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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공헌 메모리] 함께 동심으로 돌아가 보는 시간, 양산 부산대 병원

2013.05.15


지난 5월 9일 오전. 서울역에 아트스테이지 공연 팀이 모였습니다. 오늘은 양산 부산대 병원에서 스물 여덟 번째 아트스테이지가 펼쳐지는 날인데요, 공연 팀은 환아들을 만나러 가기 위해 서둘러 구포행 열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악기와 공연 준비물로 양 손은 무겁지만, 아이들을 만나러 갈 생각에 마음만큼은 가볍습니다. 세 시간 넘게 달려 도착한 부산 구포역. 양산 부산대 병원은 이 곳에서 다시 택시로 20여분을 달려가야 합니다.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고 택시에 탑승, 멀리 보이는 노란색 어린이 병동이 점점 가까워 지더니 곧 병원 로비에 도착했습니다.




병원에 도착했던 오후 2시.

이제는 초여름이라는 수식어가 더 어울릴 법한 약간은 더운 날씨에 병원 주변은 녹음이 짙어지고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늘 공연이 펼쳐질 양산 부산대 병원 어린이 병원은, 개나리 색 건물 외벽과 알록달록한 로비가 따뜻한 느낌을 주는 곳으로 지난 2008년에 개원하여 소아질환을 전문적으로 진료하고 있는 곳입니다.




오후 2시 20분.

아트스테이지 팀이 간단한 리허설을 시작했습니다. 먼저 혼성 5중창 ‘두드림’의 리허설. 고요한 병원이 힘찬 노랫소리로 가득 찼습니다. 아직 리허설에 불과한데 2층 난간과 1층 로비에서 무대를 지켜보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났습니다. 다음으로 피아노 5중주 ‘아띠’ 팀의 리허설. 경쾌한 현악기 소리가 울려 퍼지자 발걸음을 멈추고 무대를 바라보는 사람들이 속속 생겨났습니다. 두 팀의 리허설이 아트스테이지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고조시킵니다.




드디어 오후 4시.

본격적인 아트스테이지가 시작되었습니다. 첫 순서는 피아노 5중주 ‘아띠’. 아띠는 첫 곡으로 ‘에델바이스’를 연주했습니다. 에델바이스는 흰 양털과 같은 부드러운 털이 많이 난 별 모양의 꽃으로, 유럽에서는 흔히 ‘알프스의 별’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이 꽃의 이름을 딴 노래는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을 통해 전세계적으로 알려지기도 했죠. 아름다우면서도 애수를 느끼게 하는 가사는 특히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진하게 남아 있는 곡입니다.




다음으로 연주한 곡은 모짜르트의 ‘디베르티멘토’로 옛날에 왕족이나 귀족들이 손님을 초대하여 식사나 담소를 나눌 때 가볍게 즐겨 들었던 곡이라고 합니다. 전체적으로 밝은 느낌의 곡으로, 누구나 쉽게 들을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다음으로 ‘꽃의 왈츠’와 영화 <여인의 향기>의 OST로 쓰인 ‘Por Una Cabeza’가 연주되었습니다. ‘꽃의 왈츠’는 차이코프스키의 발레 곡 <호두까기인형> 중 나오는 곡으로, 무대 위에서 사탕요정들이 화려한 춤을 추는 장면은 호두까기인형 중에서도 가장 현란한 대목으로 꼽힙니다. 아띠가 연주하는 꽃의 왈츠를 듣자니 눈 앞에서 발레리나의 가벼운 몸짓과 춤사위가 떠오르는 듯 했습니다. 이어서 ‘Por Una Cabeza’가 연주되었는데요. 익숙한 탱고 음악에 아띠의 진행자가 “어머님 아버님께서는 왕년에 장미꽃 물고 춤추던 기억이 좀 나시나요?”하고 물어 관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습니다. ‘Por Una Cabeza’는 스페인어로 ‘간발의 차이’를 뜻하는 경마용어라고 합니다. 가사의 내용을 보면 ‘전 재산을 건 경마에서 간발의 차이로 자신이 건 말이 졌다는 슬픈 인생사’를 담은 뜻이라고 하네요.




다음 곡으로 아이들을 위한 동요, ‘젓가락 행진곡’과 ‘우리 집에 왜 왔니’가 연주되었습니다. 젓가락 행진곡은 원래 피아노를 위한 작은 왈츠 곡인데요. 여기에 현악기의 섬세한 선율이 더해져 더욱 신선했습니다. 다음 곡으로 ‘우리 집에 왜 왔니’가 스타카토로 연주되자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졌습니다. 익숙한 동요를 현악 버전으로 들으니 위트가 느껴졌는데요, ‘원래 이 곡이 이렇게 명곡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음악이 우아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파가니니의 변주곡 ‘베네치아의 축제 작품 10’에 나오는 ‘내 모자 세모나네’ 음의 변주로 편곡한 곡이라고 합니다. 어쩐지 어딘가 모르게 느껴진 세련됨은 이 때문이었나 봅니다.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5번’과 앵콜 무대로 ‘당신은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끝으로 ‘아띠’팀의 무대를 다음 팀인 ‘두드림’에게 넘겨주었습니다.




‘꿈을 실현하다’ 라는 뜻을 갖고 있는 혼성 5중창 팀 ‘두드림’의 첫 곡은 ‘내가 천사의 말 한다 해도’. 이 곡은 ‘아무리 지식이 많고 믿음이 훌륭해도 사랑이 없으면 소용 없다’는 뜻을 담고 있으며, 사랑의 중요성에 대해 노래하는 곡입니다. 다음 곡으로 어른들보다 아이들이 더 잘 아는 숫자 송과 당근 송을 준비했는데요. 중간 중간 관객이 함께 부를 수 있는 부분도 준비해서 더욱 신나는 무대로 꾸몄습니다. 다음으로 힘찬 선율과 젊은이들의 열정적인 가사가 돋보이는 ‘슈타인송’, 우리 말로 ‘우정의 노래’를 불렀는데요. 미국 메인(Maine) 주립대 럭비팀 응원가로, 우리나라에서는 결혼식 축가로도 많이 쓰이죠. 힘차고 우렁찬 남성미가 느껴지는 곡을 통해 관객들 모두 힘을 얻어가는 듯한 표정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동심으로 돌아가게 해 주었던 ‘파란 마음 하얀 마음’과 ‘초록바다’, 그리고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속 삽입곡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을 끝으로 아트스테이지의 막을 내렸습니다.




희망찬 웃음소리가 가득했던 양산 부산대 병원의 아트스테이지를 마무리하며, 소외된 이웃을 찾아가 문화예술 공연을 펼치는 아트스테이지의 다음 무대는 어디일지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 아트스테이지란?

‘아트스테이지’는 세계 정상급 수준으로 평가 받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재학생 및 졸업생으로 구성된 팀이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의 후원으로 문화적으로 소외된 곳을 찾아가 눈높이에 맞는 맞춤 예술공연을 제공하는 재능기부 프로그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