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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Nights Ⅱ] Night4 - 라이브 음악의 본질적 경험, 제임스 베이(James Bay)

2016.02.02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20 5 Nights Ⅱ 네 번째의 밤, 제임스 베이(James Bay)의 공연 당일. 기온은 영상 0도, 체감 온도는 영하 3도인 쌀쌀한 날씨에도 일찍 도착한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티켓 인증샷을 찍거나 부스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었다. 공연장 안은 추위를 피해 들어온 사람들로 붐볐다. 팬클럽에서 나눠준 이벤트 안내문을 들고 있는 사람들도 많고 커플들도 많았는데, 다들 제임스 베이의 음악을 잘 알거나 혹은 몇 번이라도 들어본 사람들 같았다.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20 Nights Ⅱ Night 4. James Bay 현장스케치 이미지



사실 제임스 베이의 내한공연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모일지는 알 수 없었다. 이제 갓 데뷔한 영국의 신인 음악가의 내한공연에 얼마나 많은 관심이 몰릴까 싶은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오산이었다. 공연 시간이 다가오자 악스홀의 내부는 금방 관객들로 가득 찼다. 



핫한 신인의 첫 내한 공연


공연은 정확히 8시 1분에 시작했다.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페도라를 쓰고 무대에 등장한 제임스 베이는 긴 머리를 날리며 기타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첫 곡은 ‘Collide’, 강한 악센트가 매력적인 블루스 록으로 첫 곡으로 손색이 없었다. 제임스 베이는 이 날 공연에서 앵콜을 포함해 모두 12곡을 불렀다. 1집 수록곡의 거의 전부를 들려줬는데, 더 들려주려고 해도 정작 발표한 것이 1집 밖에 없기 때문에 관객으로선 꽤 색다른 경험을 한 셈이다. 아마 다음 내한공연에서는 1집의 좋은 노래들을 단 몇 곡 밖에는 듣지 못할 것이므로…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20 Nights Ⅱ Night 4. James Bay 현장스케치 이미지



무대에서 제임스 베이는 스키니 진과 반팔 셔츠를 입고 있었다. 코트와 패딩으로 무장한 관객들과 대비되는 이미지였는데, 가늘고 긴 팔을 가진 날씬한 미청년이 기타를 파워풀하게 연주하면서 마음에 푹 꽂히는 감성적인 목소리로 절창하는 장면이 꽤 인상적이었다. 지난해 브릿 어워드가 선정한 ‘2015 비평가의 선택’ 부문을 수상하고, 올해에는 그래미 어워드에서 ‘최우수 신인 아티스트’ 부문의 후보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그야말로 핫한 신인으로 무대를 보면 그에 대해 금방 수긍하게 된다. 


필자는 신인 음악가의 공연을 좋아한다. 특히 막 데뷔한 경우엔 어떤 무대든 특별하고 새삼스러운 감각이 그대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비슷한 이유로 거장이든 아니든 거의 모든 아티스트의 데뷔 앨범을 좋아한다.) 그 에너지가 당기는 팽팽한 긴장감이 듣고 보는 입장에서 좀 더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번 공연에서도 관객들이나 제임스 베이나 모두 그런 분위기를 만들었다. 특히 떼창이나 팬들의 작은 이벤트가 인상적이었는데, ‘When We Were On Fire’의 중간에 등장하는 ‘우~우~우우우’ 하는 부분을 관객들에게 넘기면서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었다. ‘If You Ever Want To Be In Love’와 ‘Need the Sun To Break’에서도 마찬가지. 제임스 베이와 관객들 모두 신나 보였는데, 페스티벌의 왁자지껄함보다는 클럽 공연의 좀 더 개인적인 신남에 가까웠다. 



최고의 신인을 향한 팬들의 이벤트


팬들이 준비한 이벤트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Let it Go’의 후렴구에서 휴대폰의 조명 기능을 모두 켜는 이벤트. 그걸 본 제임스 베이는 연주하는 동안 쿨하게 씩 웃으면서 객석을 둘러봤는데 그런 순간이 이 공연의 거리감을 줄여주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게다가 그는 아이돌 멤버들의 전매특허 같았던 ‘손가락 하트’를 배워 수시로 보여주기도 했다. 여성 팬들이 반할만 했다. 기타를 들었을 땐 거친 상남자에서 낭만적이고 수줍은 소년으로까지 다채로운 면모를 보여주는 그였지만, 본질적으로는 귀여운 청년이었으니까.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20 Nights Ⅱ Night 4. James Bay 현장스케치 이미지



두 번째 이벤트는 ‘Scars’의 후렴구에서 종이비행기를 던지는 것이었는데, 이 때 제임스 베이와 멤버들이 조금은 놀란 것 같았다. 이 노래가 끝난 뒤 그는 비행기를 주워 객석으로 다시 날리기도 했고, 이 모든 걸 다 집에 가져가고 싶다며, 나중에 꼭 다시 돌아오겠다고 했다. 그 순간 제임스 베이는 정말 감동한 것 같았다. 아마도 다음 공연에는 종이 비행기가 더 많이 필요해질 것이다. 



라이브의 본질을 일깨운 공연


공연은 후반부로 달려가고 있었다. 1시간 30분 가까이 된 공연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고 오히려 시간이 모자란 느낌이었다. 곡의 시작부터 관객들이 함께 불렀던 ‘Move Together’의 잔잔하고 로맨틱한 분위기에 이어 신나게 달리는 ‘Best Fake Smile’, ‘Get Out While You Can’을 마지막으로 공연은 끝났다. 확실히 마무리는 깔끔한 게 좋다. 앵콜은 ‘Proud Mary’와 ‘Hold Back the River’, 가벼운 인상을 남기는 좋은 엔딩이었다.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20 Nights Ⅱ Night 4. James Bay 현장스케치 이미지



공연은 기본적으로 무대와 객석의 콜 앤 리스펀스(Call & Response)이다. 부르고 답하고, 이런 행위의 반복이 공연의 완성도를 좌우한다. 그 점에서 제임스 베이의 공연은 무대에 선 쪽이나 객석에 앉은 쪽 모두에게 음악을 라이브로 듣는다는 것에 대한 본질적인 경험을 제공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충만한 만족감 속에 영하의 밤거리로 나왔다.





Writer. 차우진

음악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