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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2014] 트렌드를 쫓는 자와 만드는 자의 차이 - 현대카드 광고, 트렌드를 말하다

2014.09.05


흔히들 광고는 시대의 거울이라고 한다. 다양한 시대상과 당대 문화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광고의 숙명이다 보니 당연히 광고는 사람들이 무엇에 관심이 있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들여다보게 된다. 유감스럽게도 그 관음증이 인기 영화나 유명스타에 집중된 것이 한계이지만 말이다. 말은 그럴듯하지만 실상은 ‘개그콘서트’의 어느 코너가 인기 있는지, ‘아빠 어디가’에 나오는 아이들을 어떻게 모델로 내세울지 등에 대한 고민이다. 뜨는 주말 예능이 있다면 그 주인공은 반드시 어느 이동통신사의 광고 모델이 된다. 심지어 개그프로그램 대다수의 코너가 패러디라는 그럴듯한 명목 하에 광고로 만들어진다.


시대의 트렌드를 그렇게나 열심히 발 빠르게 반영하는데 왜 소비자들의 주목을 끌지도, 시장에서의 성과도 일어나지 않을까? 이에 대한 답으로 현대카드 광고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좋아하는 노래를 만들어 드릴게요


젊은이들을 타깃으로 광고를 만든다면 우선 그들이 어떤 가수를 좋아하는지, 어느 영화를 좋아하는지, 뭘 하며 놀기 좋아하는지를 고민한다. 노래 형식의 광고를 만들라치면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노래를 찾아 억지로 개사하는 수준이다. 일종의 ‘따라가기’다.





생각을 조금만 옆길로 새면 현대카드 ‘옆길로새’가 있다.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노래를 쫓는 1차원적인 추종이 아니라 그들이 좋아할만한걸 직접 만드는 거다. 광고라는 형식의 틀에 갇히지도 않는다. 물론 상업적인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니 그 메시지를 무시할 수는 없다. ‘타깃의 정서를 담자’, ‘브랜드의 가치를 담자’. 광고를 만들어 본 사람은 알겠지만 그 교집합을 찾기란 그리 만만한 것이 아니다. 대부분 브랜드 쪽으로 무게가 기울기 마련이다. 하지만 현대카드는 절묘하다. 젊은이들이 현실에서 느끼는 고민을 한참 들어주며 함께 노래하지만 그 결말은 ‘make break make’ 현대카드만의 일과된 브랜드 철학과 가치로 마무리된다.


현대카드는 힙합의 트렌드를 따라가지 않았다. 힙합의 트렌드를 만들어 우리 앞에 내밀었을 뿐. 현대카드는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노래를 음악 플레이어처럼 재생하지 않았다. 그들에게 만들어 들려주었다.



당신만의 가이드북을 만들어 드릴게요





우리나라 국민이 해외에 나가 쓰는 돈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들이 국내에서 쓰는 돈을 앞선다. 여행수지가 적자라는 뜻. 소득 수준과 여가 시간의 증대로 해외여행의 증가추세는 앞으로도 더욱 가속이 붙을게 뻔하다. 해외여행 증가와 함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은 것이 바로 개별자유여행이다. 여행사들이 앞다퉈 관련 상품을 내놓고는 있지만 항공권과 숙박을 합쳐 판매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행자들은 항공권 따로 호텔 따로 예약, 구매하고 현지 교통과 음식점, 쇼핑 등을 여행 안내책이나 관련 사이트 등에서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찾고 준비한다. 이런 그들에게 현대카드 프리비아 여행은 멋진 선물을 준비했다. 각 도시 별 핫스팟으로 꼽히는 호텔, 식당, 박물관, 쇼핑 등의 정보를 충실히 담았다. 온라인 쇼핑을 하듯 자신이 고른 장소를 장바구니에 담아 출력하면 그야말로 ‘론리플래닛’ 부럽지 않은 나만의 여행가이드북이 탄생하는 것이다. 현대카드 프리비아 여행 광고는 이 멋진 신세계를 우리 눈앞에 펼쳐 놓았다.



저 따위가 무슨 멘토겠어요





아프니까 청춘이란다. TV에서는 연일 성공한 사람들이 나와 어려웠던 시절의 추억을 팔며 젊은이들의 멘토를 자처한다. 분명 이 시대 젊음은 위로 받고 싶다. 하지만 그들에게 전하는 위로는 너무나도 천편일률적이다. 2012년 ‘Make your Rule’ 멘토편은 처음 본 순간에는 실망이었다. 역시 현대카드도 저 뻔한 이야기를 하려는구나 싶었다. 하지만 그 실망은 60초 후에 또 다른 ‘역시’의 감탄으로 바뀌고 만다. 브랜드 전략에서 기업이나 제품은 사람이다. 그렇다면 현대카드만한 멘토가 세상 어디 있을까? 현대카드는 ‘우리는 스스로를 혁신하고 이겨내며 오늘에 이르렀다’며 ‘젊은 너희들도 우리의 길을 따르라’고 하지 않는다. 모든 인생의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는 결국 스스로 쥐고 있음을 담담하게 내뱉을 뿐이다. ‘Make your Rule’ 즉, ‘스스로 멘토가 되라’는 것. 멘토가 넘쳐나는 세상, 누가 진정한 멘토인가를 보여주는 광고라고 하겠다.



그리고 가격은 저희에게 묻지 마세요


마케팅의 특징으로 많이들 이야기 하는 게 소비자의 자율성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구매의사결정과정에서 소비자의 역할이 그만큼 늘어난다는 말. 듣기에는 그럴듯하지만 운영방식은 대부분 미디어채널의 다양화이다. 인터넷, 모바일 등의 연동을 통해 소비자의 접근성을 높였을 뿐이다.





다른 한 면은 다양성이다. 소비자가 고를 수 있는 선택 안의 개수를 늘림으로써 진정한 소비자 만족을 실현한 것처럼 착각한다. 고객 맞춤화도 마찬가지다. 구매패턴이나 기록 등의 데이터를 활용해 인터넷에서 그들에게 추천 상품을 제시하는데 그치는 수준이다. 가격결정 역시 할인 등 다양한 시스템을 통해 혜택으로 느껴지도록 하는 데 멈춰있다. ‘장기하와 얼굴들 X 현대카드 뮤직 백지수표 프로젝트’는 가격결정권을 소비자들에게 넘겼다. 일종의 대중문화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는데, 음원의 가격을 구매자 스스로 결정하도록 함으로써 인디뮤직, 나아가 창작물과 저작권료의 가치를 새롭게 일깨워주는 참신한 프로젝트라고 하겠다.




 

Writer. 양웅
카피라이터로 광고 일을 시작해 칸, 클리오 등 해외 광고제에서 20여 차례 수상하고 칸, 뉴욕페스티벌의 심사위원으로도 일했다.
‘욕망읽기’ 등 몇 권의 저서가 있으며 광고학 박사랍시고 서강대학교 등에서 광고를 감히 가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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