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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 금융회사 옥상이 텃밭이 되다 - From Farm To Table

2014.07.24




텃밭 가꾸는 집은 많지만 회사는 많지 않을 겁니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이하 현대카드)은 여의도 사옥의 1관과 2관 옥상에 텃밭을 만들었습니다. 직접 심고 재배하는 ‘작은 농장(Farm)’이죠. 회사 옥상에 웬 Farm이냐 물으신다면 이렇게 답하고 싶네요. 자연의 손길만큼 우리를 풍요롭고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 또 있을까요?



from Farm. 텃밭 가꾸는 회사


텃밭이 생기기 전 현대카드 여의도 사옥의 옥상은 임직원들의 휴식 공간이었습니다. 사실 이곳의 뷰가 꽤 괜찮습니다. 여의도와 한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탁 트인 곳에서 남산에 있을 법한 전망대 망원경으로 경치도 감상하고 레일바이크도 탈 수 있죠. 하지만 여름이면 뙤약볕이 쨍쨍 내리쬐는 탓에 많은 직원들이 이용하지는 못했습니다. 1관과 2관 두 건물의 옥상이 빈 공간으로 남아 있었고, 어떻게 하면 이곳을 더 쓸모 있게 바꿀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텃밭을 떠올리게 됐습니다. 사내 메뉴에 활용할 만한 작물들을 직접 재배하고 농장과 같은 자연의 풍경을 가꾸어 보기로 했죠. 그래서 이름도 Farm이라 지었습니다.





Farm에는 30여 종의 채소와 허브가 자랍니다. 바질, 민트, 타임, 로즈마리 등의 허브류와 토마토, 오이, 호박, 파프리카, 가지 등의 과채류, 당근과 비트의 근채류, 치커리, 상추, 라디치오, 부추의 엽채류들이 고루 심어진 밭은 임직원 식탁에 오르는 대부분의 채소와 허브를 ‘자급자족’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호미, 농기구, 밀짚모자 등이 비치된 Farm 한 켠의 그린하우스를 보면 농부의 마음이 절로 샘솟습니다. 밀짚모자를 쓰고 잎을 따고 열매를 수확하는 장면이 오버랩 되기도 합니다.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곳 저곳 살펴보니 나고 달린 모양들이 참으로 제각각 입니다. 한여름의 기운을 받아 잘 여문 가지가 탐스러운 보랏빛으로 반짝이는, 왠지 모르게 여유로운 오후입니다. 커다란 밭들이 줄지어 들어서니 한낮의 옥상도 그다지 덥지 않게 느껴지네요.



to Table. 풍요롭고 건강한 식탁


“당신이 먹는 음식이 곧 당신이다(You are what you eat)”란 말이 있습니다. 오늘, 하루 종일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 되새겨 볼까요. 아침은 출근 시간에 쫓겨 대충 우유로 때웠는지, 점심은 직장동료들과 함께 백반집이나 패스트푸드점에서 해결했는지 말이죠. 저녁은 회식자리의 안주로 대신할 요량일 수도 있겠네요. 가만 보면 대부분의 직장인들에게 주어지는 식사 시간이란 회사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클로 돌아가는 듯 합니다. 현대카드는 물론 야근을 지양하는 회사지만, 만약 일찍 출근해서 야근이라도 한다 치면 하루 삼시 세끼를 회사에서 모두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죠. 내가 먹는 음식이 곧 나를 말해준다는데, 건강한 육체와 정신이 깃들려면 잘 차려 먹어야 하는데, 직장인으로서 원산지 따져가며 유기농 밥상을 챙겨 먹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현대카드는 임직원들이 ‘먹는 것’들에 유독 신경을 씁니다. 직원식당 외에 입점 레스토랑 두 곳과 the Box를 통해 다채로운 식단을 운영하고 있지만, 임직원들을 위해 더 깨끗하고 건강한 음식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Farm에서 채소와 허브를 재배한 후부터는 적어도 식재료의 원산지와 유기농 여부에 대한 의심은 사라졌습니다. 현대카드가 직접 물을 주고 거름을 뿌리며 공들여 키우니까요. Farm의 작물들은 옥상의 햇빛을 받으며 자라난 스트레스 없는 식물들입니다. 조금은 투박하고 모나게 생겼을지라도 몸에 좋고 맛도 좋지요. 옥상을 거닐다 눈에 띄는 토마토나 블루베리를 따먹는 직원들도 있습니다. 농약을 뿌리지 않았으니 옷깃에 쓱쓱 닦아 바로 먹어도 안심입니다.



Farm에서 재배한 채소와 허브로 만든 피시 앤 칩스



애플세이지, 스피아민트 등 시중에서 구하기 힘든 허브들을 심어서 셰프들이 새로운 메뉴를 개발할 때 사용하기도 합니다. 덕분에 홈메이드 허브티, 바질 페스토, 허브 치아바타 같은 요리도 맛볼 수 있게 되었고요익숙한 레시피에 재배한 작물을 응용할 때도 있습니다. the Box에서 만드는 피시 앤 칩스는 생선 반죽에 로즈마리와 타임 등의 허브를 넣어 맛과 풍미를 더합니다.


텃밭에서 테이블까지, From Farm To Table은 작물을 심고 키우고 재배하고 먹는 과정을 통해 자연의 손길과 풍요로움을 만끽하게 해줍니다. 바쁜 일상 속 건강하고 싱그러운 농장을 맛보는 즐거움. 올 여름엔 텃밭 한번 가꿔 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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