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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resh] 김자경 오페라단 인터뷰 – “오페라는 포도주다”

2012.11.23


재래시장에서 오페라 공연을 한다면? 황당한 이야기라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격에 맞지 않는다고? 아닙니다. 김자경 오페라단은 실제로 지난해부터 병원, 재래시장 등에서 찾아가는 공연을 해오고 있습니다. 오페라는 본래 각종 예술 분야를 통괄한 종합예술이라는 점에서 감상하기가 수월한 장르는 아닙니다. 그렇기에 공연자들이 두 발 벗고 나서야 한다는 게 이들의 지론입니다. 그들이 오늘은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오디토리움을 찾았습니다. 공연을 앞두고, 김자경 오페라단의 예술감독 정지철 씨와 소프라노 김미주 씨를 만나보았습니다.




Q. 김자경 오페라단에 대해 소개 해주세요.

정지철: 1948년에 처음으로 우리나라에서 올려진 오페라 <라트라비아타>의 주연을 맡았던 김자경 선생님이 1968년에 오페라의 대중화를 위해 만든 단체입니다. 선생님은 1999년에 돌아가셨고, 이후 유족들이 오페라단을 운영하며 단장을 새로 영입했습니다. 김자경 오페라단을 통해 오페라가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자는 선생님의 뜻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지요.


Q. 맞습니다. 오페라는 왠지 어렵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에요.

김미주: 외국에서 공부한 훌륭한 재원들 즉 공급자는 많은데 수요자가 적은 우리나라 현실이 참 안타깝습니다. 오페라가 어렵고 어떤 특정 사람들만의 것이라는 편견이 강해서 그렇지요. 서양에서는 오늘 저녁에 오페라를 볼까? 연극을 볼까? 영화를 볼까? 라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잖습니까. 오페라와 영화를 선택의 카테고리에 동등하게 두지 않죠. 왜 그럴까 저희도 고민해봤는데 오페라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요소들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죠.




Q. 반감시키는 요소를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정지철: 일단 노랫말이 외국어라는 거죠. 그런데 사실 외국 영화는 사람들이 좋아하죠? 그래서 아, 우리도 자막을 적극 활용해야겠구나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번역도 직역 대신 의역하고요. 하나의 노래에서 선율도 듣지만 노래 말, 뜻도 정확하게 알 수 있도록 말이죠. 성악이라는 게 사실 엔터테인먼트인데 사람들은 학문으로 보는 경향이 강한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성악가이지만 노래만 중시하는 것이 아니라 연기를 통해 극적인 요소는 보여줘야 하죠. 또한 하나의 오페라 안에 연극적인 요소 즉 스토리를 강화해서 선보이고 있습니다. 저희, 이렇게 노력하고 있습니다(웃음).




Q. 오늘 보여주실 공연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정치철: 일반적으로 오페라는 오케스트라와 함께 공연하지만, 저희는 피아노를 준비했습니다. 피아노는 작은 오케스트라 같습니다. 모든 악기 소리를 낼 수 있죠. 피아노와 성악가들, 이렇게 무대를 간소화하면 어디서든지 공연할 수 있고, 보는 이도 부담 없이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죠. 대극장에서 공연을 할 때는 오케스트라가 등장하지만 재래시장, 병원, 사옥 등 저희가 찾아가는 공연을 할 때는 피아노와 함께 하는 공연이 훨씬 더 반응이 좋더군요.




Q. 오페라, 재미있게 감상하는 방법 좀 알려주세요.

김미주: 미리 스토리를 알고 보면 더 좋죠. 하지만 여러분에게 공연 전에 뭔가 공부를 하며 준비하고 오라는 건 안 그래도 어렵게 느껴지는 오페라를 더욱 멀어지게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는 말합니다. 오페라는 학문이 아니기 때문에 그저 객석에 앉아 마음을 열고만 계시라고요. 그것이면 충분합니다. 나머지는 우리 공연자들의 몫이죠.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정지철: 오페라와 대중 음악을 이야기할 때 제가 종종 쓰는 비유가 있습니다. 바로 대중음악은 콜라이고, 오페라는 포도주라는 것이죠. 콜라는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지만, 포도주는 처음 마시는 사람은 떨떠름하게 느낄 뿐이죠. 하지만 포도주에 대한 약간의 경험과 지식을 쌓게 되면 그제야 포도주의 진가를 절감하게 되잖아요. 그 다음부터는 콜라만큼 포도주도 즐겨 찾게 되고.. 저희가 바라는 것이 바로 그런 세상입니다. 콜라를 마시고 싶을 때는 콜라를, 포도주가 생각날 때는 포도주를 찾는 그런 문화 강국 말입니다. 그리고 오늘, 포도주의 진가를 경험하게 되실 겁니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