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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공헌 메모리] 신명 나는 우리 음악으로 ‘꿈을 키우는 집’ 어린이들과 함께 하다

2013.04.18




한 주 내내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렸던 지난 주, 모처럼 평년 기온을 되찾은 주말이 찾아왔습니다. 지난 4월 13일은 스물 세 번째 아트스테이지가 있던 날이었는데요. 아트스테이지 공연팀은 수원 정자동에 위치한 ‘꿈을 키우는 집’ 어린이들을 만나러 즐거운 마음으로 찾아갔습니다. 한적한 주택가에 자리잡고 있던 ‘꿈을 키우는 집’은 활짝 열려있는 대문으로 봄 기운을 가득 담아내고 있었습니다.




오늘의 아트스테이지는 ‘전통 예술 종합 패키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무대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점심식사를 갓 마친 아이들이 강당으로 몰려들어와 자리를 잡고 공연을 볼 준비를 합니다. 첫 무대의 주인공은 가야금 병창 그룹 ‘미소’. ‘미소’는 아름다울 ‘미’에 소통할 ‘소’를 써서 우리의 국악의 아름다운 소리로 관객과 소통하고 싶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미소’는 첫 등장부터 아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는데요. 한복에 수 놓아진 화려한 꽃 자수가 마치 오늘 같은 봄 날씨를 연상시켰기 때문이죠.




‘미소’는 첫 곡으로 ‘뱃노래’를 연주하며 노래를 불렀습니다. 경상도 민요인 ‘뱃노래’는 중학교 음악교과서에도 나와서인지 아이들에게 익숙한 듯 합니다. 가야금에 마이크를 댄 것도 아닌데 어디서 그렇게 깊은 울림이 나오는 것인지 신기한 듯 무대를 유심히 바라보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수려한 외모의 연주자들이 가야금 현을 누르고 튕기며 내는 소리가 신비로운 느낌마저 들게 합니다.




다음으로 창작곡인 ‘청춘이요’가 이어졌습니다. 여성 국악인 4인방의 가늘고 촘촘한 목소리와 가야금 화음이 어우러져 내는 소리가 일품이었습니다. 아이들은 곱게 한복을 차려 입은 자태에 눈을 떼지 못하며 ‘동양의 하프’ 가야금이 내는 소리에 한껏 빠져들었습니다. ‘미소’는 ‘뱃노래’ ‘새타령’ 등 우리 민요와 창작곡과 더불어 동요와 음악곡도 선보였는데요, 초등학생의 눈 높이에 맞추어 ‘멋쟁이 토마토’와 ‘숫자 송’을 아이들과 함께 불렀습니다. 아이들은 미리 나눠 준 가사 집을 보면서 “나는야, 주스 될 거야~ 나는야, 케첩 될 거야~”하는 귀여운 가사를 따라 부르며 ‘미소’와 함께 호흡을 나눴습니다. 병창 전공자가 불러주는 특별한 동요에 아이들은 물론 선생님들도 매료된 듯 합니다.


다음으로 음악극인 ‘봄.. 새로운 시작!’ 무대를 선보였는데요. 개나리와 진달래, 벚꽃이 한 아름 담긴 꽃바구니를 들고 봄을 노래하는 세 여인이 짝을 찾기 위해 대사와 율동을 하는 음악 극 이었습니다. 관객 중에서 이상형을 찾는 대목에서는 모두 한 바탕 웃기도 하였습니다.




두 번째 무대로 전설을 소재로 한 아동극을 선보이는 ‘길 따라 전설 따라’가 등장하였습니다. 4명의 연기자가 아카펠라 노래를 부르며 관객석 뒤 편에서 등장하자 모두들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쳐다보았습니다. 이들이 준비한 무대는 바로 ‘미제사건파일: 사라진 아랑’. 경남 밀양의 아랑설화를 모티브로 창작한 아동극입니다. 연기자들은 “날씨도 더워지고 하니 무서운 이야기를 한 번 들려주자!”하며 공연을 시작하였습니다.




아주 가까이에서 진행되는 연극을 보고 있자니 내가 마치 극 속에 들어가 있는 듯한 착각도 들게 합니다. ‘길 따라 전설 따라’ 팀은 ‘스토리 시어터’ 방식으로 극 전개를 펼쳤는데요. ‘스토리 시어터’는 연기자가 연기와 함께 해설도 곁들이며 기본적으로 1인당 3~4 배역을 맡아 연기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이러한 방식 때문인지 극 중 캐릭터가 더욱 친숙하게 느껴졌고, 시점의 ‘줌 인’, ‘줌 아웃’ 효과를 통해 연극이 더욱 생동감 있게 느껴지는 듯 했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입니다. 한 연기자의 경우, 코 옆에 점을 찍으면 이방, 점을 떼면 해설자, 누더기를 붙이면 ‘아랑’의 아빠가 되는 거죠.




빠르게 진행되는 전개와 적절한 몸 개그까지 곁들여져 아이들의 얼굴엔 시종일관 웃음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극에 대한 집중력이 최고조에 이른 순간. 갑자기 아이들의 얼굴이 심각하게 변했는데요. 이유는 바로 주인공 ‘아랑’이 아버지를 위해 바다에 제물로 빠지는 장면 때문 이었습니다. 연극에 푹 빠져든 아이들은 ‘아랑’의 슬픔을 함께 느끼는 듯 했습니다. 결국 마을에 새로 부임한 사또가 ‘아랑’의 억울한 사연을 풀어주는 행복한 결말로 끝을 맺고 길 따라 전설 따라 팀은, 팀명 ‘길 따라’ 처럼 관객석을 지나 강당 뒤 편으로 유유히 퇴장했습니다. 아이들은 눈 앞에 바다가 펼쳐지고 산이 솟는 연극의 신통 방통한 매력에 푹 빠진 듯 했습니다.




오늘의 마지막 무대는 여성 5인조 전통 연희 팀 ‘오모’의 공연이었습니다. 첫 등장부터 힘이 느껴졌던 전통 연희 팀 ‘오모’는 아이들과 함께 건물 마당으로 이동하여 공연을 이어갔습니다. 좁은 무대의 한계도 해소하고 오랜만의 봄 햇살을 맘껏 받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았습니다. 징 채 끝에 달린 오색 천이 햇빛에 반사되어 더욱 찬란하게 휘날리고, 리듬에 맞춰 돌아가는 상모는 진정한 마당놀이의 진수를 보여주었습니다. 여성 전통 연희 팀은 남성 전통 연희 팀과는 또 다른 섬세한 매력의 사물놀이 공연을 선사했습니다.




공연 후반에는 아이들과 함께 버나 돌리기와 상모 돌리기도 하며 이 날의 아트스테이지는 이렇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앞서 말씀 드린 대로 ‘전통 예술 풀 패키지’를 경험한 아이들은 흥이 가득 올라 무척 신나 보였습니다. 역시 우리 음악에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흥이 나게 하는 ‘신명’이 있는 듯 합니다. 공연을 보며 즐거워하던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오랫동안 그 곳에 머물렀으면 좋겠습니다.


※ 아트스테이지란?

‘아트스테이지’는 세계 정상급 수준으로 평가 받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재학생 및 졸업생으로 구성된 팀이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의 후원으로 문화적으로 소외된 곳을 찾아가 눈높이에 맞는 맞춤 예술공연을 제공하는 재능기부 프로그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