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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원 봉사활동]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화가 고희동 선생의 숨결을 느끼다!

2013.03.13


근대문화 지킴이 활동 02 고희동 가옥 편

고층빌딩이 익숙한 아이들에게는 조금은 낯설 수도 있는 종로구 원서동은 서울의 옛모습이 군데 군데 남아 있습니다. 5층이 넘지 않는 나지막한 주택 건물들 사이를 헤치고 들어가 보면 볕이 잘 드는 곳에 고희동 가옥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낮 기온이 20도를 웃돌았던 지난 3월 9일은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날씨였고, 오랜만에 나들이에 나선 들뜬 임직원의 마음을 아는 듯 고희동 가옥은 유난히 포근한 정취를 자랑했습니다. 이 날의 행사는 고희동 가옥에 대한 문화 해설을 듣고, 환경 정비를 한 후 주변 지역의 문화탐방을 하는 순서로 진행되었습니다.




고희동 가옥은 우리 나라 최초의 서양화가 춘곡(春谷) 고희동 선생이 살았던 집으로, 우리 근대역사를 이해하는 데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갖는 문화유산입니다. 고희동 선생은 우리나라 최초 서양화가로 구한말 미국 보빙사에 파견되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일찍이 프랑스어를 익힌 신 지식인입니다. 궁궐에서 프랑스어 통·번역을 하던 고희동 선생은 당시 그의 프랑스어 스승 레미옹의 스케치를 보고 서양화에 대해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후로 서양화를 체계적으로 배우고자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미술학교에서 유학하고, 졸업작품인 「자매」는 매일신문에 실리며 ‘서양화가의 효시’로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이후에는 미술 교사로 재직하며 후진양성에 힘을 기울였고, 광복 후에는 대한미술협회장을 역임하는 등 한국미술발전에 공헌하였습니다.

그의 집도 그의 인생처럼 다채로운 면모를 갖고 있는데요. 고희동 선생은 1918년 유학을 마치고 귀국하여 직접 이 집을 설계하면서 당시 서양식, 한국식, 일본식 주거양식의 장점을 모두 담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서양식이라 할 수 있는 정원과 한국식이라 할 수 있는 후원, 그리고 일본식이라 할 수 있는 중원을 모두 한 집에서 볼 수 있답니다. 또 고희동 가옥은 우리나라 근대미술사 발전과 깊은 연관이 있는 역사적 장소랍니다. 고희동 가옥은 고희동 선생이 일제강점기 민족미술계 중심 역할을 한 서화협회와 해방 이후 대한미술협회를 창립하고 주도했던 역사적 장소로 현재 등록문화재 제 84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한 때 이 가옥은 고희동 선생의 별세 후 소유주가 바뀌면서 2003년에는 가옥이 멸실 위기에 처하기도 하였는데, 시민들의 노력으로 2004년에는 문화재에 등록될 수 있었습니다.




고희동 선생의 일대기와 더불어 주변 인물에 대한 재미난 이야기들도 많았는데요. 고희동 선생에게 영향을 받은 간송 전형필 선생은 자신의 전 재산을 털어 일본에 빼앗긴 우리 문화재를 되찾으려 노력했던 것으로 유명하죠. 기와집 한 채가 천 원이던 시절, 빼앗긴 고려 청자를 이만 원에 부르던 것을 한 푼도 깎지 않고 사들인 일화도 있다고 합니다. 우리 문화재를 아끼고 사랑하며, 이것을 지키려고 노력한 선조들의 노력에 가슴 뭉클함 마저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근대 문화를 우리 손으로 지키겠다는 이러한 의지가 바로 임직원 여러분이 근대문화 지킴이 활동을 하는 이유일 것입니다.

문화 해설을 들은 후, 생전에 자화상을 많이 그렸던 고희동 선생의 발자취를 따라 이번 봉사활동에 참가한 임직원 자녀들은 각자 자신의 자화상을 그려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자화상을 그려보며 나만의 특별한 점을 생각해 보는 것은 자신감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자화상을 그리고 난 친구들의 얼굴이 밝아 보였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본격적인 가옥정비 봉사활동 시간! 임직원과 가족들은 총 세 개 조로 나뉘어 복도청소, 창문청소, 가옥 주변 거리 청소를 했습니다. 닦고 바닥을 훔치는 아이들의 표정은 진지했고 그 손길이 사뭇 야무졌습니다. 거리 청소에 나선 3조는 특별한 미션을 부여 받았는데요. 바로 선생님으로부터 받은 검은 봉지를 가득 채워오는 것이었습니다. 생각보다 거리가 깨끗해서인지 조그만 쓰레기라도 보일라 치면 서로 봉지를 채우려는 선의의 경쟁(?)까지 하게 될 정도였습니다. 덕분에 3조가 지나간 거리는 마른 나뭇잎 하나 찾기 어려울 정도로 깨끗해졌답니다.




환경 정비까지 마친 임직원 가족 자원봉사단은 문화해설사와 함께 근대건축물의 특징을 보여주는중앙고등학교와 조선말기 탁지부 재무관을 지낸 민형기의 집을 그대로 보존한 북촌문화센터를 방문하는 문화탐방을 하였습니다. 그 옛날 창덕궁에 수공예품을 납품하던 장인들의 공예문화가 문화탐방을 하는 길목 길목마다 발견 되었는데요. 이러한 공방들은 따로 한 번 살펴보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점점 풀려가는 날씨로 주말이면 아이들과 함께 어디를 갈지 고민하는 부모님이 많이 계실 것 같은데요. 서울의 옛 동네를 거닐며 근대 문화를 체험하고 자원 봉사도 하는 뜻 깊은 시간을 계획해 보시는 것은 어떠실까요? 「가족과 함께하는 근대문화 지킴이 활동」 에 계속 많은 관심 부탁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