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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YBREAK 2014] 데프톤즈, 뉴 메탈 시대의 생존자

2014.07.23


2013년 내한공연이 예정되었던 데프톤즈(Deftones)의 공연 취소는 많은 아쉬움을 낳았다. 오랜만에 한국을 다시 찾는 것이기도 했고, 또 2012년 말에 발표해 호평을 받았던 [Koi No Yokan]의 노래들을 라이브로 볼 수 있는 무대가 무산된 탓이었다. 통산 일곱 번째 앨범인 [Koi No Yokan]는 라이브에서 직접 경험하고 싶은 매혹적인 작품이었다. 새삼스러운 건 아니다. 데프톤즈는 늘 그래왔으니까.



시작은 평범했으나...


유행은 언제나 빠르게 왔다 사라진다. 음악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199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발흥했던 뉴 메탈도 그 가운데 하나였다. 강렬한 기타 리프를 앞세운 콘(Korn)의 <Blind>는 뉴 메탈 시대의 서막을 여는 곡이었다. 그 뒤로 수많은 뉴 메탈 밴드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선두에 콘이 있었고, 데프톤즈, 림프 비즈킷(Limp Bizkit) 등 많은 밴드들에게 뉴 메탈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콘은 시대의 아이콘이었다. 데프톤즈는 동시대를 지나온 콘과 늘 비교되곤 했다. 장르의 상징성이란 측면에서 콘과 비교 당하곤 했고, 심지어는 콘의 아류라는 오해까지 받기도 했다. 물론 데프톤즈가 처음부터 굉장히 특별했던 건 아니다. 온갖 장르가 더해진 뉴 메탈의 특성처럼 데프톤즈의 멤버들 역시도 초창기엔 힙합 음악가들처럼 통 큰 바지를 입고 랩을 하기도 했다. 첫 앨범에서 인기를 얻었던 곡들도 <7 Words>나 <Engine No.9>처럼 '전형적'인 뉴 메탈 스타일의 노래들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변화를 모색했다. 두 번째 앨범인 [Around The Fur]도 뉴 메탈의 영향력 안에 있는 앨범이었지만, 그 안에서 이들은 조금씩 변화를 꾀했다. 이제 데프톤스 하면 자연스레 연상되는 과격한 속의 감성이 앨범 곳곳에 자리했다. 이어서 발표한 [White Pony]는 결정적이었다. 이것은 단순한 변화가 아닌 진화였다. 데프톤즈는 자신들이 가진 독특한 감수성을 더욱 확장하고 발전시켰다.



독창적인 데프톤즈만의 음악


이것이 데프톤즈와 다른 뉴 메탈 밴드들과의 차이점이었다. 인기로만 볼 때 데프톤즈보다 앞선 밴드들도 많았지만 그들은 지금 이런저런 부침을 겪으며 과거의 영광을 다시 찾지 못하고 있다. 음악적인 평가만으로 따지자면 이 차이는 더욱 극명해진다. 데프톤즈는 7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하면서 [White Pony] 이후로 실망스런 평가를 받은 적이 없다. 수많은 밴드들이 유행의 파도에 휩쓸려 명멸해갈 때 데프톤즈는 계속해서 자신들만의 독창적인 탐미 사운드를 완성해갔다.


이런 배경에는 밴드의 시작부터 함께한 기타리스트 스티븐 카펜터(Stephen Carpenter)와 보컬리스트 치노 모레노(Chino Moreno)가 있기에 가능했다. 초기 공격적인 연주로 사운드를 주도했던 스티븐 카펜터는 이제 데프톤즈 특유의 음울한 사운드까지도 훌륭하게 표현해내며 팀의 중심에 서있다. 치노 모레노의 보컬은 더욱 인상적이다. 초기에 랩까지 하던 그는 이제 치노의 보컬이 없는 데프톤즈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감성적이고 우울한 오리지널리티를 만들어냈다.



음악만큼이나 훌륭한 라이브





말하자면 우리는 지금 전설이 되어가고 있는 밴드를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자신들만의 독창적인 음악을 가지고, 단 한 번도 실망시킨 적이 없는 현재진행형의 밴드. 데프톤즈는 2009년에 이미 한국을 방문해 공연한 적이 있지만, 시티브레이크 무대에선 그 사이에 발표한 또 다른 명작들인 [Diamond Eyes]와 [Koi No Yokan]의 곡들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여전히 그들은 공연에서 '7 Words'와 'Engine No.9' 같은 '달리는' 곡들을 부른다. 그리고 한편으론 감성적이고 멜로딕한 노래들을 부르며 무드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들의 무대를 경험했던 입장에서 자신 있게 얘기를 하자면, 이들의 무대는 음악만큼이나 훌륭하다. 헤비함 속에 가려져있는 감수성이 그날의 무대에서 분명 빛날 것이다.





Writer.
김학선
인터넷 음악방송국 '쌈넷' 기자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웹진 '가슴' 편집인, 한겨레신문 대중음악 담당 객원기자로 일했다.
현재는 웹진 '보다' 편집장, 웹진 '백비트' 편집위원,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EBS '스페이스 공감' 기획위원, 네이버 '온스테이지' 기획위원으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