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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YBREAK] 이틀 간의 뮤직 파라다이스, 현실이 되다

2013.08.27

 

 

 

 

2013년의 음악 페스티벌은 수적으로, 양적으로 엄청났다. 이렇게 많은 유명 해외 아티스트들이 약 한 달의 기간 동안 우리나라를 찾은 것은 아마 전무후무한 기록으로 남을 것 같다. 최근의 페스티벌에 무료함과 무례함을 느꼈던 음악 매니아로서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19 CITYBREAK (이하 시티브레이크)가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 세운 이틀 간의 뮤직 파라다이스는 가장 록킹하면서도 가장 편안하게 즐긴 최초의 록 페스티벌로 기억될 것 같다.

 

 

친절하고 편리한 시스템

 

 

 


 

 

첫 날의 공연이 시작되기 전, 입장 포인트인 티켓 부스에서부터 SUPER STAGE가 들어선 주경기장을 통해 CULTURE STAGE와 MUSIC STAGE까지 실제 관객들의 동선을 따라가 봤을 때, 효율성과 편리함(진행 측이 아닌 관객 입장에서의), 신속함을 배려한 크고 작은 요소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심플하게는 전체 행사장을 채운 현수막, 안내판, 다양한 부스 구성 등 모든 정보를 현대카드만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로 구현한 점부터 그랬다.

 


일관적이어서 쉽고 편안하며, 정보 전달 효과 역시 뛰어난 브랜딩의 효과적인 기능이다. 현대카드의 블랙, 퍼플카드를 소지한 회원들과 블라인드 티켓을 구매한 팬들을 위한 별도 부스와 세분화 된 티켓 교환대 등 티켓 박스의 조직적인 배열과 기계화된 검색대 등 넉넉하게 할애된 공간과 인력 역시 관객의 마음을 읽고 있었다. 입장 시에는 국내 락페스티벌 처음으로 대 형소지물을 엑스레이로 검사하는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어 아티스트와 공연의 안전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었다. 또한 한 여름 야외에서 즐기는 페스티벌인 만큼 체력소모가 큰 관객들을 위해 MUSIC STAGE에서 CULTURE STAGE로 향하는 길에는 비상 상황에 대비한 릴리프 존이 마련되어 있던 점도 인상적이었다.

 

 

 


 


 

 

각 스테이지 공간에 입장했을 때, 가장 먼저 닿을 수 있는 곳에 인포 데스크가 있었고, 선택의 폭에는 차이가 있을지언정 어느 스테이지에서 공연을 보든 상관없이 시티머니를 충전하고, 먹고 마실 수 있었다는 점도 짧지 않은 고민의 결과였을 것이다. 현대카드와 함께 시티카드(티머니카드)를 유일한 결제 수단으로 사용케 한 것도 기존 회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면서도 비회원들을 차별하지 않는 적당한 선에서의 고객 서비스로 이해될 만한 수준이었다. 이외에도 보관과 재 보관을 효율적으로 관리한 물품 보관소는 주경기장 내부에 위치시켜 혼잡을 방지했다.

 

 

컬러 = CITYBREAK의 아이콘

 

 

 

 

시티브레이크에서는 다양한 색깔들이 각각의 의미와 용도로 사용되었다. 노란색=쓰레기, 핑크=이벤트, 블랙=안전, 흰색=안내 등 역할을 컬러 아이콘화해 구분을 쉽게 했다. 특히 노란색 티셔츠를 입고, 노란색 카트를 끌고 다니며, 노란색 비닐 봉투에 쓰레기를 주워 담는 옐로우 스태프들은 ‘클린 캠페인’의 중심 축으로 시티브레이크를 사상 가장 깨끗한 페스티벌로 만든 주인공들이다. 공연 중간 중간 퍼포먼스 형식으로 진행된 ‘클린 캠페인’은 전광판에 ‘Let’s Clean’ 메시지가 뜨면 모든 스태프들이 쓰레기를 줍는 것. 원래는 관객들도 동참하는 퍼포먼스로 기획되었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옐로우 스태프들이 너무나도 열심히 일하는 바람에 애초부터 버려지는 쓰레기가 적었고, 어쩌다 눈에 띄는 쓰레기들은 옐로우 스태프들이 빛의 속도로 집어 들었다. 산처럼 쌓인 쓰레기더미를 지나며 흉측한 비주얼과 악취로 인상을 찌푸린 순간이 없음을 노란색의 대형 쓰레기통을 볼 때마다 감사하고 싶었다.

 

 

힘들면 쉰다. 쉬면서도 논다!

 


 


 

 

즐기고 놀기 위해 오지만, 또 너무 힘들면 전혀 즐거울 수가 없는 것이 페스티벌이다. 상대적으로 시원한 바람이 불었던 주말이긴 했지만, 시티브레이크에서는 한낮의 땡볕을 피할 수 있는 공간들 이 충분했다. SUPER STAGE와 CULTURE STAGE는 좌석도 오픈 되어 나이가 너무 많거나 너무 적은 관객들에게 환영 받았고, 작은 입자의 미스트를 쉴새 없이 뿜어대는 쿨존은 한 발 들어서자마자 냉기가 도는 리프레시한 공간이었다. SUPER STAGE와 CULTURE STAGE에는 현대카드 디자인 아이덴 티티가 고스란히 반영된 생수인 잇워터존이 미니 쿨존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이외에도 바람이 잘 들고 나는 높은 지대에 마련해 놓은 리프레싱 존 역시 편하게 앉아 쉴 수 있는 공간으 로 인기를 얻었다.

 

 

비바람이 불어도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푸드 존

 

 

 


 

 

시티브레이크의 차별화된 구성과 운영은 푸드 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각 스테이지에 먹거리가 함께 배치되어 먹으면서 공연을 즐기기에 편리한 공간으로 배치되어 있었다. 치맛살 스테이크를 선보인 마카로니 마켓, 뛰어난 비주얼의 샌드위치 패키지를 내 놓은 이케이푸드 등 고메푸드를 비롯해 컵밥, 케밥, 닭강정 등 캐주얼한 스낵들이 푸드 존을 맛있는 냄새로 채우고 있었다.

 


사실 음식도 음식이지만 지붕과 테이블이 있는 거대한 식사 공간은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특히 더욱 만족스러웠던 점은 드럼통을 활용해서 만든 테이블이었다. 푸드 존의 외관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록 페스티벌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던 드럼통 테이블은 사소한 부분에서도 현대카드만의 독특한 아이디어를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게다가 푸드 존과 마주한 곳에는 MUSIC STAGE가 마련되어 흐른, 김태춘 등 듣기 편한 정도의 라이브 무대도 진행되고 있었다. 첫 날, 점심 식사를 하던 중 짧고 굵은 소나기가 이 곳을 지나갔는데, 비가 오는 야외에서 비 한 방울 안 맞으며 목살 스테이크와 맥주를 즐기고, 동시에 흐른의 음악을 듣고 있자니 미처 떠나지 못한 여름 휴가가 바로 여기서 시작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CITYBREAK 2014를 기대하며

 

 

 


 

 

앞서 언급한 여러 부분들 이외에도 시티브레이크는 현대카드 슈퍼콘서트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많은 장점들이 있다. 세련된 이미지를 담은 네이밍부터 축제의 현장을 뒤덮은 명료한 비주얼 아이덴티티는 현대카드라는 이름을 반복적으로 말하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강한 이미지를 남겼다. 이외에도 충분하고도 남을 정도의 화장실을 가지고 있는 주경기장을 메인 공연장으로 사용하면서 ‘볼일 시간’을 극적으로 단축시킨 것이나 이동 시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게끔 건물 기둥을 출연 아티스트들의 사진으로 꾸민 설치물, 미니매거진 형태의 시티북에 나만의 타임테이블을 스티커로 꾸밀 수 있게 한 소소한 재미, 신기하리만치 딱딱 맞게 떨어지는 이동시간과 공연 시작 타이밍 등 너무나도 많은 것들이 즐기는 자의 입장을 고려한 듯했다.

 


음악 페스티벌은 역시 라인업이 성공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무리 환상적인 라인업을 가지고 있어도, 불쾌한 기억으로 남은 축제들이 있었다. 몸과 마음이 불편했던 경우가 대부분인데, 시티브레이크는 모든 부분에서 큰 점수를 받을만한 페스티벌이다. 철저한 준비 덕에 몸이 편했고, 그만큼 프로페셔널한 자세로 행사를 이끈 스태프들 덕에 마음도 편했다. 쉽지 않은 기획이었을 것이고, SUPER STAGE의 어마어마한 스케일만큼 거대한 자본과 에너지도 투입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또 한번, 슈퍼콘서트는 그 명성에 걸맞는 페스티벌을 만들어냈다.

 

 

 

 

두 번째 날, 무대에 오른 김창완(김창완밴드)이 물었다. “지금 어디에 있나요?” 곧 그 스스로 답했다. “지금 우리는 함께 있어요.” 시티브레이크는 그 많은 ‘우리’가 함께 만들어낸 2013년 여름의 추억이다. 메탈리카가 마지막 곡을 마치고 무대를 내려가는 순간, 이미 2014년의 시티브레이크를 기다리고, 기대할 수밖에 없었다.

 

 


Writer. 서옥선


F.OUND 매거진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