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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라이브러리] 주제별로 알아보는 디지털 서체 이야기 #4

2014.11.20


지금, 현대카드 DESIGN LIBRARY에서는 10월 14일부터 내년 2월 15일까지 뉴욕현대미술관(MoMA)가 소장한 디지털 서체를 전시 중입니다. 이번 <Digital Typefaces>전에 전시된 23개의 서체는 2010년 MoMA의 소장품이 되었습니다. MoMA는 23개의 서체를 선정하면서 그 선정 기준과 이유를 4가지로 공개했는데요, 앞으로 4회에 걸쳐 이 4가지 갈래와 이에 해당하는 각 서체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첫 번째는 특정매체를 위한 서체입니다. 전화번호부, 신문, 잡지 등 특정매체가 직면한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한 서체가 이에 해당됩니다. 두 번째는 컴퓨터의 발전과 함께 등장한 서체입니다. 초기의 컴퓨터, 애플의 맥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인터넷까지, 컴퓨터 테크놀로지의 발전과 함께 서체의 모습도 함께 변화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역사를 통해 영감을 얻어 디자인된 서체입니다. 과거의 역사 혹은 과거의 서체에서 영감을 얻어 폰트를 디자인한 경우로, 과거를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태도로 재해석한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일상 속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된 서체입니다. 만들어진 시대와 장소를 반영한 서체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일상 속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된 서체


 


Barry Deck(미국, 1962~)    Template Gothic 1990    Emigre, Inc. 기증, 2010


Template Gothic은 디지털 서체의 역사에서 획기적인 지표로 여겨집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디자이너가 얻은 영감의 출처가 그가 다니던 세탁소의 간판으로, 

지극히 서민적이고 보잘것없는 대상이었기 때문입니다. Template Gothic은 그 특유의 불완전성으로 인해 그런지(grunge) 시대에 많은 디자이너들의 사랑을 받았고, 1990년대에는 흔히 볼 수 있는 서체로 자리 잡았습니다. Deck은 균형잡힌 모더니즘 서체를 벗어나고자 하는 시도에 대해 “나는 사진 제판 과정에서 심하게 일그러지고 왜곡된 것처럼 보이는 서체를 디자인하고 싶었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의 서체는 ‘불완전한 존재들이 사는 불완전한 세상에서 쓰이는 불완전한 언어’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관련 자료]

- Emigre, Inc. 전단지, 1990, Emigre, Inc. 소유

- <Emigre> 19: Starting from Zero(1991), Agnes Gund 구매기금, 2006




 

Jeffery Keedy(미국, 1957~) Keedy Sans 1991  Emigre, Inc. 기증, 2010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에 활동했던 대다수 그래픽 디자이너와 마찬가지로, Jeffery Keedy 또한 컴퓨터에서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서체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디자인된 Keedy Sans는 전 세계 많은 디자이너들의 사랑을 받았고 <Emigre>지의 레이아웃에도 자주 등장했습니다. Keedy Sans는 의도된 불완전성과 미완성의 요소를 지닌 서체라는 점에서 P. Scott Makela의 Dead History와도 닮아 있습니다. Keedy는 “대부분의 서체들은 논리적으로 체계화되어, 몇몇 글자만 살펴보아도 나머지 글자를 짐작할 수 있다. 나는 이런 예상을 뒤엎는 서체를 만들고 싶었다.”라고 말했습니다.

 

[관련 자료]

- Hamburgefons(또는 hamburgefonstive 또는 hamburgevons) : 인쇄술사들이 서체 디자인 초기에 즐겨 사용하던 단어로, 이 단어의 글자들은 형태가 독특하거나 다른 글자의 일부로 쓰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e는 c의 템플릿으로 쓰일 수 있습니다.    

- Keedy Sans 북클릿, 1991, Jeffery Keedy 디자인, Emigre, Inc. 소유

 

 



Erik Spiekermann(독일, 1947~) FF Meta 1984~1991 FSI FontShop International 기증, 2010

 

1984년 서독 우체국은 Spiekermann이 일하고 있던 런던 Sedley Place Design 사무실에 서체 제작을 의뢰하게 됩니다. 그들이 내건 조건은 중립적이고 지면 절약에 용이하며, 우표 위에 작게 인쇄해도 알아보기 쉬운 동시에 우체통이나 트럭 등에 크게 인쇄할 수도 있는 서체여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Spiekermann은 좁은 글씨체와 더불어, 글자가 겹쳐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가늘지만 식별 가능한 굵기의 획을 채택하였습니다. Spiekermann은 FF Meta가 ‘Helvetica(대표적인 모더니즘 서체)와는 정반대’가 되기를 바랐는데, 아이러니하게도 FF Meta는 굉장한 인기를 얻으며 ‘1990년대의 Helvetica’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관련 자료]

- “The quick brown fox jumps over the lazy dog”: 알파벳의 모든 글자를 한 번씩 사용해 만든 팬그램(pangram)으로, 서체 디자이너들은 자신들의 작업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팬그램을 이용합니다. 

- Suhrkamp BasisBiographien 시리즈(베를린: Suhrkamp Verlag, 2004), Hermann Michels, Regina Gollner 디자인





Neville Brody(영국, 1957~) FF Blur 1992 FSI FontShop International 기증, 2010


1980년대 중반 매킨토시 컴퓨터의 등장으로 인해 서체의 독특한 요소들의 조합이나 해체가 훨씬 더 쉬워졌습다. 디자이너들은 나날이 발전하는 이 기술을 이용해 더욱 복잡한 실험을 이어나갔습니다. 1970년대 후반 펑크록의 영향을 받은 Brody는 런던 컬리지 오브 프린팅에서 그의 경력을 시작했습니다. Brody는 잡지 <The Face>의 아트디렉터로 활동하던 1983년부터 흐릿한 글자들을 가지고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았습니다. 가장자리가 마치 초점이 어긋난 사진처럼 흐릿한 FF Blur는 독특한 불완전성을 지녔습니다. 글자의 열린 형태가 서로 맞닿기도 하고, 가는 획들은 복사기를 이용해 값싸게 재생산한 서체와 닮아 보이기도 합니다. 이 서체는 Font Shop 내 FontFont 라벨을 통해 배포되어 이름 앞에 FF가 붙게 되었습니다. 




 

Jonathan Barnbrook(영국, 1966~) Mason 1992 Emigre, Inc. 기증, 2010

 

Barnbrook에 따르면, Mason은 ‘19세기 러시아 서체들과 그리스 건축, 르네상스 성경’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Mason은 석공들의 작업과 프리메이슨의 심볼, 그리고 이교도들의 도상학을 연상시키는 서체이므로, 이 새 이름은 적합해 보였습니다. Manson은 1990년대 초 디지털 서체가 급격히 발전하던 시기에 부상하였으며, 당시 디자이너들이 이용할 수 있었던 기술과 그들 주위의 창의적인 영향력의 산물입니다.

 

[관련 자료]

- Gandalf the White,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 The Lord of The Rings>(미국, 2003), Peter Jackson 감독

- <Emigre> 23: Culprits(1992), Agnes Gund 구매기금, 2006 


 

 

 

Matthew Carter(영국, 1937~)  Walker 1995 Carter & Cone Type, Inc. 기증, 2010

 

Walker는 디지털 기술 없이는 등장할 수 없었을 서체로, 디지털 기술에 풍부한 표현력을 가미해 만들어졌습니다. 미니애폴리스의 워커 아트센터(Walker Art Center)가 독점 사용하기 위해 주문 제작한 이 서체는 센터 소속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변통성을 갖췄으며, 이미지나 브랜드의 일부로 쉽고 빠르게 인식이 가능합니다. Walker는 산세리프체로, 몇몇 글자에 한해 세리프 옵션이 있으며, 특별한 이음자와 이음획, 그리고 변형이 자유로운 밑줄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Carter는 이 모든 장점을 가진 동시에, 상호적이고 다양한 변화가 가능한 최초의 서체를 창조함으로써 타이포그래피와 브랜딩 디자인 역사에 획기적인 성과를 이뤄냈습니다.

 

[관련 자료]

워커 브로셔, 1995, Laurie Haycock Makela, Deb Littlejohn 디자인, Matthew Carter 소유 





Tboias Frere-Jones(미국, 1970~)  Font Bureau, Inc.(미국, 1989~) Interstate 1993~1995  Font Bureau, Inc. 기증, 2010


Interstate는 1949년 Ted Forbes가 디자인한, 일명 Highway Gothic이라고 불리는 미연방고속도로국(American Federal Highway Administration)의 공식 서체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Forbes는 원래 서체 디자이너가 아닌 엔지니어였기 때문에, Highway Gothic의 글자체는 소문자 g에서 볼 수 있듯 어딘가 어색하고 부자연스러운 느낌이 있습니다. 

Interstate는 미국의 도로와 아이젠하워 시대의 주간 고속도로 시스템이 불러온 들뜬 기분의 미국적 감성과 친근하고 편안한 느낌은 여전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관련 자료]

Louise, <델마와 루이스 Thelma & Louise>(미국, 1991), Ridley Scott 감독





Jonathan Hoefler(미국, 1970~) Tobias Frere-Jones(미국, 1970~)  Hoefler & Frere-Jone(미국, 1989~) Gotham 2000~2001 Hoefler & Frere-Jones 기증, 2010


오바마 대통령의 선거 캠페인 공식 서체로 사용되기도 한 Gotham은 21세기 초반에 만들어진 가장 성공적인 서체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 성공 배경은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도시 뉴욕의 특징을 담아냈기 때문일 것입니다. 맨해튼의 포트 오소리티 버스 터미널(Port Authority Bus Terminal)의 글씨체에서 영감을 얻은 Gotham은, Frere-Jones의 뉴욕 고유의 글씨체에 대한 연구를 기반으로 디자인되었습니다. “온 도시를 정신없이 뒤덮고 있는 페인트, 석고, 네온, 유리, 철물로 된 글자들”을 중화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Gotham은 새로운 서체임에도 어딘가 친숙한 느낌이 있습니다. 글씨체는 심플하고 간결하며 사용도가 높으면서도 우아하여 “엔지니어가 생각하는 기본적 글씨체”입니다.  

 

[관련 자료]

Hoefler & Frere-Jones 샘플북, Hoefler & Frere-Jones 소유


 


 

현대카드 DESIGN LIBRARY [14/10/14~15/02/15] Digital Typefaces

[Digital Typefaces] 주제별로 알아보는 디지털 서체 이야기 #1

[Digital Typefaces] 주제별로 알아보는 디지털 서체 이야기 #2

[Digital Typefaces] 주제별로 알아보는 디지털 서체 이야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