동안 공연 레퍼토리에 없었거든요.

리처드 사실 폴 매카트니의 공연을 보는 것이 처음은 아니에요. 제가 가장 기대하는 것은 폴과 한국 팬들과의 교감. 국내 최대 비틀즈 팬클럽 ‘페퍼랜드’에서 신청곡을 투표하고 있는데 이 리스트가 꼭 전달됐으면 좋겠어요. 듣고 싶은 노래는 무척 많은데 한국 팬들이 알 법한 곡 중에서 이제껏 한 번도 라이브하지 않았던 'No More Lonely Night'이란 노래가 있어요. 만에 하나 폴이 이 노래를 부른다면 아마 잊지 못할 기록이 되겠죠.

손지훈 제가 듣고 싶은 곡은 한 곡이 아니라 세 곡인데요. 보통 폴 매카트니가 앵콜 마지막에 연달아 부르는 메들리예요. 'Golden Slumbers' 'Carry That Weight' 'The End' 순으로 이어지는데 제가 가장 좋아하는 앨범인 <Abbey Road>의 수록곡들이죠. 특히 'The End'의 가사는 철학적이면서도 시적이에요. 제가 아는 모든 노래 중에 제일 잘 쓴 가사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한국 관객들의 열정적인 에너지를 폴이 꼭 느끼고 갔으면 좋겠어요. 한국 팬들은 어느 나라보다 그에게 뜨거운 환호를 보낼 준비가 되어 있으니까요.




이두헌_ “폴 매카트니가 있었기에 지금의 비틀즈가 있습니다”
폴 매카트니가 합류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비틀즈가 존재할 수 있을까요? 그들은 친구이자 경쟁관계에 있었어요. 하지만 폴로 인해 비로소 ‘그룹 지니어스(Group Genius)’의 완전체가 되었죠.

김원식_ “폴 매카트니는 제 레코드 라이프의 동반자입니다”
67년을 살면서 수많은 레코드들을 수집했지만 비틀즈와 폴은 제 곁을 지키는 반려자와도 같았습니다. 소중히 간직해두었던 폴 매카트니의 콜렉션들을 다시 꺼내볼 시간이 된 것 같군요.

리처드_ “폴 매카트니는 세대나 나이를 초월합니다”
폴 매카트니보다 훨씬 젊은 사람들도 그의 노래를 찾아 듣습니다. 그에게는 복잡한 배경지식 없이도 음악을 즐길 수 있게 만드는 세대를 초월하는 강한 흡인력이 있어요.

손지훈_ “폴 매카트니에 관한 모든 것이 제 인생의 버킷리스트였어요”
제 인생의 버킷 리스트는 전부 폴 매카트니와 연관된 것들이에요. 런던과 리버풀에서 길거리 버스킹 하기, 사인을 받고 함께 사진 찍기, 곧 실천하게 될 라이브 공연 가기까지! 




 

장소 협조. 뮤즈온

앨범 소장. 리처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