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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resh] Open Class - 일상에서 배우는 경제 이야기

2015.01.13


경제학자인 한순구 교수는 우리 주변의 사회현상들을 남들과는 조금 다른 시선으로 보고 분석합니다. 평범한 생활 속에서 미처 깨닫지 못한 쉽고 흥미로운 경제의 원리. 오늘 오픈클래스는 지표나 숫자 없이도 경제학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줄 것입니다.



디즈니랜드 VS 유니버설스튜디오?




한순구 교수는 먼저 디즈니랜드와 유니버설스튜디오의 사진을 나란히 띄워 보여주었습니다. “혹시 두 곳 다 가보신 분 있습니까? 어디가 더 재미있던가요?” “유니버설스튜디오가 더 좋았다”는 답변을 듣자 그는 말했습니다. “그렇죠. 대부분의 어른들은 그렇게 느낄 거예요. 디즈니랜드에서는 놀이기구 하나를 타기 위해 오랜 시간 동안 줄을 서며 기다려야 합니다. 아이들에게 값비싼 팝콘도 사줘야 하고요. 한번 다녀오면 당분간은 가고 싶단 생각이 들지 않죠. 하지만 아이들은 매일매일이라도 기회만 있다면 또 가고 싶어 합니다. 왜일까요?” 아이들은 원래 노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아니면 그저 재미있어서? 그는 이유를 ‘주인의식’에서 찾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디즈니랜드에서 놀이기구를 타고 팝콘을 사먹기 위해 지불되는 돈은 모두 어른의 것입니다. 당장 자신의 지갑을 열어야 하기에 지출 또는 가격대비 효과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죠. 반면에 아이들은 ‘내 돈’이 아니기 때문에 돈을 쓰는 일이 전혀 아깝게 느껴지지 않을 겁니다.





돈으로 인한 손해가 고스란히 내 것이 될 때 주인의식은 더 커집니다. 가게 주인과 아르바이트생의 한달 매출을 대하는 태도가 같을 리 없습니다. 조금 더 확장해 보면 직장인들 또한 주인의식에서 살짝 비켜나 있을 수 있는, 그러니까 리스크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한 직장이라는 울타리 안에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직장은 위험기피적인 사람들에겐 어쩌면 보험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공무원이나 공기업도 결과나 리스크에 상관없이 일정한 수익을 가져갈 수 있죠. 때때로 여기에서부터 ‘대리인 문제(Agent Problem)’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스타워즈의 츄바카와 스타트렉의 퍼렝기


출처: 츄바카, 퍼렝기 



다음은 영화 <스타워즈>와 <스타트렉>에 등장하는 두 캐릭터, 츄바카와 퍼렝기의 사진입니다. 그들은 지구인과는 완전히 다른 종족이지만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합니다. “저는 이 영화들이 굉장한 공포로 다가옵니다. 서로 다른 종족끼리 언어가 통하는 시대가 오고, 홀로그램으로 세계 어디에서나 자신의 모습을 공유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그는 이것을 ‘독점’과 연관 지었습니다. “예를 들어, 어디에나 통역시스템이나 홀로그램이 갖춰져 있다면 세계 유수의 경제학자들을 지금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초빙할 수 있습니다. 비행기 티켓이나 호텔 숙박에 필요한 기타 경비들을 절약할 수 있겠죠. 그렇다면, 제게 오늘처럼 오픈클래스에서 강의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지 않겠습니까? 한국이라는 지역에서 독점적으로 누릴 수 있었던 요소들이 위태로워지는 겁니다.”





그는 또 하나의 흥미로운 예를 들었습니다. “여기에서 결혼 하신 분? 어때요, 행복하신가요? (웃음) 결혼을 하기 전과 후, 배우자의 태도에 변화가 있지는 않나요? 아무래도 연애 시절보다 여자는 덜 상냥하고 남자는 덜 믿음직스러울지 모릅니다. 저만 해도 연애 때와는 달리 휴일이면 TV와 소파를 사수하고 있으니까요. 왜 이렇게 변할까요?” 물론 다른 복잡한 이유들이 있겠지만, 그는 이것을 ‘독점’에서 오는 심리적 안도감으로 풀이했습니다. 결혼 전의 상대방이 경쟁 상대와 변수가 있는 존재로 인식됐다면, 결혼 후의 배우자는 그에 비해 독점적인 관계로 느껴집니다. “경제학적인 측면에서 결혼은 쌍방독점계약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인생의 모든 낙은 독점에서부터 비롯되거든요.” 이처럼 어떤 대상 또는 재화를 독점한다는 것은 상당히 안정적이고 편리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인생이 늘 뜻대로 될 수는 없죠. 때문에 우리는 현대사회에서 끊임없는 숫자와 변수 속에서 씨름하고 경쟁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앞으로 점점 자신이 이룬 것과 이루고 싶은 것 사이의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고 봅니다. 동일한 노력만으로는 과거만큼 이룰 수 없을 테고요. 아마 노력을 더 많이 늘려야 행복해질 겁니다.”



놀이공원과 영화, 심지어 결혼에서까지 경제학적 개념을 찾을 수 있을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여러분도 일상 속에서 생각 없이 지나쳤던 현상들에 대해 나름의 분석을 시도해보세요. 꼭 경제학적인 시점이 아니더라도 말이죠. 적어도 생각하는 일은 누구도 침해할 수 없는 나만의 독점적 영역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