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글 보기

[Culture] 해외진출이 아닌 현지기업이 되라, 글로컬라이제이션

2014.06.11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이하 글로컬)’을 말하자니, 지난해 공개된 현대캐피탈 광고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금융의 해외진출은 힘들다. 그래서 현대캐피탈은 미국 금융이 되고, 영국 금융이 되고, 중국 금융이 된다. 진출하지 않는다. 그 나라의 금융이 된다." 이 인상적인 광고카피는 글로컬의 정의를 함축하고 있다.

 

글로컬은 마케팅 용어에서 기원한 말로, 세계화를 추구하면서 동시에 현지 국가의 기업 풍토를 존중하는 경영방식을 뜻한다. 세계화와 현지화를 동시에 이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다국적 기업의 전략인 셈이다. 최근 지극히 세계적이면서, 지극히 지역적인 글로컬이 다국적 기업경영의 화두로 떠올랐다. 도대체 왜 기업들은 현지화 전략으로 글로컬을 선택한 것일까?

 

 

 

 

불고기버거 안에 숨은 전략, 글로컬라이제이션

 

다국적 기업이 해외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려면, 전 세계가 가진 보편적인 정서 그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날드가 국내 시장에 진출하면서 ‘빅맥’만을 고집했다면 지금처럼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을까. 맥도날드는 대한민국에 첫발을 내딘 1988년 이래, 꾸준히 한국인의 정서를 고려해왔다. 한국의 맛을 대표하는 ‘불고기버거’를 출시하는 한편 전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매운 소스를 접목시킨 버거 상품을 내놓은 것. 일찍부터 글로컬 전략을 시행해왔던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뿐만이 아니다. 맥도날드는 힌두교 국가인 인도에서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뺀 햄버거를 출시해 현지에서 큰 히트를 치기도 했다.

 

글로컬은 해외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이 어떤 방향을 설정함에 있어, 준거로 삼을 수 있는 꽤 효과적인 개념이다. ‘확장’ 개념을 가지는 세계화(Globalization)와 ‘최적화’ 개념을 가지는 현지화(Localization)가 합쳐졌으니 실상 이것이 해외사업의 전부라고 해도 될 듯하다. 많은 기업이 글로컬 경영을 해외사업의 전략적 테마로서 최상위에 올리곤 한다. 해외사업 성공에 필요한 요소들을 세계화와 현지화라는 두 가지 관점에서 ‘균형적’으로 검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컬 경영의 핵심은 크게 4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 글로벌 확장에 필요한 상품·서비스의 전 세계적 보편성, (2) 넓은 범위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표준화된 정책과 규범, (3) 개별 시장과 고객에 대한 깊은 이해와 접근, (4) 현지 특성을 반영한 차별적 관리 방식이다. 우리가 익히 아는 기업 중에는 코카콜라(Coca-Cola), 이케아(IKEA), 네슬레(Nestlé), 현대기아차 등이 현지의 특성을 반영한 차별화된 글로컬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코카콜라는 국내 시장에 진출하면서 녹차나 매실과 같은 전통 음료를 시장에 내놓았고, 이케아는 아시아 지역에 한해 가구조립 및 배달서비스를 도입했다. 네슬레는 전 세계인의 입맛을 분석해 진출지역마다 각기 다른 상품을 출시하고 있으며, 현대기아차는 실용성을 추구하는 유럽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유럽에서만 판매되는 신차 ‘씨드’를 출시했다.

 

이처럼 글로벌 기업들은 일찍부터 사업 범위를 자국에 한정하지 않았다. 전 세계 혹은 기업이 진출하고자 하는 특정 지역에 사업 범위를 두고, 세계적인 상품·서비스를 가장 지역적인 방법으로 판매했다. 물론 사업범위가 넓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만 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글로컬 전략을 펼친 결과, 이들 기업은 해외사업 노하우와 경쟁업체, 후발업체들과 차별되는 경쟁우위를 얻었다.

 

 

‘다양성’을 잡아야 성공한다!

 

글로벌 기업들의 성공적인 글로컬 사례에서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놀랍게도 경영기법적 노하우가 아닌 조직 문화로 뿌리 깊이 내재된 ‘글로컬 마인드’다. 글로컬 마인드는 세계인을 대상으로 하는 넓고 열린 마음과 포부이며, 한편으로 특정 시장에 대한 세심한 관심과 배려다. 이는 다양성과 연결된다. 익숙한 자국을 떠나 낯선 그곳에서 매일매일 접하는 다양성 이슈. 글로벌 기업들은 이 과정에서 경험하는 일종의 당황스러움을 극복해가며 가장 성공 가능성이 높은 대안을 선택해내야 한다. 글로컬 경영에 성공한 기업들은 단언컨대 이 다양성을 관리함에 노련하거나, 최소한 꽤나 익숙하고 자연스럽다고 할 수 있다. 글로컬 경영 현장에서 접하는 다양성의 종류는 진출지역, 세대, 성별, 인종에서부터 사고방식, 종교, 정치 등에 대한 개인적 성향에 이르기까지 정말 ‘다양’하다.

 

진출 국가의 특성에 따라 다양성 관리는 사업 운영 혹은 채용 면접 인터뷰 과정과 같은 작은 활동에서도 대단히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는데, 아쉽게도 우리 기업들은 아직 관심의 우선순위가 여기까지 미치지는 못하고 있는 듯하다.


필립스(Phillips)는 ‘다양성 위원회(Diversity Council)’를 운영하고 있다. 본사의 주요한 정책적 결정이 지역적, 문화적 다양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점검하고 개선안을 도출하는 역할을 한다. 다양성이 문제의 원인이 아닌 글로컬 경영 경쟁력의 원천이 될 수 있도록 시스템화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모토로라(Motorola)는 미국 본사에 다양성 관리 담당 중역(CDO: Chief Diversity Officer)을 두어 다양성 관리 업무를 전담하게 한다. 다양성 관리 담당 중역은 여성, 외국인 등 사내 소수그룹과 관련된 업무를 주요하게 수행할 뿐만 아니라, 사내 소수그룹을 다양한 소비자 집단을 파악할 수 있는 예비 시장으로 인지하고 시장 및 제품 호감도 조사에 활용하고 있다. 존슨 앤 존슨(Johnson & Johnson) 또한 ‘다양성 대학(Diversity University)’이라는 사이버 대학을 설립하여 글로벌 및 문화 이슈에 대해 교육하고 있다.


이들 사례에서 보듯, 글로벌 기업들은 다양성 관리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실천하고 있다. 아시아계 기업들과 비교해 인력구성이 오래전부터 다양한 특성도 있지만, 다양성에서 오는 마찰로 인해 고객 유출과 소송 같은 부정적 영향을 실제적으로 경험한 탓이기도 하다. 글로컬 경영이 가속화되고 있는 이 시점에 우리 기업들은 글로컬 마인드에 담긴 다양성을 반드시 유념해야 한다.

 

 

<현대캐피탈 글로벌 현지화편 광고>

 


해외진출 대신 현지기업이 되는 법을 택한 현대캐피탈

 

현대캐피탈은 국내 금융사 중 유일하게 성공적인 글로컬 경영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 세계 8곳의 글로벌 거점을 구축하고 해외사업에 적극적 노력을 기울이는 현대캐피탈은 현지에 진출한 외국 금융사가 아닌 현지 금융사를 지향한다. 일찍이 글로벌 기업문화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현지 중심 채용과 이를 통한 다양성을 자연스럽고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올해 유럽법인에 신규 채용된 신입사원 20명의 국적이 11개에 달한다는 점, 우수한 글로벌 인재를 찾기 위한 ‘글로벌 인턴십’에 전 세계 우수 인재 400여 명이 지원했다는 점은 글로컬 전략을 실행하고 있는 현대캐피탈의 다양성에 대한 열린 인식과 자신감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일관된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원칙을 적용하는 ZTP(Zero Tolerance Policy, 무관용 정책) 대상인 ‘성희롱 예방’, ‘협력업체와의 거래 투명성’, ‘고객정보보안’, ‘담합금지’ 지침을 어길 경우, 전 세계 어느 지역에서도 동등하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회사를 떠나야 한다는 점은 다양성을 성공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공통의 언어(Common Language)로 공통의 비전(Common Vision)과 정책을 적용하라는 성공 요소와 일맥상통한다.

 

글로컬 경영에서 강조되는 다양성은 ‘낯선’ 것에 대한 이해에서 비롯된다. 우리 것을 억지로 심으려 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그 자체를 인정하고 장점을 극대화하여 사업 성공의 요소로 전환하겠다는 의지인 것이다. 비 오는 날 화분에 물을 주고 있는 현지인을 질책하지 않고 그대로를 인정하며 이해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 글로컬 경영의 작지만 강한 성공 씨앗이 될 것이다. 전 세계 곳곳에 현대캐피탈의 성공 씨앗이 현지 생태계와 멋지게 어우러져 직원과 고객 모두가 자부심과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날을 그려본다.

 

 

 


 

Writer. 이세희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글로벌 인사조직컨설팅사인 Hay Group의 이사로 재직 중이며,
다수의 국내 주요 그룹 및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캠페인 광고] 세계 어디에서나 통할 경쟁력, 2014 현대캐피탈 세 번째 'is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