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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YBREAK] 90년대를 상징하는 랩 메탈의 아이콘, 림프 비즈킷의 디스 열전!

2013.07.17

 

뒤숭숭한 세기말, 그러니까 90년대 말미의 메인스트림 차트는 보통 랩 메탈이 점령하고 있었다. 대부분은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젊은 층들의 불만을 가사에 다뤄냈고 극단적인 경우 반사회적인, 혹은 반종교적인 태도를 표방하는 밴드들도 더러 있었다. 그 중 플로리다 주 잭슨빌에서 결성한 림프 비즈킷은 단연 신의 중심에 서 있었다. 문신 아티스트였던 보컬 프레드 더스트가 뱉어내는 욕구불만의 가사, 기타리스트 웨스 볼랜드의 기이한 변장, 그리고 하우스 오브 페인의 사운드 메이커 DJ 리쎌의 스크래치는 밴드의 복합성을 각각 상징해냈다.

 

 

 

 

  

조지 마이클의 히트 넘버 'Faith'의 커버를 담고 있는 획기적인 데뷔작 "Three Dollar Bill, Yall$"이 미국 내에서 2백만 장을, 그리고 "Significant Other"와 "Chocolate Starfish And The Hot Dog Flavored Water"가 각각 7백만 장과 천2백만 장을 넘기는 대히트를 기록해내면서 이들은 그야말로 기세등등하게 뻗어나갔다. 게다가 당시 프레드 더스트는 굴지의 메이저 인터스콥 레코즈의 부사장으로까지 앉혀지면서 후진양성과 경영에도 힘을 쏟게 된다.

 

승승장구하는 밴드의 행보와는 별개로 아무래도 힙합의 애티튜드를 가지고 있었던 팀인지라 수많은 ‘디스’ 전을 벌였다. 따라서 데뷔이래 꽤나 많은 마찰들이 존재했는데 보기에 따라 이는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처럼 느껴졌을 수도 있다. 림프 비즈킷에 열광하는 뮤지션들이 있는가 하면 혐오하는 뮤지션들 또한 있었다. 전설의 펑크 밴드 블랙 플랙 출신의 헨리 롤린스는 '만일 자신이 17살이었으면 최고로 좋아하는 밴드였을 것'이라 말했고,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의 잭 드라로차는 '자신들이 쌓아온 헤비 록의 역사는 림프 비즈킷이 7백만 장을 판매한 그날 무너졌다'며 혐오하는 언사를 쏟아내기도 했다. 블랙 레벨 소사이어티의 잭 와일드 또한 그들의 태도, 그리고 음악적인 내용에 불만을 가지면서 공연 도중 갑자기 림프 비즈킷을 비난하는 멘트를 날린다.

 




‘공공의 적’ 림프 비즈킷에겐 일일이 셀 수조차 없는 수많은 가십, 그리고 설전이 존재하지만 일단은 에미넴과의 싸움이 유명했다. 같은 인터스콥 레이블 소속으로 함께 투어도 다니면서, 그리고 서로의 뮤직비디오에도 출연해주면서 유대관계를 형성했던 이들이었는데 림프 비즈킷의 DJ 리쎌이 이전에 재적했던 하우스 오브 페인의 멤버 에버레스트와 에미넴의 DJ가 싸웠을 무렵 에버레스트를 옹호하면서 관계가 악화됐다. 결국 에미넴은 자신의 곡 'Without Me'에 직접 림프 비즈킷을 언급하며 욕하는 가사를 집어넣는다. 하지만 현재는 화해했다고 하는데, 과거 미묘한 관계였던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과의 관계들 역시 마찬가지로 회복됐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올해 한국을 찾을 예정인 나인 인치 네일스와의 디스 전도 있었다. 사실 프레드 더스트는 나인 인치 네일스의 팬이었고 실제로 그 영향을 공공연하게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인 인치 네일스의 트렌트 레즈너는 인터뷰에서 프레드 더스트에 대해 그가 누군지 조차 모른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다. 결국 프레드 더스트는 자신들의 3집 수록 곡 'Hot Dog'에서 나인 인치 네일스의 곡 'Closer'와 'Perfect Drug', 그리고 'Burn'을 비꼬는 가사들을 후렴 구절에 집어넣었다. 공교롭게도 나인 인치 네일스 또한 에미넴, 림프 비즈킷과 마찬가지로 interscope 레이블 출신이었다. 그리고 나인 인치 네일스가 interscope에 재적했을 그 당시 프레드 더스트는 레이블 부사장이었다. 상하관계와 상관 없이 할 말은 하는 트렌트 레즈너의 태도가 인상적이다.

 

2006년 6월 프레드 더스트는 무대 위에서 크리드의 스캇 스텝이 마치 마이클 잭슨인 냥 행동한다며 그에 대해 욕설을 퍼붓기도 한다. 이에 대해 스캇 스텝은 림프 비즈킷이 크리드의 무대 앞에 서게 된 것에 화가 나서 지껄인 말이라고 응수했다. 크리드뿐만 아니라 살벌한 9인조 메탈 그룹 슬립낫의 팬들에게 시비를 걸었던 적도 있었다. 프레드 더스트는 슬립낫 팬들은 하나같이 뚱뚱하고 못생겼다고 말했고 이 말을 들은 슬립낫의 보컬 코리 테일러는 다시 한번 자신의 팬들에 대해 입 방정을 떨면 죽여버리겠다는 살벌한 코멘트를 남기면서 일단락 지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밴드 내부에서도 의견충돌은 존재했다. 기타리스트 웨스 볼랜드 또한 팀을 나갔다 들어왔다를 반복했고, 한 번은 아예 기타리스트 공개 오디션까지 개최하기도 했다. 드러머 존 오토도 잠시 팀을 나갔다가 들어왔고 최근에는 DJ 리쎌이 팀을 나갔다. 2009년에 오리지널 멤버들이 다시 모이기까지 많은 과정을 겼었는데 그 진통은 여전히 진행 중인 셈이다. 밴드 멤버들 모두 40대에 접어들었지만 아직까지도 애들처럼 티격태격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림프 비즈킷의 공연을 기대해야만 하는 이유들은 존재한다. 재즈 드러머 출신 존 오토와 훌륭한 라인을 만들어내는 베이시스트 샘 리버스가 주조해내는 안정적인 리듬 섹션, 그리고 기괴한 기타 연주와 감탄할만한 랩이 힙합의 폭발력을 극대화시켜낸 그루브를 바로 무대 위에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내한 당시 웨스 볼랜드는 대기실에 준비된 햄버거들을 무대로 가져 나와 관객들에게 던져주기도 했으며, 국내 모 페스티벌에서 이들이 'Full Nelson'을 공연할 때에는 무대 위에 팬들을 무더기로 올려낸 채 광란의 퍼포먼스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과연 이번 내한에서는 또 어떤 이색적인 광경이 펼쳐질지 사뭇 기대가 된다. 일상생활에서든 무대 위에서든 이렇듯 뭔가 돌발행동이 있어야 비로소 림프 비즈킷 답지 않은가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