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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공헌 메모리] 봄의 전령사들이 선사한 사랑의 선율, 원자력병원

2013.04.05




따뜻한 봄 햇살과 함께 남쪽에서는 봄 꽃 개화 소식이 하나 둘 들려오던 지난 3월 29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에 위치한 원자력병원을 찾았습니다. 병원 로비에 들어서니 전면 통 유리로 햇살이 부서져 내리고 있었습니다. 오늘은 이 곳에서 스물 두 번째 아트스테이지가 펼쳐지는 날입니다. 소아암 환아와 가족들에게 봄 기운이 가득한 음악선물을 전하고자 현악 4중주 ‘아띠’ 팀과 남성 4중창팀 ‘아마데우스’가 가벼운 발걸음으로 로비에 들어섰습니다.




먼저 현악 4중주 ‘아띠’팀이 스테이지에 올라 리허설 시간을 가졌습니다. 현을 가다듬는 소리에 사람들은 하나 둘씩 로비로 모여들었습니다. 조금은 딱딱했던 병원 분위기가 아련한 바이올린 소리에 녹아 들어 부드러워지는 느낌입니다. 이윽고 시작된 본 공연. 먼저 ‘아띠’팀이 준비한 첫 곡, ‘에델바이스’와 함께 막이 올랐습니다. 잔잔함 속에 율동감이 느껴지는 이 곡은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OST로도 쓰여 우리에게 친숙한 곡입니다. 눈을 감고 들으니 병원 주위가 마치 알프스의 풀밭으로 변하는 듯 합니다.




다음은 경쾌한 분위기의 Divertimento가 연주되었습니다. ‘기분전환’이라는 뜻을 갖고 있는 Divertimento는 적은 인원이 연주하는 실내악으로 많이 쓰입니다. 경쾌하고 빠른 곡의 특징을 잘 보여주듯 현 위에서 통통 튀는 활의 모습이 참으로 현란하여,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다음 곡은 봄과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차이코프스키의 ‘꽃의 왈츠’. 꽃의 왈츠는 호두까기 인형의 발레 곡으로도 유명하죠. 스물 네 명의 사탕요정이 이 곡에 맞춰 군무를 추는 장면은 극 중에서도 하이라이트에 꼽힙니다. 보는 사람들 모두 3박자 왈츠 리듬에 맞춰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공연을 즐깁니다. ‘아띠’는 첫 곡 에델바이스로 관객을 알프스에 데려다 놓는 듯 싶더니 이번에는 선상 무도회로 옮겨다 놓습니다. 음악에 따라 같은 공간이 여러 분위기를 내는 모습에 사람들의 얼굴에는 흥겨워 하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이어서 조용하지만 힘을 얻을 수 있는 곡인 ‘You Raise Me Up’과, 울림이 있는 가사의 ‘당신은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끝으로, ‘아마데우스’에게 다음 무대를 넘겼습니다.




말쑥한 정장을 차려 입은 성악가가 들어서자 병원 로비는 현악 4중주 공연과는 또 다른 분위기가 연출됩니다. ‘아마데우스’의 첫 곡은 ‘넬라 판타지아’. 방송을 통해 유명해져 친숙하면서도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는 곡이죠. 이어서 ‘숙녀에게’와 ‘장미’를 연이어 열창했는데요, 익숙한 가요를 성악가의 풍부한 음성으로 들으니 느낌이 또 색다릅니다. 유독 여성 관객 분들이 많았던 이 날, 여성 관객에게 보내는 듯한 두 곡의 세레나데는 특히 많은 박수와 함성소리가 쏟아졌습니다. 다음으로 나폴리 지방 민요이면서 ‘얌모 얌모!’ (가자, 가자!) 하고 힘차게 외치는 부분이 인상적인 ‘푸니쿨리 푸니쿨라’와 재미있는 가사가 인상적인 ‘여자보다 귀한 것은 없네’가 이어졌는데요. 성악가들의 다양한 표정과 극적인 제스처는 마치 한 편의 작은 뮤지컬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이 날은 환아 중 한 명의 생일이기도 했는데요. 15번째 생일을 축하해 주기 위해 생일 케이크와 함께 다 같이 축하해 주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른 모든 관객들도 함께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주었습니다. 케이크 초를 분 환아의 얼굴에는 슬며시 웃음꽃이 피어났습니다.




열성적인 앵콜요청에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를 부르게 된 아마데우스는 10월을 3월로 살짝 바꾸어 부르는 센스를 발휘해서 더 큰 박수갈채를 받았습니다. 노래가 울려 퍼지는 병원 로비는 높은 천장까지 멜로디가 가득 찼습니다. 노래 가사처럼 ‘창 밖의 바람 한 점에도 사랑 가득함’이 느껴졌습니다.

환아들이 겪고 있을 지금의 시간들은 분명 외롭고 힘든 시간일 것입니다. 하지만 항상 그렇듯 봄은 언제나 겨울을 이기기 마련입니다. 이들에게 극복하지 못할 시련은 없길 바라며 오늘의 공연이 좋은 ‘힐링 타임’이 돼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아트스테이지란?

‘아트스테이지’는 세계 정상급 수준으로 평가 받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재학생 및 졸업생으로 구성된 팀이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의 후원으로 문화적으로 소외된 곳을 찾아가 눈높이에 맞는 맞춤 예술공연을 제공하는 재능기부 프로그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