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글 보기

[임직원 봉사활동] 우리의 소중한 문화를 지키고 보존하는 마음을 배우게 해 준 ‘근대문화 지킴이’

2012.10.18




청명한 가을하늘이 유난히 높게 느껴졌던 지난 10월 13일 토요일. 성북동의 한 주택가 골목길에 사람들이 북적입니다. 이유는 바로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임직원과 그 가족들이 봉사활동의 일환으로 최순우 옛집 환경정비와 문화재 교육이 있었던 까닭이었습니다.




오후 1시 30분. 임직원과 가족들이 삼삼오오 최순우 옛집에 도착하였습니다. 요즘에는 서울에서 한옥 찾아보기가 어려워서인지 한옥이 마냥 신기하기만 한 아이들은 최순우 옛집 이곳 저곳을 카메라에 담아보기도 하였습니다. 총 7가족, 23명의 참가자가 모인 이번 '근대문화 지킴이' 행사는 한국 내셔널트러스트에서 우리 근대문화를 후손에게 잘 물려주기 위해 보존하고 있는 시민유산인 최순우 옛집에 대한 소개와 최순우 옛집 환경정비, 그리고 문화유산 해설탐방의 세 가지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최순우 옛집은 시민문화유산 제 1호로, (재)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기금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최순우 선생이 1976년부터 돌아가신 해인 1984년까지 거주한 곳으로, 이곳에서 많은 저서들을 집필했다고 합니다. 최순우 옛집은 1930년대에 지어진 전형적인 경기도 지방 한옥양식의 주택으로, 한국의 미를 다분히 느낄 수 있는 곳인데요. 이 곳 앞마당에는 집보다 더 오래된 것이 하나 있다고 합니다. 무려 150년이나 이 터를 지키고 있었던 향나무입니다. 평소 우리나라의 자연물을 좋아하던 최순우 선생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단풍나무, 밤나무, 감나무와 같은 여러 나무들과 식물들로 앞마당과 뒤뜰을 한국적인 아름다움이 묻어나도록 꾸며놓았습니다. 방 안은 조선시대 선비가 단아하고 소박하게 살았던 정신을 본받아 수수한 모습으로 꾸미고 사셨다고 합니다.




최순우 옛집에 대한 간단한 문화재 소개가 끝나고 본격적인 환경정비 봉사활동이 시작되었습니다. 문화해설사로부터 '옛집 지킴이'라는 이름을 받은 임직원들과 가족들은 최순우 옛집의 구석구석을 열심히 정비하였습니다. 작은 걸레로 툇마루와 창살, 기와 등 여기저기를 빛이 나도록 닦고, 뒤뜰의 돌로 된 탁자에는 물을 부어 청소도구로 쓱싹쓱싹 닦으며 묵은 때를 벗겨냈습니다. 아빠들은 사다리를 이용해 지붕 위에 쌓인 낙엽들과 먼지들을 털어냈는데요. 이 모습을 지켜보는 아이들에게는 아빠가 어느 때보다도 더욱 멋있어 보이는 듯 했습니다.




환경정비가 끝난 후 아이들이 직접 따르는 달콤하고 향긋한 수국차 한 잔으로 목을 축이고 문화해설사를 따라 서울성곽부터 심우장에 이르는 문화탐방길에 올랐습니다.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은 서울 성곽이었습니다. 처음에는 흙으로만 쌓았던 토성이 석성으로 축조될 때까지의 설명을 들으며 아이들의 표정은 그 옛날 조선시대로 돌아간 듯 했습니다. 이어서 간 곳은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로 유명한 박태원 작가의 생가 터 였습니다. 싸리문으로 대문을 만들어서 유명했던 이 집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집의 모습을 상상해보기도 하였습니다.

뒤이어 만해 한용운 선생이 살았던 심우장으로 향했습니다. 심우장으로 가는 길은 좁은 언덕길을 올라야 했는데요. 언덕을 따라 형성된 마을인 북정골은 6.25 당시 피난민들이 모여 살던 마을이었다고 합니다. 심우장은 큰 고택은 아니었지만 소박하게 자리한 집과 앞뜰이 정갈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보통 집들은 남쪽을 향해 짓기 마련인데 심우장은 북쪽을 향해 지어져 있었는데요. 한용운 선생이 집을 지을 당시 집 터의 남쪽에는 조선총독부가 있어 ‘조선총독부를 바라보고는 집을 지을 수 없다’고 하시어 주춧돌을 북향으로 틀어서 집을 지었다고 합니다. 심우장에 관련된 또 하나의 일화가 있는데요. 한용운 선생께서는 온돌로 된 서재방에 단 한번도 불을 지핀 적이 없었는데 그 이유는 ‘조선 천지가 감옥 같은데 어찌 내가 따뜻한 방에서 지낼 수 있겠느냐’고 말씀하시며 절대 서재방에 불을 때지 않으셨다고 합니다. 문화해설사가 설명해주는 심우장에 대한 일화를 듣고 나니 일제강점기 당시 우리의 아픈 역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문화탐방을 마치고 다시 최순우 옛집으로 돌아온 임직원과 가족들은 이색적인 공연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근대문화 지킴이 활동이 있었던 날에는 마침 ‘성북진경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어, 최순우 옛집에서는 거문고 연주와 함께 최순우 선생의 저서 낭독 시간이 있었던 것입니다. 고즈넉한 한옥 앞뜰에 편한 대로 걸쳐 앉아 거문고 연주도 덤으로 들으며 오늘의 활동을 되새겨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모든 활동이 끝나고 아이들은 문화해설사로부터 봉사활동 확인서와 최순우 옛집 뒤뜰이 담긴 사진을 선물로 받았는데요. 가족과 함께한 뿌듯한 추억을 오랫동안 간직할 수 있게 되어서 기뻐하는 표정이었습니다.




바쁘게 돌아가는 도심 속에 살며 정작 지금의 우리를 있게 해 준 역사에 대해서는 잊고 사는 날이 더 많기 마련인데요. 우리 문화를 보전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우리의 소중한 문화를 지키기 위해서 옛 분들이 얼마나 노력하였는지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던 귀한 시간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