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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vitational] 현대캐피탈 Invitational 세계체조갈라쇼 Scene Talk

2010.04.26

 

2009년 9월 19일(오후 7시)과 9월 20일(오후 3시) 양일간 잠실실내체육관 특설무대에서 열린 이번 공연은 첫 해와는 달리 국제적으로 유명한 리듬체조 선수들이 대거 참가한 행사로, TV로만 만나던 유명 리듬체조 선수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체육관을 가득 채운 7천여 명의 팬들은 체조의 우아함과 무용의 역동성, 서커스의 기예가 절묘하게 섞여 예술로 승화한 한 편의 드라마를 2시간 가까이 지켜보면서 환호했습니다.

 

 

제공: 세마스포츠마케팅

 

 

체조와 무용의 만남

 

‘리듬체조 계의 김연아’ 신수지 선수가 88올림픽 당시의 굴렁쇠 퍼포먼스를 매트 위에서 재연함으로써 시작된 세계체조갈라쇼는 리듬체조 세계 랭킹 1위의 에브게니아 카나예바의 리본 연기로 포문을 열었습니다.

 

올림픽 메달리스트로 구성된 레브스키 리듬체조클럽(Bulgarian group LEVSKI)의 리듬체조가 끝나자 앨리샤 맥크로(Alyssa McCraw)와 다니엘 루에다왓츠(Danielle Rueda-Watts)의 후프 공중연기가 이어졌습니다.

 

뒤이어 이어진 남성 발레리노 장훈일과의 듀엣 공연에서 신수지 선수는 셀린느 디옹과 안드레아 보첼리가 부른 ‘The Prayer’를 발렌티노 정훈일과 함께 클래식한 감성으로 표현하는 한편 허리 부상으로 인해 며칠 전 리듬체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결선 탈락의 쓴 맛을 본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볼 연기를 추가하는 등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했습니다.

 

 

쇼가 된 공중회전

 

제공: 세마스포츠마케팅

 

 

첫해 갈라 쇼에 이어 2년 연속 한국을 찾은 ‘기계 체조의 전설’ 요르단 조브체프와 이반 이반코프 등이 링과 평행봉, 마루 운동에서 힘이 넘치는 링 합동공연을 펼쳤습니다. 역동적인 공중회전이 끝난 후 엘레나 자몰로치코바가 평균대 위에서 '팝의 전설' 마이클 잭슨의 음악에 맞춰 '문위킹'을 시도하자 객석에서는 탄성이 일어났습니다.

 

이어서 2009 세계리듬체조선수권대회에서 예브게니아 카나예바에 이어 2위를 차지한 ‘리듬체조 계의 떠오르는 태양’ 러시아의 다리야 콘다노바가 영화 ‘여인의 향기’에 삽입된 ‘Self Cut’에 맞춰 다이내믹한 볼 연기를 끝내자 알렉산더 페도르체프(Alexander Fedorchev)가 마치 하늘로 날아오르는 천사를 연상시키는 공중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세계 랭킹 1위의 갈라 공연

 

아더 데이비스(Arthur Davis)와 시애나 부스(Shenea Booth)의 스포츠아크로바틱 공연이 끝나자 리듬체조 세계 랭킹 1위인 에브게니아 카나에바의 공연이 이어졌습니다. 그녀의 전매특허라고 할 수 있는 '백 밸런스 피벗(Back balance pivot: 한 다리로 몸을 지탱하고 나머지 다리는 뒤로 끌어올려 뒷머리에 닿게 하면서 회전하는 동작)’이 나오자 관중석에서 카메라 플래시가 쉴 틈 없이 터졌습니다. 대회에서도 해내기 어려운 난도(기술 수준)의 기술을 조명이 어두운 갈라쇼인 세계선수권에서 선보인 그녀에 대한 영예의 표현이었습니다.

 

땀방울이 그대로 보일 듯 한 남자 마루운동 및 점핑부츠의 합동 공연이 열기를 가득 채우자 1부가 숨가쁘게 마감되었습니다.

 

유소년들의 군무 기계체조로 문을 연 2부는 요르단 조브체프, 이반 이반코프, 라즈 바프사, 카일 맥나마라가 오륜기 컬러의 의상으로 평행봉 위에서 화려한 동작을 선보이면서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제공: 세마스포츠마케팅

 

 

코트니 쿠펫(Cortney Kupets)의 평균대 연기에 이어 가운데 세워진 봉을 두 손으로 잡고 바닥과 몸이 정확히 90도를 이루며 완벽하게 균형을 잡는 예브겐 말리몬(Yevgen Malimon)의 1.8M 핸드 발란스 봉 연기가 시작되자 장내는 고요해졌습니다.

 

 

대중가요와 결합한 체조

 

제공: 세마스포츠마케팅

 

 

아더 데이비스와 시에나 부스 (Arthur Davis & Shenea Booth)의 스포츠 아크로 듀엣에 이어 신수지 선수가 붉은 색 상의에 검은색 바디를 입고 나왔습니다. 리듬체조 유망주인 윤주연, 이나영과 함께 ‘When I grow up’으로 체조에 재즈를 가미한 펑키한 리듬 체조를 선보이는가 싶더니 브라운아이드걸즈의 노래에 맞춰 소위 ‘시건방 춤’을 선보였습니다. 공연 막판에는 자신의 장기인 백 일루션(Back Illusion: 한쪽 다리를 축으로 나머지 다리를 지면과 수직으로 회전해 원을 만드는 기술)을 8회 연속 성공시키자 기립박수가 쏟아졌습니다.

 

기계체조 국가대표로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평행봉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유원철과 같은 종목에서 7위에 오른 양태영 선수가 힙합 그룹인 드렁큰타이거의 노래 ‘몬스터’에 맞춰 평행봉 합동공연에 나서자 경기장은 환성으로 가득 찼습니다. 힘과 절제미를 융합시켜, 각자의 주종목인 평행봉에서 서로 호흡을 맞추는 이벤트를 기획하여 체조의 아름다움을 표현했습니다.

 

요르단 조브체프(Jordan Jovtchev)의 링 연기에 이어 태양의 서커스 전 단원인 앨리샤 맥크로(Alyssa McCraw)와 알렉산더 페도르체프(Alexander Fedorchev) 듀엣의 공중 천 공연이 시작됐습니다.

 

 

제공: 세마스포츠마케팅

 

공중에서 매혹적인 키스 신이 이어지자 관객들은 숨을 멈춘 채 무대만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천에 몸을 휘감은 알렉산더 페도르체프의 두 발등에 온 몸을 의지하고 매달린 앨리샤 맥크로의 신들린 듯한 연기는 가장 뜨거운 갈채를 받은 동시에 공연 후 신수지와 양태영이 ‘가장 인상 깊었던 공연’으로 기억하는 무대였습니다.

 

 

갈라의 주인공, 카나예바

 

2부 공연의 끝자락에 등장한 선수는 역시 주인공, 에브게니아 카나예바(Yevgenia Kanayeva)였습니다. 2008 베이징 올림픽을 비롯, 유럽 선수권대회 개인 종합을 모두 제패하고 세계리듬체조선수권대회에서 줄, 후프, 볼, 리본 등 4개 개인종목을 석권한 카나예바는 1부 공연에서 선수권대회의 줄 프로그램을 연기한 데 이어 2부에서는 갈라쇼를 위한 화려한 후프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경기복 대신 핫팬츠와 반소매 티셔츠를 입고 나온 카나예바가 경쾌한 음악에 맞춰 보라색 무용복 상의를 벗어 마치 줄처럼 이용하자 객석에서는 짧은 환호성이 일어났습니다. 현역 선수들 중 가장 뛰어난 리듬체조 기술을 구사하는 그녀는 갈라 쇼임에도 불구하고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완벽하게 재연하며 표현력에서도 월등한 기량을 선보였습니다.

 

 

체조 매트 위의 꽃다발

 

이번 갈라 쇼의 백미라고 한다면 김연아 선수의 경기 후에나 볼 수 있던 진풍경(아이스링크 위로 꽃다발과 곰 인형이 쏟아져 내리는)이 이번 신수지 선수의 공연 후에 벌어졌다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피겨 무대에서나 볼 수 있었던 풍경이 매트 위에 벌어진 것은 그간 체조가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알 수 있었던 대목입니다.

 

올해 갈라쇼는 실내에서 진행되어 작년에 보지 못했던 공중연기와 아크로바틱 등의 프로그램이 추가되었습니다. <체조, 예술이 되다>가 단순한 룰과 건조한 분위기에서 진행되는 엄숙함이 체조경기의 전부일 것이라고 여겼던 고정관념을 타파하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 많았습니다.

 

1부에 비해 기능보다는 ‘예술’적인 미에 중점을 둔 2부의 백미는 유원철 선수가 평행봉 공연 도중 상의탈의를 하는 장면이었습니다. 관객들은 이날, 팬의 입장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풍경(리듬체조 세계랭킹 1위가 무대 위에서 청바지를 입은 채 춤을 추고, 조용하기로 유명한 양태영과 유원철 선수가 웃옷을 벗은 채 진만 걸친 채로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드는 모습)을 실제로 볼 수 있었습니다.

 

레오파드가 아닌 청바지, 쫄쫄이가 아닌 문신을 드러내며 전 출연진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장식한 클로징 무대로 피날레는 더욱 더 빛났습니다. 총 2부로 2시간 30분에 걸쳐 진행된 이번 갈라 쇼는 29개의 공연으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습니다.

 

 

클래식 대신 록 음악을

 

모든 순서가 끝난 뒤 무대로 총출동한 출연진들 사이로 웃통을 벗은 양태영과 유원철의 허리에 후프를 끼운 채 끌고 나오는 카나예바를 볼 수 있었습니다. 이날 공연에서는 국내 체조 영웅 양태영 선수와 유원철 선수의 평행봉 합동공연 등 평소 볼 수 없었던 체조 갈라쇼를 최고 기량을 갖춘 국내 선수들의 퍼포먼스와 함께 즐길 수 있었다는 점과 체조의 신성으로 불리는 신수지 선수가 1부의 메인 선수로 참여해 오프닝 퍼포먼스와 공연 사회, 클로징 인사를 맡아 요정다운 산뜻한 무대를 선보였다는 점이 관심을 끌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