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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콘서트 24] KING KENDRICK, 켄드릭 라마 첫 내한 공연 후기





많은 이들이 갈망했을 것이다. 네 장의 스튜디오 앨범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르며 세계 각국의 차트와 시상식을 휩쓸고, 래퍼 최초로 퓰리처상(Pulitzer Prize) 음악 부문을 수상한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의 내한 공연을 말이다. 경이로운 기록으로 말하자면 끝도 없을 그가 현대카드 슈퍼콘서트의 스물네 번째 주인공이 됐을 때, 정말 수많은 이들이 열광했다. 결코 쉽지 않았던 티켓팅을 지나 마침내 공연 당일이 다가왔고, 현장에서는 드디어 켄드릭 라마를 영접할 수 있다는 기대로 가득 찬 눈빛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많은 이들이 바랬던, 그래서 더 뜨거웠던 현장







공연 당일은 무더운 날씨였다. 하지만 치열했던 티켓팅의 열기만큼이나 공연장을 찾은 관객의 열정 또한 뜨거웠다. 대기 시간 이전부터 많은 관객이 공연장을 찾았고, 머천다이즈를 구매하거나 홀로 켄드릭 라마의 노래에 집중하는 등 저마다의 방법으로 그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입장 대기 시간이 되자 관객들은 스텝들의 안내에 따라 질서정연하게 입장을 기다렸다. 그렇게 대기하는 순간에도 많은 이들이 켄드릭 라마라는 인물과 그의 공연 등을 이야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관객들의 기대감이 어느 정도인지 체감되는 순간이었다. 그 후, 켄드릭 라마를 향한 간절한 마음과 함께 본 공연장인 잠실 보조경기장으로 입장했고, 관객들에게선 기대와 설렘을 넘어, 켄드릭 라마를 진심으로 맞을 준비가 됐다는 비장함까지 느껴졌다. 




모두의 예상을 깬 썰의 노련한 오프닝 






공연장 입장 후 조금은 어수선했던 분위기를 단번에 깬 아티스트는 바로 이번 공연의 오프닝 무대를 맡은 썰(SiR)이었다. 켄드릭 라마와 함께 힙합 레이블 TDE(Top Dawg Entertainment) 소속인 싱어송라이터 썰은 시작부터 파워풀한 보컬을 보여주며 환호를 이끌어냈다. 그는 자신의 소포모어 앨범 <November>(2018)에 수록된 곡들 위주로 무대를 채웠다. <That’s Alright>에서는 관능적인 움직임과 뛰어난 완급조절이 돋보이는 보컬 퍼포먼스를 선보였고, 히트 싱글 <D’Evils>를 선보일 때는 자연스럽게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여유로운 모습도 보여줬다. 기대를 뛰어넘는 훌륭한 무대 덕분에 30분이 넘는 시간이 훌쩍 흘렀고, 썰의 무대가 끝나자 이제는 모두가 켄드릭 라마를 맞이할 준비를 끝마쳤다.




KING KENDRICK, 폭발적인 에너지를 보여주다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4 Kendrick Lamar - DNA.




오프닝 무대가 끝난 후, 밴드 세팅 및 무대 준비를 기다리는 동안 현장에는 긴장감과 설렘이 가득했다. 켄드릭 라마는 그 순간의 정적을 그 어느 공연 때보다 강력하게 깨며 등장했다. 켄드릭 라마의 등장을 알리는 영상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흘러나온 사운드는 바로 “I Got, I Got, I Got, I Got!”, <DAMN.>(2017)의 킬링 트랙 중 하나인 <DNA.>였다. 곡이 시작되며 화려한 불꽃이 쏘아 올려지자 침묵은 언제 있었냐는 듯, 모두가 한마음으로 열광하며 떼창을 시작했다. 뜨거운 공연은 계속됐다. <To Pimp A Butterfly>(2015)의 <King Kunta>와 <Black Panther Soundtrack>(2018)의 <Big Shot>에서도 켄드릭 라마의 뜨거운 랩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CD를 재생시켜 놓은 듯한 그의 라이브에 모두가 열광했고, 폭발적인 에너지에 관객들은 훅은 물론이고 벌스까지 모두 자연스럽게 따라 불렀다. 여기에 오랜 시간 기다린 팬들을 위해 반갑다며, “한국 잘 지냈냐!”는 켄드릭 라마의 멘트는 팬들을 더욱 흥분하게 만들었다. 







켄드릭 라마는 자신의 곡뿐 아니라 피처링으로 참여한 곡도 선보이며 열기를 이어나갔다. 트래비스 스캇(Travis Scott)의 <goosebumps>와 스쿨보이 큐(SchoolBoy Q)의 <Collard Greens>를 선보이며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빠른 호흡의 랩을 아무렇지 않게 선보이고, 트래비스 스캇과 스쿨보이 큐의 파트까지 소화하는 모습에 관객들은 역시 현시대 최고의 래퍼라는 것을 절감했을 것이다. 반면, <ELEMENT.>과 <Money Trees>와 같은 트랙에서는 비교적 차분하고 편한 분위기를 선사하며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기도 했다. 켄드릭 라마의 히트 트랙 무대는 계속됐다. “아링낑낑”으로 유명한, 조금은 특이한 보이스 샘플이 돋보이는 <Backseat Freestyle>, 리한나(Rihanna)와의 멋진 호흡이 인상 깊은 <LOYALTY.>, 그리고 한국 팬들은 얼마나 잘 노는지 테스트한다는 농담과 함께 시작된 <Swimming Pools (Drank)>까지. 환희에 찰 수밖에 없었던 무대의 연속이었다. 







공연이 어느덧 중반부에 다다르고 많은 이들이 지칠 법도 했지만, 켄드릭 라마는 관객들을 가만히 놔두지 않았다. <good kid, m.A.A.d city>(2012), <To Pimp A Butterfly>(2015), 그리고 <DAMN.>(2017)의 히트 트랙들을 골고루 선보이며 공연 전체의 텐션을 유지했던 것이다. 노련한 셋 리스트 구성이 확실히 드러났던 대목이었다. 놀라운 점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m.A.A.d city>에서 보여준 지칠 줄 모르는 랩 퍼포먼스가 경외감을 선사한 점. 밴드 멤버를 제외하고는 홀로 무대를 채운 것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허전함을 느낄 수 없었다는 점. 켄드릭 라마의 라이브를 제외하고라도 모든 것이 완벽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FEEL.>의 도입부에 등장하는 <Nobody’s praying 4 me>를 활용한 타이포그래피 영상은 감각적인 비주얼라이징이 돋보인 것은 물론이고, 마치 영화의 트레일러와 같은 느낌을 풍겼다. <LOVE.> 무대 당시 배경으로 깔렸던 물방울 영상은 많은 이들을 감성에 젖게 하며, 몰입도를 높였다. <XXX.> 무대에서는 정적인 무용을 선보인 댄서와 함께 무대를 꾸미기도 했는데, 1 MC 1 댄서라는 구성의 무대라는 신선함을 주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켄드릭 라마가 공연 중간에 남겼던 “Keep The Same Energy”라는 말은 정말 고스란히 실현됐다. 




모두가 함께여서 좋았던, 또 뭉클했던 







켄드릭 라마의 이번 공연을 단 두 개의 키워드로 설명하라 한다면, 앞선 내용에서 알 수 있는 ‘퍼포먼스’가 부인할 수 없는 첫 번째 키워드일 것이다. 두 번째 키워드는 바로 ‘함께’다. 모든 곡에서 관객들과 함께하지 않은 순간이 없었다. 후반부는 특히 더 그랬다. <Million Man March>에서 구호로도 사용된 <Alright> 무대에서는 모두 함께 훅을 반복하며 켄드릭 라마에게, 그리고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들 자신에게 “우린 괜찮을 거야”라고 외쳤다. 단순히 훅을 따라부르는 것 이상의 의미를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함께’의 순간은 <HUMBLE.> 때 최고조에 달했다. “이연복 식당”처럼 들리는 훅으로 한국에서 더욱 인기를 얻은 만큼, 공연장을 채운 셀 수 없이 수많은 관객이 “Be Humble, Sit Down”을 외쳤다. 모두가 마지막 훅을 외치고 ‘함께’의 순간은 끝이 났다. 켄드릭 라마는 조명 속으로 사라졌고, 그렇게 공연은 끝나는 듯했다.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4 Kendrick Lamar - HUMBLE.




하지만 공연은 끝나지 않았다. 모두가 켄드릭을 외쳤고, 곧바로 앙코르 공연이 이어졌다. 진짜 마지막을 장식할 곡은 바로 <All The Stars>였다. 모두가 핸드폰 라이트를 켰고, 정말 밤하늘 속에 별들이 떠 있는 것 같은 그림을 연출했다. 수많은 이들이 불빛을 좌우로 흔드는 모습은 켄드릭에게 정말 노랫말처럼 별들이 다가오는 듯한 느낌을 줬을 것이다. 곡이 끝날 때쯤, 켄드릭 라마는 관객들에게 약속했다. 한 단어 한 단어씩 외쳐가며 분명히 외쳤다. “I”, “Will”, “Be”, Back”. 모두가 열광했다. 어느 때보다 열광적이었고 동시에 뭉클했던 순간이었다. 




"I Will Be Back" 무엇보다 강력했던 한마디. 







 모든 것이 아직까지도 생생하다. 무더웠던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흔들림 없는 라이브를 보여준 프로페셔널한 그의 랩 퍼포먼스부터 “너 자신을 위해 소리쳐”라며 조금은 특별하고 의미 있는 호응을 이끌어냈던 애드리브, 그리고 한국의 팬들에게 꼭 다시 돌아온다던 “I Will Be Back”이라는 멘트까지. 모든 관객의 머릿속에 이 모든 순간이 영원히 남을 듯하다. 약 한 시간의 공연이 끝나고 모두 일상으로 돌아갔지만, 모두가 그가 돌아온다는 믿음을 갖고 있을 것이다. 어느 때보다 뜨거운 공연을 보여준, 좋은 추억을 남겨준, 마지막으로 관객을 위한 뜨거운 마음을 느끼게 해준 그에게 진심으로 경의를 표하고 싶다. KING KENDRICK. 








 

Writer. 강영현

HiphopLE 에디터