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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공헌 메모리] 희망의 박수소리로 가득 찬 ‘화순전남대학교병원’

2013.05.03


지난 4월 26일 오전 9시 서울 용산역. 여느 기차역이 그렇듯 떠나는 사람들과 도착하는 사람들로 대합실이 북적입니다. 오늘은 화순전남대학교병원에서 스물 다섯 번째 아트스테이지가 펼쳐지는 날인데요, 한예종 팀과 관계자들은 10시 20분, 광주행 KTX에 몸을 싣고 도심을 빠져나갔습니다.

기차가 출발하고 수십 여분이 흘렀을까요. 창 밖으로 시선을 돌리니 기차는 어느새 푸른 초원과 들녘을 가로질러 달리고 있습니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은 옅은 회색과 청명한 푸른빛이 캔버스에 곱게 물들었고, 하늘 아래로는 진분홍 진달래와 다홍색 철쭉꽃이 저마다의 빛깔을 뽐내며 그림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광주의 화창한 날씨가 다시 한 번 아트스테이지 공연 팀을 반겨줍니다. 광주역에서 택시로 20여분을 달려 도착한 화순전남대학교병원은 색색깔의 꽃들과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내는 분수대가 환자와 가족들에게 편안한 쉼터를 제공해주는 곳이었습니다. 화순전남대학교병원은 예술을 통한 환자와 가족의 심신안정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그래서인지 병원 곳곳에 그림을 전시해 마치 작은 갤러리에 온 듯한 느낌을 들게 합니다. 갤러리를 등지고 고소한 빵 냄새가 피어나는 베이커리 옆 ‘여미아트홀’이 바로 아트스테이지가 열릴 장소입니다. 오늘의 주인공인 ‘엠’ 팀과 ‘두드림’ 팀의 짧은 리허설이 끝난 후, 본격적으로 아트스테이지의 막이 올랐습니다.




먼저 현악 4중주 ‘엠’ 팀이 아트스테이지의 첫 문을 열었습니다. 살짝 긴장한 모습이 엿보였지만 연주할 때만큼은 역시 프로다운 공연을 선보인 그들. 정통 클래식인 헨델의 ‘수상음악’과 차이코프스키의 ‘꽃의 왈츠’가 연주되자, 어디서 한 번쯤은 들어본 듯한 익숙한 멜로디에 관객들이 이내 음악에 몸을 맡기고, 경쾌하고 리듬감 있는 선율을 따라 환아들이 발을 휘저으며 박자를 맞춰보기도 합니다.




계속해서 미국의 유명 작곡가 조지 거쉬인의 오페라 곡 ‘포기와 베스’,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OST로 유명한 ‘Moon River’가 연주됩니다. 잔잔한 곡이 울려 퍼지자 지긋이 눈을 감고 음악을 감상하는 관객들이 눈에 띕니다. 마지막 검사 차 병원에 방문한 한 환자 가족 분은 “뜻밖에 만난 훌륭한 공연이 지친 가족들에게 너무 큰 위로가 되어준다”며 고마워 하셨습니다.

비틀즈의 대표 곡 ‘Yesterday’와 ‘Hey Jude’가 연주되자, 연세 지긋하신 아버님, 어머님들의 시선이 무대에 고정됩니다. 옛 향수에 흠뻑 젖으신 듯, 가사를 읊조리는 분들도 눈에 많이 띄었고요. 음악이 세월을 비켜가면 클래식이 된다고 하죠. 그런 의미에서 ‘엠’ 팀이 연주한 비틀즈의 노래 두 곡은 모든 관객의 감성을 자극한 멋진 무대가 아니었을까요?




어린이들을 위한 동요도 빠질 수 없습니다. 현악버전으로 편곡한 ‘우리 집에 왜 왔니’와 ‘열 꼬마 인디언’은 분명 동요의 가사가 입안에 맴도는데도 클래식 협주곡 같이 들리는 신기한 경험을 선사했습니다. 독특한 연주에 로비를 지나치던 사람들도 발길을 멈추고 무대로 모여들었습니다. 마지막을 장식한 곡은 ‘Over the Rainbow’. 바이올린 현을 손으로 퉁퉁 튕기며 잔잔하고 감미롭게 연주되는 이 곡을 눈을 감고 들으니, 마치 밤 하늘의 호숫가에 있는 듯한 한적하면서도 고요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엠’ 팀의 첫 아트스테이지 무대는 사람들에게 평화로움을 선사하며 이렇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두 번째 순서는 사람이 가진 가장 아름다운 악기인 목소리로 마음을 전하는 ‘두드림’ 팀의 무대입니다. 모든 어린이들의 친구 ‘뽀로로 주제가’를 부른 두드림 팀의 노래에 아이들은 신이 났습니다.




이날 ‘두드림’ 팀은 정장을 벗고 청바지에 흰 셔츠, 그리고 초록 나비넥타이를 선택해 한층 젊고 활기찬 무대를 꾸몄습니다. 두 번째 곡 ‘거위의 꿈’의 클라이맥스인 ‘그래요 난,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라는 노래 가사가 흐를 때 조용히 눈을 감고 노래를 따라 부르시는 분들과 고개를 숙이고 가사를 음미하는 분들이 많이 보여 가슴 한 켠이 뭉클해짐을 느꼈습니다. 이례적인 솔로 무대도 준비되었는데요, ‘두드림’ 팀이 준비한 곡은 가수 김범수의 ‘보고 싶다’ 입니다. “화순전남대학교병원에 김범수가 떴다!”라고 할 만큼 가슴을 울리는 노래에 특히 어머님 관객들의 큰 호응이 쏟아졌습니다.




동요부터 가요, 뮤지컬 곡까지 다양한 장르의 곡을 선보인 ‘두드림’ 팀의 공연은 지루할 틈이 없었는데요, 마이크가 필요 없는 성악가의 풍부한 성량은 2층 난간에서 지켜보시던 관객에게도 감동을 전하기에 충분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오 솔레미오 (오 나의 태양)’을 이탈리아어와 한국어 버전으로 번갈아 부르는 우렁찬 합창으로 피날레를 장식했습니다. ‘두드림’팀은 노래 가사에 집중해서 들어달라는 부탁을 하며, ‘비바람과 폭풍우가 지나고 찾아온 밝은 태양’의 노래를 열창했습니다. 곡이 절정에 이르고 사람들의 감동도 최고조에 이르자 곡이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여기저기서 박수가 터져 나왔습니다.




전국 어느 병원보다도 흥이 넘쳤던 화순전남대학교병원 환자와 환아, 그리고 그 가족들과 함께한 스물 다섯 번째 아트스테이지는 이렇게 막을 내렸습니다. 매 공연마다 항상 희망찬 박수소리를 들려주시는 환자분들과 환아 모두의 빠른 쾌유를 기원합니다.


※ 아트스테이지란?

‘아트스테이지’는 세계 정상급 수준으로 평가 받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재학생 및 졸업생으로 구성된 팀이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의 후원으로 문화적으로 소외된 곳을 찾아가 눈높이에 맞는 맞춤 예술공연을 제공하는 재능기부 프로그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