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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라이브러리] Automotive Culture & Brand Building – Q&A

2013.11.15


피터 슈라이어 Peter Schreyer (현대ㆍ기아자동차 디자인담당 사장) @현대카드 DESIGN LIBRARY

앞서 전해드린 내용은 피터 슈라이어의 깊이 있는 강의 내용이었으며, 이어서 소개해드리는 Q&A는 청중들의 질문에 대한 피터 슈라이어의 깊이 있는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Q: 자동차 디자인이 단순한 Face Lift라고 생각하지 않는지?

A: "제가 하는 모든 것의 궁극적인 목적은 좀 더 나은 제품을 만드는 것입니다. '좋아 보이는 것'이 아니라, '실제 더 좋아지게 만드는 것'이지요. 드라이빙 시스템, 엔터테인먼트 요소, 소재와 기술, 안정성 등 모든 것이 실제 좋아지게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자동차를 먼저 개선시킨 후 디자인을 그에 적합하게 하려고 노력하는데요. 이런 예를 들어볼까요? 안경을 바꾼다고 그 사람이 바뀌지는 않지만 그는 더 좋은 안경을 통해 더 나아진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약간만 변하는 단순한 Make up이 아니라 정말 달라 보일 수 있는 개선이 우리가 하고자 하는 디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동차 디자인은 기술과 엔지니어링과의 싸움이라 끊임없이 기술을 고민하지 않고서는 디자인할 수 없습니다. 많은 부분에 대해 고민해야 하기 때문에 자동차를 디자인할 때는 '더 나은 차'를 만들고자 하는 의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Face Lift는 자동차 디자인뿐만 아니라 모든 디자인에서 질문 받는 어려운 주제인데요,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예를 들어주었습니다.

Q: 기아차와 현대차를 눈꽃과 물방울로 표현한 것에 대해 그것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

A: “이는 두 브랜드를 보는 기본적인 시작이자 철학이기 때문에 두 브랜드의 정체성이 갑자기 변하지는 않을 겁니다. 포니에서 시작한 스토리의 연속성을 가지고 갈 텐데요, 작은 변화들은 일어날 수 있겠지만, 엄청나게 바뀌지는 않을 거라 생각해요."

Q: 한국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두 브랜드를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지?

A: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두 브랜드가 서로 다름을 인식시키는 것일 텐데 쉬운 일은 아닙니다. 기아와 현대 모두 강력한 브랜드이고, 많은 제품군을 보유하다 보니 목표 시장에서 겹치는 부분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지만 이러한 한계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제품을 출시할 때에는 최대한 브랜드 고유성을 가지고 각각의 제품을 개발하려고 노력합니다. 강력한 두 브랜드를 함께 본다는 것은 그만큼의 부담감도 있지만, 서로 경쟁해 상생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차별화에 대한 부분은 저를 비롯해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이지만, 현대와 기아 모두 그 자체로 자부심을 가질만한 훌륭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으므로 그 동안 해 왔던 것처럼 차근차근 목표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Q: 프리미엄 브랜드의 보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A: "기아나 현대는 전세계가 인정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그 동안 보유해오지 않았습니다. 그것이 쉽다면 누구든 했겠지요. 우리는 제품으로 먼저 세계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시간을 가져왔다고 생각합니다. 아우디에서 처음 인턴으로 근무했을 때가 생각나는군요. 제가 일할 당시만 하더라도 아우디는 부자들이 선호하는 프리미엄 브랜드가 아니었어요. 재미없고 따분한 사람들이 타고 다니는 차로 인식 되었습니다. 그러나 점진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하더니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고 프리미엄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되기까지 30년이 걸렸어요. 우리도 우리의 브랜드를 점진적으로 키워나가야 합니다. 현대차는 이미 Luxury Car 시장의 문을 열었다고 생각해요. 기아의 K9도 마찬가지고요. 프리미엄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F1 경주 첫 해에 참가하여 다음 해에 우승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잖아요. 자동차가 시장에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시간을 요합니다. 자신감도 필요하고요. 조금 더 멀리 보고 인내심을 가진다면 지금 우리가 꿈꾸는 이미지로 반드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Q: 한국의 자동차 디자이너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A: "디자이너의 국적은 중요하지 않아요. 그 디자이너가 훌륭한가 아닌가가 중요하죠. 주변을 보면 자동차 디자이너들 중에는 영국, 이태리, 독일, 프랑스나 미국 출신이 많은데요. 이들 나라에서 자동차 디자인이 시작되었고, 그들의 아버지가, 그들의 할아버지가 자동차를 운전했고 그들만의 드림카를 오래 전부터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 결과로 보여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한국의 경우에는 자동차 산업의 역사가 오래 되지 않았잖아요. 한국의 디자인이나 건축이 성장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그 다이나믹한 성과에 세계인들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합니다. K-Pop이나 IT, 전자제품 등 모두 한국에 주목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제는 외국으로부터 노하우를 전수받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노하우와 인재를 세계와 공유해야 할 것입니다. 세계가 지금 한국의 감성과 노하우를 받고 싶어하는 트렌드로 바뀌고 있잖아요. 앞으로는 많은 한국의 디자이너들이 세계로 뻗어나가 일할 날이 머지 않았다고 봅니다."

Q: 모터스포츠팀이 기업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A: "생산팀과 양산팀은 확연히 다르지만 서로 배워 나갈 수 있다고 생각 합니다. 모터스포츠 팀은 회사 내에 자부심과 역동적인 정신을 불어 넣을 수 있을 뿐 아니라 PR을 통해 회사 인지도 증대에 효과적입니다. 마치 내가 출전하는 것 같은 기분을 갖게 하지요. 자동차 기업이 경주에 나간다는 것은 동기부여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월드컵으로 온 나라가 들썩거렸듯이 현대-기아차의 레이싱 진출에 모두 흥분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실제 스포츠팀에서는 다양한 첨단 기술을 연구하기도 해서 생산팀과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역할도 하지요."

참 다양한 질문들이 나왔는데요, 다음 질문은 정태영 사장님께 기회가 돌아갔습니다.

Q: 영감은 어디에서 얻는지?

A: "(웃음) 음... 글쎄요, 나도 모르는 순간에 계속 영감을 얻지 않을까요? 여행을 하거나 음악을 들을 때, 콘서트장에 가거나 잡지를 볼 때,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전시를 볼 때, 이 모든 순간들에서 영감을 얻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흥미로운 경험을 많이 하려고 노력하지요. 때로는 혼자 그림을 그리기도 하는데, 이런 것들이 항상 내가 하고 있는 일과 연결이 되는 것 같습니다."

디자이너로서 일상에 녹아 있는 영감의 원천이 너무나 많아 보였습니다. 일과 여가가 분리되어 있지 않고 순간순간 감각적으로 받아들이는 영감들을 즐기는 모습에 역시 디자이너구나 싶었습니다.

마지막 질문은 스피드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Q: 스피드를 즐기는 것 같은데 어디까지 속도를 내 보았는지, 본인이 만든 차로는 얼마까지 가능한지?

A:"최고의 속력은 점보제트로 비행했을 때입니다.자동차로는 시속 200km까지 주행해봤고, 조수석에 앉아서 300km까지 경험했는데 무섭도록 빠르게 느껴졌어요. 200km가 넘으면 10km만 속도가 더 붙어도 엄청난 가속으로 느껴집니다. 기아차로는 253km까지 시험 주행했었는데, 이미 우리도 그 정도의 기술은 확보하고 있습니다"




열정 가득했던 강연과 질의 응답 시간이 끝나고도 그를 에워싸고 많은 질문들이 쏟아졌습니다. 너무나 흔쾌히 이야기 나누며 마지막에는 들고 있던 에스프레소로 직접 스케치를 해 보이는 퍼포먼스도 선사했습니다. 스케치를 위한 어떠한 도구도 마련되어 있지 않은 현장에서 망설임없이 자동차를 그려내는 그의 모습에서 시간도, 장소도, 도구도 그 어떤 제약도 그를 막을 수 없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거장의 스케치하는 모습을 바로 눈 앞에서 보는 사람들의 눈빛이 매우 반짝거렸는데요, 이들의 마음 속에 현대-기아차의 발전적인 미래의 모습과 우리 한국 디자인의 비전이 확신에 찬 공감으로 가득하게 된 것 같아 무척이나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글 : 최소현 (주)퍼셉션 대표이사
크리에이티브 컨설팅그룹 <퍼셉션>의 대표로 다양한 분야에서 가치를 발견해 주변과 공유하는 Value Creator로서의 디자인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으며, 대학 및 유수 기업에서 디자인 경영 및 브랜드 디자인을 교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