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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2010 이전] 신용카드, 고정관념의 벽을 깨다

2010.09.21


관련 광고영상, TV, 2010년 5월 on-air



세상 모든 크리에이터들에게 - Make, Break, Make! 


“현대카드 새 슬로건 좋던데?”

지난 3월부터 현대카드의 새로운 기업광고 ‘make.break.make’ 캠페인을 선보인 후, 나를 가장 기쁘게 했던 반응이다. 그 어느 때 보다 어려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스텝들이 투자한 시간 때문 만은 아니다. 또, 광고 슬로건이 전략의 핵심을 단 한 문장에 담은 정수(essence)이기 때문 만도 아니다. 바로, 언제나 광고계에 화제를 일으켜온 ‘현대카드 광고’ 의 새로운 화두에 대한 소비자의 공감을 확인했기 때문에 안도한 것이다. 


현대카드의 광고를 만들기는, 어렵다. 어려울 뿐 아니라 차라리 고통스럽다. “아버지는 말하셨지, 인생을 즐겨라~“(현대카드 W, 2005년), “앞면 뒷면 옆면 옆면”(기업광고 캠페인, 2008년),  “변화가 제일 쉬웠어요”(기업광고 캠페인, 2009년) 등, 그 동안 현대카드는 늘 파격적이고 혁신적인 상품, 카드 디자인, 서비스를 선보여 왔고, 상품의 혁신성을 능가하는 광고 캠페인으로 대한민국 광고계의 관행을 뒤바꿔 왔다. 사람들은 언제나 결과물을 보고 판단하지만, 그 광고를 만드는 사람들은 항상 기존에 ‘만들었던’ 성공캠페인을 ‘깨부수고’, 새로운 상황에 맞춰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반복하는 괴로운 과정을 겪게 된다. 



<사진제공: TBWA KOREA>



특히 이번 광고를 제작한 TBWA코리아에게 ‘부수고’, ‘만들기’의 과정이 어려웠던 것은, 역설적으로 현대카드의 높아진 위상 때문이었다. 시장점유율 2%의 후발주자로 시작한 현대카드가 2009년 이미 양적으로 업계 2위가 되고, 질적으로도 카드 업계를 실질적으로 이끌어 가는 리더의 입지를 굳힌 상황에서, 더 이상 현대카드는 기존과 같은 성장하고 있는 회사, 챌린저(도전자)가 아니었다. 따라서, 올해 초 TBWA코리아에게 주어진 과제는 금융권에서 확연히 달라진 현대카드 브랜드 위상에 걸 맞는 존재감과 리더십을 알리는 ‘전혀 새로운’ 기업광고 캠페인 전략이었다.    


이런 어려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TBWA코리아에겐 중요한 전제가 있었다. 규모와 사이즈 측면에서 ‘국내 1위 신용카드 회사’는 현대카드의 목표가 아니라는 것. 이미 신용카드나 금융업의 경계를 넘어 변화와 혁신의 아이콘이 된 현대카드를, 규모로서의 1등은 아니지만, 업계를 넘어 최고의 브랜드로 시장의 흐름을 만들고, 선도하는 ‘애플’과 같은 브랜드로 만들고자 했다. 


늘 그렇듯, 답은 멀리 있지 않았다. 우리는 오랜 파트너인 현대카드를, 같은 크리에이터의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TBWA가 혁신적인 광고를 만들기 위해 그러하듯, 카드 업계와 금융에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는 현대카드의 저력의 바탕에 있는 정신 자체를 커뮤니케이션 하자는 아이디어가 탄생했다. 그 정신은 이미 만들어 놓은 것에 안주하지 않고, 부수고 버리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 가는 것, 그리고 그 과정을 즐기는 것 - ‘make.break.make’ 캠페인의 테마는 그렇게 탄생했다. 


캠페인 테마가 풀리니 3월~6월까지 4개월간 집행할 무려 8편의 광고 아이디어는 비교적 쉽게 나왔다. 카드회사 대부분이 스타급 배우, 가수를 모델로 동원하거나 포인트 적립, 할인 등  혜택을 전면에 내세우는 광고를 내보내는 요즘, 현대카드 광고엔 눈길을 끄는 톱모델도, 포인트 혜택이나 할인에 대한 메시지도 일절 없다. 오히려 카드회사가 다루기 꺼릴 법한 연체율이나 누적 포인트 사용액 같은 소재들을 거침없이 등장시킨다. 



<2010 Make break make 개미편>



고도의 과학과 철저한 소비자 분석을 바탕으로 성장한 현대카드의 저력을 증명하고, 카드업계 전반으로 보았을 때도 의미 있는 화두를 던짐으로써 신용카드, 금융업 본질에 대한 현대카드의 리더다운 고민을 표현하고자 한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현대카드 광고를 만드는 일은 아주 쉬운 일이기도 하다. 한번 테마를 제대로 잡고 나면 그 이후 과정은, 그 동안 현대카드가 ‘make.break.make’ 정신을 실천해 온 수많은 일들 중에서 광고 소재를 선택하기만 하면 되니 말이다. 보통, 브랜드에 이야기할 거리가 적으면 무리하게 포장하느라 카피엔 수식이 많아지고, 그림은 과장되기 마련이다. 이야기 거리가 풍부한 현대카드를 광고주로 두고 있는 우리는 이런 면에선 운이 좋은 게 아닐까.  



<2010 Make break make 캠페인>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이번 현대카드의 캠페인과 ‘make.break.make’ 라는 슬로건이 큰 반향을 일으킨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본다. 현대카드가 그간 새롭고 혁신적인 실적을 워낙 많이 쌓아왔기 때문에? 분명 맞는 이유다. 그저 기업 입장에서의 자기 주장은 공허하기 쉬우니까. 하지만 또 하나, 내가 일하는 TBWA코리아도, 현대카드도, 그리고 광고를 보는 모든 사람들도 큰 의미에서는 ‘Creator’이기 때문인 것이 아닐까. 만들고, 부수고, 다시 만드는 일은 광고회사나 현대카드에서만 하는 일이 아니다. 모든 직장인들이 매일 하는 비즈니스나, 학생들의 과제물, 작게는 매일 업데이트하는 자기 블로그의 스킨 디자인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뭔가를 만들어내기 위해 기존의 것을 부수고 고민해본 경험이 있는 ‘Creator’일 것이다. 


현대카드가 세상에 던진 새로운 화두는 이렇듯 우리 모두를 make.break.make하게 한다.  





Writer. 김영인

TBWA코리아 광고5팀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