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글 보기

[인디뮤직] 2013년 상반기 해외 인디뮤직 추천 앨범들 1

2013.07.25

 

인디 레이블에서 발표되었거나 개인이 독립적인 경로를 통해 직접 발매한 앨범들 중 메이저 레이블을 통해 배급되거나, 메이저 레이블에서 일종의 공동 홍보/배포 계약을 독립 음악가나 레이블에 제시해 앨범을 함께 마케팅하고 유통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아이튠스 같은 전세계적인 음원 유통망이나 독립 레이블에서 발매된 음원의 전세계 유통을 대행해주는 회사들 덕에 개인의 힘으로도 자신의 음악을 전세계 구석구석에 전파할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여전히 메이저 레이블이 갖고 있는 유통망이나 노하우를 무시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대형 음반사를 통해 차후에 발매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최초 발매 시점에 독립적인 방식이나 독립 레이블에서 음악을 제작/유통했다면 이 목록에 포함시켜 생각하기로 했다. 독립적으로 활동해 온 음악가/레이블들과 대형 유통사들 사이의 이러한 전략적 제휴는 올해에도 활발하다. 상반기에 많은 사랑을 받았던 Rhye, Disclosure, Quadron 등의 팀들도 이런 경로를 통해 메이저 음반사에서 앨범이 홍보되고 있다.

 

 

Phosphorescent – Muchacho

 

한동안 활동을 중단했던 싱어송라이터 매튜 훅(Matthew Houck)의 그룹 포스포레슨트의 6번째 앨범은 그의 최고작 중 하나로 남게 될 것이다. Fleet Foxes를 연상시키는 보컬 하모니가 지나가고 나면 ('Sun, Arise') 심금을 울리는, 상반기 최고의 노래 중 하나로 꼽고 싶은 'Song For Zula'가 시작된다. '사랑은 불타는 것이라고들 하죠. 오 하지만 나는 사랑은 사라지는 것, 가두는 것으로 알아요.' 사랑을 향해 문을 열어둘 수 없는 남자의 외롭고 슬픈, 그래서 때론 거칠게 밖에 표현할 수 밖에 없는 독백이 이어진다. 공간감을 주는 키보드 사운드 위에서 지속적으로 감정적인 파동을 일으키는 보컬과 가사는 닐 영과 레너드 코헨을 떠올리게 하는데 그들의 목소리와 음악과 많이 닮지는 않았지만, 그 노장들이 늘 안겨다 줬던 감흥이 이 속에는 존재하기 때문이다. 앨범의 사운드는 포크와 컨트리, 팝을 동시에 품어 안는다. 페달과 피들이 신시사이저와 어울리고, 관악기들이 리듬과 함께 한다. 어떤 부분에서는 램찹(Lambchop)을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거의 대부분의 순간에는 유사한 누군가를 찾기 어려울 정도의 독창적인 사운드들이 지속되며, 무엇보다 매튜의 가사와 노래가 돋보이는 싱어송라이터의 앨범이다. 흔히들 좋은 음악이 ‘마음을 어루만진다’라고들 하는데, 이 앨범은 그런 ‘위로’보다는 ‘정화’에 더 가깝다. 마음 속 감정들이 어디론가 씻겨 내려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앨범의 끝부분에서는 첫머리에 등장했던 ‘태양’이 등장해 그 흐르는 감정을 닦아주고 말려준다.

 

 

 

 

 

 


 

Queens of The Stone Age – Like Clockwork

 

헤비 록을 생각할 때 우리가 떠올릴 수 있는 밴드들. 이를테면, 레드 제플린, 딥 퍼플, 블랙 사바스, 메탈리카와 같은 이름 옆에 이제 이들의 이름을 나란히 세워도 어색하지 않을 것 같다. 주류 음악계 내에서의 영향력만 보면 그들과 비교하기가 어렵겠지만, 적어도 이 사운드로만 본다면 그들은 21세기 가장 위력적인 하드 록을 연주하는 밴드다. 여전히 이 장르 안에서 활동하는 밴드들은 많지만, 이들처럼 영리한 편곡과 구성의 음악을 만들어 내는 밴드는 단언컨대 드물다. 6년간의 밴드 휴지기가 약이 되었는지, 초기 레코드의 장점들이 복귀했고, 앨범은 더 단단해진 느낌이다. 알렉스 터너나 엘튼 존 같은 스타 음악가들이 참여했지만, 조시 홈의 존재감은 그들을 잊게 만들 정도로 더욱 더 강력해졌다. 중량급 격투기에선 큰 체중을 담아 돌주먹을 날리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유연한 몸으로 날렵하게 움직이는 것 또한 중요하다. 조시 홈이 이끄는 이 밴드는 헤비급에 근육질이면서 동시에 유연한 몸놀림을 보여주는 운동 선수 그 자체다. 적어도 이 정도 음악적 센스라면 리듬 체조를 해도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밴드는 기계적으로 반복되는 리프와 보컬 라인 안에 다른 패턴의 솔로를 심고 ('If I Had A Fail'), 피아노 발라드 안에 긴장감을 끊임 없이 생성시키며 ('The Vampire Of Time and Memory'), 단순한 자재로도 묵직한 구조물을 탄생시킨다. ('I Sat By The Ocean') 어쩌면 전형적이라는 형용사를 붙여야 할 'My God Is The Sun'같은 곡은 이들의 초기 결과물처럼 단번에 귀를 잡아 끄는 힘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 한동안 하드 록을 멀리했거나, 하드 록을 결코 좋아해 본 적이 없다고 하더라도 이들의 음악 속에서 에너지가 전해지는 느낌이 올 것이다. 그 에너지는 여름에 먹는 보양식이 주는 그것과도 같다.

 

 

 

 

 

 

Classixx – Hanging Garden

 

앨범 커버의 이미지처럼 앨범은 처음부터 끝까지 역동적이다. LA 출신의 두 명의 디제이/프로듀서가 만들어 낸 이 데뷔작은 펑크, 뉴웨이브, 80년대 팝, 앰비언트… 등 전자 음악의 모든 요소들을 담고 있는 댄스 팝 앨범이며 오늘날 ‘뉴 웨이브’가 있다면 바로 이것이라고 말해도 좋을 것 같다. "LCD Soundsystem"에서 들을 수 있었던 낸시 왕의 목소리가 참여한 'All You’re Waiting For'나 키보드가 주도하는 'Holding On'은 요즘처럼 더운 계절을 위해 만들어진 것 같은 시원한 댄스 곡이다. 훗날 2010년대 이후 댄스 음악의 조류나 흐름을 얘기할 때 이들의 이름을 분명 선두에 올릴 수 있을 것 같은, 그러한 뛰어난 재능과 감각이 담긴 앨범이다.

 

 

 

 

 

 

 

Foxygen - We Are the 21st Century Ambassadors of Peace & Magic

 

'San Francisco'같은 곡을 들으면 벨 앤 세바스찬 같은 이름들을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이 캘리포니아 출신 듀오의 음악은 60-70년대 음악에 바탕을 두고 있다. 과거로부터의 영향력은 신작에서도 여전하다. 'On Blue Mountain'에서는 글램 록이 떠오르고, 앨범과 같은 제목을 쓰는 타이틀 곡에서는 롤링 스톤스의 록큰롤을 떠올리게도 된다. 싸이키델릭 밴드들의 음악이 대거 등장하는 컴필레이션 'Nuggets' 시리즈를 듣는 것 같은 복고적 다채로움이 앨범 안에 가득하다. 하지만 단순히 ‘리바이벌’에 그치는 앨범은 아니다. 이들은 현재와의 접촉을 시도한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이들의 젊음이고, 그것은 가사와 독특한 악기 배치를 통해 발현된다.

 

 

 

 

 

 

 

 

Autre Ne Veut - Anxiety

 

어떤 음악이 과연 현대적인 팝음악인가에 대한 물음에 대해 하나의 예를 제시해 줄 수 있을 법한 앨범이다. 최근에 등장하는 많은 신인들이 오래된 아이디어들을 재활용한다. 그걸 빛나게 하는 것은 타고난 음악적 재능 같은 것들이겠지만, 설사 그렇다고 하더라도 무언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떨쳐 버릴 수는 없다. 보다 다양한 사운드를 구현할 수 있는 전자 악기들이 많아졌지만, 그 기술이 음악에 혁신성을 더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대신 이런 기술은 보다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혼자서도 녹음을 완성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냈다. 이 독특한 이름을 쓰는 미국 음악가의 음악 안에는 90년대 이후 대중음악을 주도해 온 흑인 음악과 전자 음악이 뒤섞여 있지만, 단 한 곡도 장르적으로 명확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심지어 록에 가까운 창법으로 노래를 하는 곡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것들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팝음악이다. 그 안에 무거운 감정이 담겨 있다는 것도 하나의 아이러니(그는 심리학 박사다). 그는 독립적으로 작업하며 오늘날 기술이 만들어 낸 혜택을 누리고 있다. 그리고, 현대인의 감정을 가장 동시대적인 방법으로 표현해 내고 있다.

 

 

 

 

 


Writer 김 영혁

회사원 자격으로 음반을 소개하는 일을 꽤 오랫동안 했다. 레코드를 좋아해서 레코드페어를 시작했고,
공연을 좋아해서 공연 기획을 시작했으며, 하고 싶은 일이 더 많아서 오래 다니던 회사를 관뒀으나
여전히 중심은 음악이다. 주로 음악에 관한 글을 쓰지만 유일한 저서는 부업인 까페창업에 관한 것이다.
 
 
 

[인디뮤직을 말하다] 2013년 상반기 해외 인디뮤직 추천 앨범들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